작은 포장 스낵 매출신장‘쑥쑥’
기존의 크래커, 칩, 쿠키와 캔디 등을 딱 100칼로리 분량만 넣어 포장한 제품들이 나온지 3년만에 연매출 2,000만달러 고지를 돌파, 1990년대 저지방식이 유행일 때 ‘스낵웰스’가 세운 기록을 앞지르자 식품회사들은 저마다 더 많은 제품들을 더 작은 포장에 담아 진열대에 내놓고 있다. ‘프리토-레이’가 100칼로리 비프 저키 판매를 시작했고 ‘페퍼리지 팜’은 2주전 3가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골드피시’와 쿠키류 서너 가지를 100칼로리 포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투스쿨 시즌에 맞춰 ‘허시’도 ‘트위즐러즈’를 100칼로리 백에 담아 제공할 예정이며 ‘나비스코’도 새 과자 ‘알파-비츠’와 ‘초코 크래커스’를 100칼로리 팩에 담아 판매한다.
“적게 먹자” 작년 28% 성장
업계마다 소형팩 출시 경쟁
대형포장에 비해 이익도 커
영양학자들은 시큰둥
“정크푸드 적게 먹는 것보다
과일·야채 많이 섭취 중요
‘캠벨 수프’의 자회사인 ‘페퍼리지 팜’의 스낵담당 부사장 마이클 사이먼은 소비자들이 칼로리 계산을 하지 않고도 적게 먹도록 돕기 때문에 이 소량 포장 간식시장은 쉽게 두 배로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한동안 ‘수퍼사이즈’로만 치닫던 미국 소비자들의 식탐이 이제는 진정되었는지 미국 최대의 식당 체인 중 하나인 ‘T.G.I. 프라이데이’는 지난 달 음식의 양을 적게 주는 ‘라잇 포션, 라잇 프라이스’이라는 이름의 메뉴 옵션 덕분에 손님이 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 제품을 한 번에 먹을 만큼 조금씩 나눠 담은 작은 봉지 서너 개를 보통 크기의 봉지 하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값에 파는 것이 이 비즈니스의 간단한 기본 개념. 소비자들은 사실상 돈을 조금 더 내고 물건은 더 적게 받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워싱턴주 벨뷰의 식품시장조사회사 하트먼 그룹이 지난 달 보고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의 29%는 1,000칼로리 포장은 돈을 더 내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똑같은 과자를 큰 봉지에 든 것으로 사서 플래스틱 봉지에 나눠 담아 놓고 먹으면 되는데도 사람들은 더 비싸게 지불하면서도 작은 봉지에 든 것을 사먹는 것. 소형 포장은 대형 포장에 비해 20% 정도 더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식품회사 간부들은 작은 포장은 비용이 더 들지만 사람들이 과식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비자들은 간식을 먹을 때 양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포장을 줄여 자연스럽게 그만 먹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100칼로리와 90칼로리 포장 간식을 모두 만들고 있는 ‘퀘이커’사 마크 쉴러 사장의 말이다.
지난해에 간식업계 전체의 매출은 고작 3.5%가 증가한 반면 100칼로리 포장 간식 매출은 28%가 증가하자 이제는 더 작은 포장을 내놓으려는 경쟁이 시작된 것 같아 보인다. 일부 제조사들은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에게는 100칼로리도 너무 많다고 생각하고 있어, 예를 들어 ‘허시’는 60칼로리짜리 초컬릿 바를 팔고 있고 ‘젤로’도 60칼로리짜리 푸딩 팩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영양학자들은 간식 봉지가 작아진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100칼로리밖에 안되니까 건강에 좋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크푸드를 많이 보다는 조금 먹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그보다는 사과나 복숭아, 야채를 먹는 게 훨씬 더 좋지요” 영양학자인 리사 영의 말이다.
브루클린에 사는 테사 슈로프셔(22)는 간식을 보통 봉지에서 꺼내 먹으면 얼마나 먹었는지 양을 가늠하지 못한다고 실토한다. 그래서 작은 포장이 과연 그만한 돈을 낼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신이 가지는 않지만 쓸모는 있다고 생각한다. “한 봉지를 다 먹고 나서 더 먹으려면 내가 돼지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소비자들이 작은 봉지에 든 간식의 양이 얼마나 적은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 왔다. 예를 들어 ‘페퍼리지 팜’은 ‘체스맨’ 쿠키를 100칼로리 포장에 담으면서 한 입에 쏙 들어가도록 크기를 줄였다. ‘프리토-레이’도 100칼로리 팩에 넣는 ‘도리토스’와 ‘치토스’는 보통 봉지에 넣는 것보다 조금 작게 만든다. 가능한 한 더 많은 조각을 먹게 해 심리적으로 포만감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도대체 100칼로리 팩에 들어갈 수 있는 간식의 양은 정확히 얼마나 될까? ‘페퍼리지 팜’의 엄지손톱 크기 버터 쿠키는 10개 정도, ‘오빌 레덴바커’의 마이크로웨이프 팝콘은 두어 주먹, ‘프로스티드 오리오’ 그라놀라바는 길이가 둘째손가락만 하다.
그래도 업계 전문가들은 저칼로리 간식 포장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편리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소비자들은 편리하다고 인식되는 제품에는 기꺼이 추가비용을 지불해 왔다.
기업 자문회사인 ‘베인 & 컴퍼니’의 파트너인 데이빗 쿠퍼는 봉지 입구를 다시 봉할 수 있게 만든 칩 등 더 편리하게 만든 제품에 20~30%를 더 비싸게 지불할 소비자를 40%까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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