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길이다. 어린 시절 청년 시절 장년 시절 노년 시절은 세월의 길이고, 배우며 살고 지식으로 살고 생각으로 사는 것은 정신의 길이다. 부끄러운 길 자랑의 길 보람의 길 믿음의 길은 마음의 길이다. 여기, 우정의 길 감사의 길 의리의 길 그리고 사랑의 길을 걸어 보은(報恩)의 문으로 들어온 ‘걷는 사람’이 워싱턴에 자랑스럽게 입성했다. 땀으로 의지로 투지로 인내로 걸어온 ‘길의 사나이’ 안용민 장로를 하늘이 축복했고 땅이 격려 했고 워싱턴 시민의 박수가 환영했다.
안용민 장로는 70세 나이는 숫자 일 뿐, ‘한미친선대사’로 자처하며, 한미우호증진 대장정의 길을 떠났다. 한국에서 LA까지는 하늘 길을 왔고, LA서부터 워싱턴까지는 땅 길을 걸었다.
LA에서 작년 10월24일 유엔 데이에 출발해서,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에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했다. 아홉 달이 걸린 멀고 먼 길이었다.
LA에서 워싱턴까지 3,750마일(6,000km)을 걸었다. 하루에 보통 8시간씩 2일 또는 3일 걷고 하루 쉬면서 253일을 걸어 미국을 도보횡단 했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며 한 발짝 한 발짝 걸으면서 한국을 도와준 미국에 감사하며 우정의 길을 걸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를 굳게 믿고 걸었다. 부인 박정자 권사가 뒷바라지로 격려했고, 이용호 장로가 운전하며 후원했다. LA-캘리포니아-애리조나-뉴멕시코-텍사스-앨라배마-루이지애나-테네시-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워싱턴DC로 12개의 주를 거쳐,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자랑스러운 승리로 마감했다. 워싱턴에서는 한미우호증진협의회 관계자들을이 준비한 ‘한미감사축제’로 특별한 독립기념일 축제가 되었다.
안용민 장로, 그는 왜 걸었나?
그는 기독교 기본 정신은 ‘감사’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으로 풍전등화의 어려울 때, 미국이 16개국 UN군을 주도 하면서 동맹국으로 한국을 지켜 주었다. 그 고마움을 입으로가 아니라 몸으로 감사하고 싶었다. 우리 한국인은 고마움을 아는 보은의 민족이다. 미국은 한국을 지키기에 3만7천 명의 미군이 전사했고 9만 명이 부상했고 8천명이 실종되었다. 이 고귀한 희생으로 지켜준 한국은 미국의 혈맹국임을 걸어서 증명했다. 그뿐인가. 미국은 한국을 위해 대통령 아들까지 바쳤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아들을 바쳤고, 밴 플리트 장군이 아들을 잃었고, 클락크 UN사령관도 아들을 바쳤고, 워커 장군이 자식과 함께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해병 항공사단장은 아들 해리스 중령이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고, 24사단장 딘 소장이 중상을 입고 포로가 되기도 했다. 한국전쟁에는 미군 장성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전사했다.
안용호 장로는 무더운 여름날에는 하늘의 별을 보며 걸었다. 반짝이는 별 속에 한국전에서 전사한 젊은 영혼을 가슴에 품으며 걸었다. 그는 또 고마운 미국인들을 더듬어 생각했다. 트루만 미국 대통령에 감사했다. 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맥아더 장군을 잊을 수 없었다. 워커 장군을 생각했다. 밴 플리트 사령관을 기억했다. 애치슨 국무장관, 그리고 무초 미국대사에게도 감사했다. 이들은 모두가 저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어느 누구도 한국을 구했다고 자랑하지도 않았고, 자기를 알아달라고 한국인에게 요구하지도 않았다. 이들이야 말로 한국과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진정한 군인이요 한국의 은인 들이다.
안용호 장로는 미국 땅에서 어렵사리 이민생활을 하는 동포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는 동족의 사랑 또한 뜨거웠고, 한국민족의 인내와 투지를 유감없이 보여 준 자랑스러운 코리안이었다.
KBS, CBS에서 36년간 방송인으로 일했다는 안 장로는 등산으로 체력을 다져온 사람이다. 안 장로의 마지막 소원은 통일된 조국을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걷는 것이라며,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길 위에서 걷다가 길 위에서 죽는 것이 나의 인생의 길이라고 했다.
워싱턴 동포들은 길의 사나이, 의지의 사나이, 보은의 사나이, 우정의 사나이, 민족의 사나이 안용호 장로 일행을 충심으로 환영하고 통쾌한 마음으로 뜨거운 승리의 박수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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