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 제14회 미주체전
재미축구협, SF축구협회 이 회장∙구 사무총장에 사표 요구
SF축구협회, “체전 위해서라면 자리가 문제냐” 냉소적 수용
미주체전 및 SF체육회 정상화에 앞장서온 SF축구협회(회장 이상호)가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체전성공 등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출전키로 결정한 가운데, 재미대한축구협회가 SF체육회 이상호 회장과 구세홍 사무총장에게 사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이상호 축구협회장에 따르면, 재미축구협회는 이 회장과 구 사무총장이 사표를 내지 않으면 SF축구협회 선수단의 출전을 허용하지 않을 것(대진추첨시 SF선수단 배제 등)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조치의 근거는 특정되지 않았으나 이 회장이 타지 체육회에 체전출전을 만류했다는 등 엉뚱한 누명씌우기성 혐의가 거론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재미축구협회가 그동안의 미주체전 준비부실 등 원인을 잘못 파악하고 SF축구협회가 주도한 체전 및 체육회 정상화 노력을 체전방해로 규정한 때문 아니냐는 비판적 해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SF축구인들의 중지를 모아 SF축구협회 이사회 결의에 따라 선출된 SF축구협회 회장과 사무총장에게 재미축구협회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형식과 내용 모두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퇴진조직위의 총체적 준비부실로 ‘엉망체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SF축구협회가 앞장서 문제를 제기해 뒤늦게나마 바로잡기 움직임에 시동이 걸렸고, 최근에도 개최지 주요종목 없는 ‘반쪽체전’ 위기에서 축구협회가 앞장서 출전을 결정함으로써 야구 농구 수영의 도미노 출전을 결과해 체전의 모양새갖추기 가닥이 잡혔음을 들어, 재미축구협회나 재미체육회는 SF축구협회에 마땅히 감사를 표해야 할 처지라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한마디로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잘못된 요구라는 풀이다. 또 사정이 그렇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다른 속셈에서 엉뚱한 화살을 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19일 밤 이 회장으로부터 재미축구협회의 요구를 전해들은 직후 “재미축구협회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요구를 하는지 그 깊은 속을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강력 반발했던 최원 전 SF축구협회장 등 축구인들은 “이런 어이없는 일에도 SF체육회는 아무런 보호막 구실을 못하고 도리어 그 사람들 편에서 심부름꾼 노릇이나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체전이야 자기들(재미체육회)이 직접주관한다고 했으니까 우리는 출전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바로 이런 사태야말로 우리가 그동안 부르짖어온 체육회 정상화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위야 어찌됐든 재미축구협회 등의 ‘표적공격’ 대상이 된 셈인 이상호 축구협회장은 “듣다듣다 별 희한한 소리를 다 듣는다”면서도 “하지만 체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뛰는 데 나나 구(세홍) 선배가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피해줄 용의가 있다, 회장이나 사무총장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이상도 들어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정식사퇴는 (축구협회) 이사회나 총회, 이런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시간이 걸리고, 우리 (축구협회) 회원들이 그런 요구에 고분고분 따를 리도 없지만, 그러자면 나나 구 선배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사람들 좀이 쑤실테니까 우선 당장이라도 우리(이 회장 및 구 사무총장)는 일선에서 물러나고 백종만 수석부회장이 회장대행을 맡는 체제로 가면 된다”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뒤 “꼭 우리 둘을 제물로 삼고 싶다면 오늘(20일)이라도 재미(축구)협회에 전화를 해서 (일선퇴진 방침을)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SF축구선수단 장년부팀의 플레이메이커를 맡는 등 주력선수이기도 한 이 회장과 구 사무총장은 재미축구협회의 요구를 일종의 ‘표적사정’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대의를 위해 총회소집 등 기술적 어려움을 들어 체전이 끝날 때까지 축구협회 운영권을 백종만 수석부회장에게 일단 일임하고 선수단의 일원으로 V행진을 위해 훈련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F미주체전 범동포후원회(회장 윤석호)는 22일 밤 오클랜드 삼원회관에서 후원의 밤을 개최한다. 후원회가 북가주 한인사회에서 걷는 후원금을 재미대한체육회에 일단 넘겨준 뒤 필요할 때 타서 써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 윤석호 회장은 19일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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