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매 신장세 둔화… 전환기 온듯
서적 지난해 40% 성장에서 11%로
불티나던 의류는 61%에서 21%로 ‘뚝’
이미 보편화됐고 인터넷 피곤증도 원인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온라인 소매 상거래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가파른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것. 닷 캄(dot calm)의 시대에 봉착한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소매 판매는 웹이 등장한 이후 초고속 성장해 왔다. 온라인 소매의 연간 매출신장률이 전 분야에 걸쳐 평균 25%였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런 초 고성장세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온라인 리테일의 주요 분야인 서적, 티켓, 사무용품 등의 매출이 급감했다. 특정 분야가 아니라 거의 전 분야서 매출은 명백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 미용제품, 컴퓨터 주변기기, 애완동물 관련품도 온라인 판매가 둔화됐다.
업계 분석가들은 온라인 리테일이 전환기에 봉착했으며 성장세는 앞으로도 점점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추세는 온라인 세일의 종가인 ‘델’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매 매장을 거부하고 온라인으로 초고속 성장해온 델은 자사 PC를 월마트에서 팔기 시작했다. 인터넷 여행 업체 ‘익스피디아’도 주요 호텔 로비나 관광명소에 여행 티케팅 판매대를 세배 이상 늘렸다.
온라인 소매 판매 성장세가 둔화되는데는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을 통한 판매는 올해 1,160억달러(전체 소매 매출의 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가파른 매출 증가세가 앞으로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들이 인터넷 피곤증을 드러내며 구매 습성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 원인. 샌프란시스코의 한 50대 소비자는 소매업체들이 스토어를 과거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향상시켜 소비자를 끌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신은 선물할 때나 배달되는 일부 품목의 경우에는 인터넷을 이용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일반 스토어를 이용한다고 말한다. 그는 “온라인 샤핑은 일거리”라고 지적한다.
인터넷 상거래의 성장 스피드는 전통적인 상거래보다는 빠르긴 하지만 그 페이스는 18개월 전처럼 빠르지 못하다. 마켓 리서치 회사인 ‘포레스트 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서적 판매는 지난해 40%의 고성장을 보였으나 올해는 1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의류는 지난해 61% 고성장에서 21%로, 애완동물 관련품목도 81% 초고성장세에서 올해는 30%로 성장의 스피드가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제품, 스포츠용품, 자동차 부품, 컴퓨터 주변기기, 심지어 뮤직, 비디오 분야 등도 성장세가 뚝 떨어지는 등 조사 대상 24개 부문중 18개 부문에서 둔화됐다.
또 다른 시장 조사 회사인 주피터 리서치도 “성장률이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주피터는 온라인 판매의 성장률이 지난 2004년 평균 24%나 됐으나 2009년에는 9%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둔화세는 e-코머스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베이는 웹사이트를 통한 매출이 올해 첫분기중 1% 상승에 그쳤으며, 익스피디아 북미 웹사이트를 통한 매출 역시 같은 기간에 1% 상승에 그쳤다. 델도 북미 매출액이 5월4일로 끝난 분기 중 89억달러로 전년 동기비 제로 성장의 오명을 뒤집어썼다.
델의 한 분석가는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서로 교감하는 관계를 좋아해 샤핑 자체를 즐기며 리테일 스토어를 찾아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성인과 어린이들이 이미 온라인으로 샤핑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전환점에 왔음을 반증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2011년이면 온라인 세일은 전체 리테일 세일의 7%를 차지하게 된다. 물론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예외로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점하게 된다.
매장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원인이다. 애플과 스타벅스 등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더 매력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낸시 코엔은 “전자상거래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온라인 샤핑이 실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준다”며 “온라인 샤핑은 컴퓨터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거리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한다. “아마존에서 샤핑하면서 스토어에서 물건 살 때 처럼 즐거움을 갖기란 어렵다. 온라인 샤핑은 해방감을 준다기보다 번거로운 일이라는 느낌을 준다”는 한 소비자의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온라인 업체들이 저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송료를 올리고 있는 점도 온라인 거래가 둔화되는 작은 요인이다.
전통적인 매장과 온라인 샤핑의 장점을 섞은 ‘클릭 앤드 브릭스’ 혼종 모델이 새로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인터넷 여행업계의 새로운 강자인 ‘겟데어’(GetThere)의 설립자 댄 웨일리는 지적한다. 서점 보더스가 좋은 예. 보더스는 온라인에서 예약한 책을 스토어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최근 웹사이트를 개선했다. 이런 비슷한 서비스를 베스트바이와 시어스 등도 시작했으며 다른 업체들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 새로운 전략은 아주 강력할 것이라고 웨일리는 예상한다.
UC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의 잔 모간 경제학교수는 “온라인 상거래가 성장 스피드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전체 경제의 1%를 차지할 뿐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 성장의 여지는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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