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미국경제에 있어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돈의 가격, 즉 이자율입니다. 이자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거의 모든 것들의 가격들이 결정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한동안 그토록 뜨거웠던 주택시장의 붐을 야기한 것도 낮은 이자율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모기지이자율은 평균 10.9%였으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고 7.2퍼센트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을 기점으로 이자율은 크게 하락하였는데 2000년에서 2006년까지 모기지 평균 이자율은 6.5% 수준이었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이자율은 불과 4.2퍼센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이자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융자에 따른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기지 융자가 훨씬 수월해 지기도 하였지만 바로 이처럼 이자율이 낮았기 때문에 주택 붐이 발생하게 되었고 결국 주택가격은 물가상승률보다 29% 이상 상승하는 결과가 발생한 것입니다.그러나 이제 상황은 급변하게 되었고 이자율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장기(長期)이자율의 기준율로 활용되는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은 지난
주 크게 상승하여 연방기준금리인 5.25%를 육박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한동안 6.19%에 머물러 있던 30년 고정모기지의 평균이자율은 6.84%까지 상승하였습니다.
모기지이자율은 이번 주에 들어서면서 다소 하향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프레디 맥(Freddie Mac)의 요구 순수익률(Required Net Yield)의 경우 지난 화요일 6.63%까지 상승하였으나 이번 주에는 6.52%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30년 고정모기지 평균이자율 역시 6.75%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예상으로써는 모기지이자율은 더 이상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자율이 하락하기 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얼마 전까지 30년 고정 이자모기지를 6%에 얻을 수 있었으나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이자율이 0.75% 이상 올랐다는 것은 주택을 매입하려는 사람이나 아니면 변동 이자모기지를 얻었던 사람들에게는 정서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특히 변동 이자 모기지를 얻었는데 아직까지 재융자를 하지 않은 경우 매우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총주택 모기지 융자 중 변동이자모기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도에 33퍼센트로 피크를 이루다가 작년에는 25% 정도로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변동이자모기지의 기준금리(Index)로 사용되는 단기금리는 꾸준히 상승하였는데 라이보(Libor)금리의 경우 현재 5.5% 수준으로써 여기에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2.25%의 마진(Margin)이 부과될 경우 변동모기지의 이자율은 7.75% 수준입니다. 이는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변동모기지의 초기이자율이 5.75%일 경우 40만 달러에 대한 월상환액은 2,334달러이지만 이자율이 재조정(Reset)될 경우 월상환액은 2,866달러로 한 달에 530달러이상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변동 이자모기지를 얻은 경우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현재 모기지이자율이 상승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는데 하나는 이자율 자체가 상승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융자승인조건이 종전에 비해 강화되고 있음에 따라 특정한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기지이자율과 더불어 모기지 융자의 환경이 변하게 됨에 따라 자칫 재융자의 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그만큼 더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어질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 모기지재융자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최근 모기지뱅크협회(MBA)의 발표에 따르면 주택압류절차(Foreclosure)가 시작된 모기지의 비율은 0.58%이며 현재 주택압류절차중인 모기지의 비율은 1.28%로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서브프라임모기지에 비하여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데 서브프라임모기지의 경우 19% 정도가 30일정도 연체가 되었거나 아니면 주택압류절차에 착수되었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이처럼 상황이 여러가지 면에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장 하늘이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계속 높은 이자율로 재조정되어지는 변동모기지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계기, 즉 좋지 않은 모기지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모기지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프레디 맥(Freddie Ma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1년짜리 변동 이자모기지를 얻은 사람들 중 89%가 고정 이자모기지를 전환하였다고 하며 소위 하이브리드변동모기지(3년-10년까지 고정된 이자율이 적용되는 모기지)를 얻은 사람들 중 84%가 고정이자모기지로 재융자하였다고 합니다. 다만 모든 재정적인 의사결정은 시기(Timing)를 잘 선택하여야 하며 또한 보다 안정된 모기지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예: 신용상태)들을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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