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전 고려할 점
미국 인구의 고령화로 역모기지(reverse mortgage) 신청이 최근 몇년간 급증하고 있다. 전국 역모기지 대출건수는 2003년 2만건, 2005년 4만건, 2006년 8만건에서 올해는 1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7,6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인구 중 은퇴연령에 도달하는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고 있다. 2030년에는 노인 인구가 현재보다 두배 증가한 7,150만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2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모기지의 장점과 상품에 대해 알아본다.
쌓아놓은 에퀴티를
생전에 미리 쓰는셈
받는돈 세금 안붙지만
신청비와 보험 비싸 흠
최근 나온 새 상품은
수수료 부담 크게 낮춰
▲역모기지의 장점
역모기지와 일반 모기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모기지는 매달 페이먼트를 해야 하지만 역모기지는 매달 돈을 받는 것이다. 신청 자격은 62세 또는 그 이상의 고령자(부부가 모두 주택 소유주로 등기됐을 경우 부부가 62세 이상이 돼야 한다)만 신청할 수 있으며 연방 정부가 보증하는 론 등의 연체 기록이 없어야 한다. 두 번째는 생존시 일체의 페이먼트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혜택을 받는 동안 집만 소유하고 있으면 소득 제한이나 건강상태도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집이 완전히 페이오프 되지 않아도 쌓인 에퀴티가 75~80% 이상 되면 신청이 가능하다. 역모기지로 받은 돈은 세금을 내지 않으며 사용 용도에 제한이 없고 소셜 시큐리티나 메디케어 혜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역모기지는 일시불 또는 매달 고정 액수를 받거나 또는 라인 오브 크레딧 방식으로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 역모기지를 받은 사람이 사망하면 재산 정리과정을 통해 원금과 이자가 일시불로 갚아지게 된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집의 에퀴티를 생존하는 동안 미리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고령자들이 은퇴 후 재원 마련을 위해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팔고 주택가격과 생활비가 낮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역모기지를 받으면 이사를 하지 않고 기존 주택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많은 고령자들이 은퇴 후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역모기지를 신청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새로운 역모기지 상품
대다수의 역모기지 상품은 89년부터 연방 주택개발부(HUD) 산하 FHA에서 보증하는 HECM(Home Equity Conversion Mortgage)으로 역 모기지 신청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HECM이 보증하는 역모기지 대출 액수는 지역에 따라 2007년 현재 20만160달러에서 36만2,790달러로 제한돼 있다. 지금까지 렌더들은 정부 보증 한도까지만 대출을 해주었다.
그러나 최근 컨트리와이드 모기지사가 출시한 ‘심플 에퀴티’(Simple Equity) 역모기지는 이같은 보증 한도의 제한을 없앴다는 점에서 역모기지 업계에서는 혁신적인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심플 에퀴티 상품은 대출 받을 수 있는 액수에 제한이 없어 100만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고가 주택 소유주들의 신청이 가능하게 됐다. 심플 에퀴티 상품은 또 신청비(origination fee)와 모기지 보험료가 없어 역모기지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돼 온 높은 수수료 부담을 대폭 낮췄다. 뉴욕에 본사를 둔 BNY 모기지사도 대출 제한을 없애면서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고정 모기지 이자율을 적용해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역모기지의 단점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는 역모기지는 그러나 신청자에게 부과되는, 일반 모기지보다 월등히 높은 수수료 때문에 비난의 대상이 돼 왔던 것도 사실이다.
렌더들은 대출 액수의 최고 2%까지를 신청비로 부과할 수 있는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수수료로 7,256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역모기지를 받으려면 모기지 보험을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대다수의 경우 론 액수의 2%를 일시불로 지불해야 하며 매년 대출 액수의 최고 0.5%까지 보험료로 지급해야 한다.
20만달러를 대출받았을 때 일시불로 지불해야 하는 각종 수수료가 약 1만3,000달러에 달하는데 이중에는 신청비 4,000달러, 모기지 보험 4,000달러, 기타 수수료(set-aside) 4,000달러 등이 포함된다. 이자율도 일반 모기지보다 최고 1%까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앞으로 역모기지 신청이 증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나 이자율이 대폭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컨트리와이드의 심플 에퀴티 역모기지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신청비와 모기지 보험의 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한편 역모기지에 대한 정보는 역모기지 렌더협회 웹사이트(www.reservemortgage. org)나 파이낸셜 프리덤사 웹사이트(www.financialfreedom.com), 미국은퇴자협회 웹사이트(www.aarp.org/ money/revmort)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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