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앞둔 부모 위한
육아용품 선물 모임
베이비 레지스트리까지
만들고 가격대도 높아져
1,500달러대 크립에
2천달러짜리 베딩 불티
위스콘신주 스터프턴에 사는 클레어 배럴먼(28)은 임신 사실을 알린 후 4번에 걸친 베이비 샤워를 위해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3번이나 상점에 등록했다. 맨 처음 것은 대학 시절 가장 친한 친구가 남편의 고향에서 열어준 것으로 남편쪽 집안 여자들이 주로 참석했다. 다음은 직장 동료들이 사무실에서 열어준 것이었고, 세번째 샤워는 친구들이 주선한 것으로 친정쪽 집안 여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마지막은 동네 사람들이 해준 바비큐 파티로 인근에 사는 친구들이 모두 모였다. 그 모든 베이비 샤워가 “조금 지나치다 싶기도 했지만 재미있고 아기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8월에 출산할 예정인 배럴먼은 말했다.
출산을 앞둔 부모를 위해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이 육아에 필요한 물건들을 선물하는 비공식적인 모임으로 시작했던 베이비 샤워가 점점 큰 이벤트, 나아가 서너번씩 치르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에티켓 전문가 페기 포스트는 “웨딩 샤워나 베이비 샤워는 원래 절친한 사람들끼리 자그마하게 갖는 행사였는데 소비가 중심이 되는 사회에 살다보니 사람들도 샤핑을 좋아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 베이비 샤워 및 선물등록의 증가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포스트에 따르면 결혼 선물처럼 받고 싶은 아기 선물도 상점에 등록해 놓는다는 생각은 12년 전쯤에 등장하기 사작했는데 그 이후 ‘베이비 레지스트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시카고의 시장조사회사 민텔 인터내셔널 그룹에 따르면 2006년에 2억4,000만달러 규모의 비즈니스가 됐다는데 이는 2004년에 비해 9.6%가 증가한 액수이다.
유아용품 전문점이나 주요 소매업체들이 베이비 샤워를 큰 기회로 여기는 것은 불문가지. 애틀랜타 교외에 본부를 두고 온라인, 캐털로그 및 소매 판매점을 통해 아기방 가구 및 선물용품을 판매하는 ‘쿠쿠 베어 키즈’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2년 전부터 선물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창업할 때는 디자이너 아동용 가구 업체를 지향했지만 요즘은 선물용품이 매출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창업자중 한 사람인 조 미디에이트는 말했다.
선물등록을 온라인으로 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웹사이트의 레지스트리 부분을 개선시켜 다시 띄우기까지 했다고 말한 미디에이트는 1,500달러짜리 크립, 2,000달러짜리 베딩 세트 등 예비 부모들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의 목록이나, 그런 것을 기꺼이 사주려는 사람들을 보고 계속 놀라고 있다. 선물들이 점점 더 화려하고 값 비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기를 기다리는 부부들은 보통 50~60가지 물건을 등록해 놓는데 그중 어떤 것은 수백달러짜리도 있으며 하이 체어부터 캐시미어 담요까지 실용품과 사치품을 망라한다. “우리 고객은 상당히 부유층이지만 매일 필요한 물건들은 점점 덜 사고 전시효과가 큰 물건들만 더 찾습니다”
‘타겟’이나 ‘베이비저러스’ 같은 소매점에서도 예비 부모들이 점점 더 비싼 물건들을 등록하고 있고, 선물을 주는 사람들도 몇몇 사람이 돈을 모아서 더 비싼 물건을 사주는 경향이 눈에 띄고 있다. “여성들의 직장 진출이 활발해진 이후 직장 동료들이 함께 큰 선물을 해주는 일이 많다”고 전국 체인 소매점 ‘베이비스타일’의 에밀리아 패브리컨트 사장은 말했다.
뉴욕에 본부가 있는 웹사이트이자 소매점인 ‘기글’을 창업한 알리 윙은 “과거엔 베이비 샤워를 하더라도 적절한 선물의 양과 가격대에 상당히 신경을 썼었고 3년전만 해도 크립 같은 것을 선물로 등록하는 것은 무례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요즘은 아기방 가구 일체를 등록하는 등 레지스트리를 통해 가족과 친구에게 갖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것 같다”고 말한다. 5년전 고급 부틱인 ‘기글’에서 판매하는 베이비 샤워 선물의 가격은 40~60달러대였으나 요즘은 60~75달러가 보통이라는 것이다. 그보다 더 많은 상점을 대상으로 한 민텔사 조사 결과도 2002년에 평균 22달러였던 베이비샤워 선물값이 작년에는 26달러로 늘어났다.
요즘 예비 부모들은 받고 싶은 선물들이 과거 부모들과 다르다. ‘아마존 닷 컴’의 베이비 스토어에 가장 많이 등록되는 선물은 여전히 기저귀지만 아기용품이 아니라 전자제품이나 야외용품까지도 목록에 오르곤한다. ‘아마존 닷 컴’의 장난감및 아기용품 담당 부사장 마크 랜덜에 다르면 베이비 레지스트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전자제품으로 비디오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 아기방에 놓을 아이파드 다킹 스테이션들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아기 덕분에 노다지를 잡을 기회를 갖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도 없지 않다. 2년전 아들을 임신했을 때 록산 해키미는 다른 사람들이 직접 사라고 충고하는 소소한 물건들을 선물로 등록하고 정작 비싼 것은 자기들이 직접 사거나 부모에게 선물로 받았다. 그러고도 아이가 태어난 후 선물로 받은 젖병 소독기, 젖병 데우는 기계 같은 것은 환불받았다. “필요하지도 않은 아기용품이 참 많더군요”
그래도 선물 등록은 계속 새끼를 치고 있다. ‘아마존 닷 컴’에는 새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 등록까지 추가되고 있다. ‘베이비저러스’에도 그랜드패어런트 레지스트리가 생겼다.
아울러 과거 처음 엄마가 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던 베이비 샤워가 이제는 둘째 아이에게도 베풀어지고 있다. “둘째 아이를 낳을 때쯤이면 아기용품 시장도 바뀌어 신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어요. 누구나 아기에게는 제일 좋고 제일 새로운 물건을 주고 싶죠” 데보라 더비 ‘베이비저러스’ 사장의 말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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