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주택시장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는 전국부동산업 협회(NAR)에서 발표하는 잠정주택판매(Pending Sales of Existing Homes)를 통하여 가늠할 수 있습니다. 주택매매계약을 근거로 작성되는 해당 선행지표는 5월중 3.5%가 하락하였고 작년에 비해서는 13.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이처럼 주택매매가 계속 부진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이중 모기지 융자의 기준요건이 강화되면서 주택자금마련이 어려워진 것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자 연방금융감독당국은 관련 모기지에 대한 기준요건을 한층 강화시킨 지침서를 발표하였는데 이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모기지 융자 승인은 초기의 일정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적용되는 이자율(Teaser Rate)에 따른 상환금액을 기준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이자율이 재조정되어 질 경우 부담하여야 하는 상환금액을 기준으로 결정되어져야 함.2) 상환능력의 여부를 판단시 모기지상환(원금 및 이자)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부동산세금 및 보험료 등이 포함된 금액을 상환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되어야 함.
3)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소득 및 자산에 대한 검증을 반드시 거쳐야 함.
상기의 지침서가 제시하는 내용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기지 융자를 얻을 때 자신이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만큼만 빌려야 한다는 매우 당위적인 원칙을 말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의 경우처럼 일정기간동안은 매월 최소금액만 상환하여도 되는 페이옵션모기지(Option ARM)의 경우 최소금액만을 기준으로 상환능력의 여부가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해당 모기지에 적용되는 실제이자율을 기준으로 상환능력의 여부가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변동이자모기지의 경우에 있어서도 초기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일정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이후부터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으며 그 대신 새로운 이자율이 적용됨에 따라 융자를 얻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만일 새로운 이자율이 적용되어질 때 자신이 감당하여야 할 상환부담은 어느 정도가 되는지 그리고 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파악되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모기지 융자에 관련하여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들이 그동안 쉽게 무시되어 왔으며 이에 따른 문제점들이 최근 모기지 연체와 주택차압(foreclosure)의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많은 경우 나중에 상환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대하여서는 충분한 고려가 없이 지금 당
장 매월 얼마를 내야 하는가?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이러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된 데에는 주택모기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였지만 일부의 융자은행이나 모기지브로커들이 이를 부추기는 역할을 감당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발표된 은행감독당국의 지침서는 이러한 융자관행으로 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되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당위적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상기의 지침서가 엄격하게 적용되어질 경우 그만큼 모기지 융자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모기지 융자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을 구매하기 위한 재정적 수단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며 이는 결국 주택시장에 일정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은행감독당국의 지침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 역시 드세 지고 있는데 반대의 논리는 이로 인하여 주택시장은 계속 침체되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경제 역시 어렵도록 만드는 파급효과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경직된’ 융자승인기준을 적용할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더욱 제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사람에게 무리한 금액의 주택융자를 계속 허용하여야 한다는 논리는 아무리 생각을 하여도 그다지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습니다.주택을 소유한다는 것은 당연히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 뒤따르는 특권(Privilege)으로 이해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모기지 융자를 주택구매를 위한 도구(Tool)로 사용하였을 경우 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그동안 주택구매를 위하여 무리한 모기지 융자를 서슴지 않았던 배경에는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30년 동안 주택가격은 1980년 후반과 1990년 초반을 제외하고는 계속 상승하여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결과를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특히 작금의 상황은 주택가격이 정체 또는 하락되는 상황이며 앞으로도 일정기간동안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어질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모기지 융자를 얻을 경우 ‘리스크(위험부담)’이외에 우리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재정적인 의사결정은 항상 그 시기(Timing)가 중요하며 모기지 융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
의 상황은 모기지 융자를 얻는데 있어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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