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홉살난 프레즐리 몬트메이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족들과 시간을 조금 보내고는 컴퓨터 앞에 앉는다. 인터넷을 통해 실제 세계를 떠나 가상세계로 들어간 프레즐리의 유토피아는 ‘카툰 돌 임포리엄’이라는 웹 사이트. 여기서 프레즐리는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가상의 인형에게 블라우스도 갈아 입히고, 헤어 스타일도 바꾸고, 액세서리도 달아 본다. 프레즐리는 이 사이트를 진짜 바비 인형을 갖고 노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 “바비에게 그만큼 옷을 갈아 입히려면 돈이 들잖아요. 인터넷에서는 공짜로 할 수 있는데”
초등생 10대 여학생들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인형에 옷도 갈아입히는
‘사이버 자기표현’매료
최근 방문자 수천만명
어린 인터넷 사용자, 특히 소녀들에게 이와 같은 인터랙티브 사이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수많은 아이들이 귀여운 애니메이션들이 자기 표현을 장려하며, 실제 세계에서 하는 전통적인 놀이를 할 수 있는데다,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도 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에 매료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의 훈련판이라 할 이런 사이트들은 인터넷에 처음 입문한 어린 아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중에는 정규 회비를 받는 사이트도 있고, 광고 후원을 받는 곳이 있어 일부 비판가들은 텔리비전처럼 아이들을 일찍부터 마케팅 메시지에 노출시켜 치르게 될 사회적 대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트의 숫자와 인기는 치솟기만 하고 있다. 모두 아이들의 입소문 덕분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에서 사회 매체 및 마케팅 업계에 대해 분석하는 자시 버노프는 “마치 교실에서 감기를 옮아오는 것처럼 빠르게 아이들사이에서 이들 사이트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웹교통량 측정사인 힛와이즈에 의하면 어린이와 10대를 겨냥한 가상세계 사이트 7개의 교통량은 지난 4월 28일까지의 1년간 68%나 증가했다. 여름 방학이나 기타 학교 문이 닫혀 있을 때는 방문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가트너 리서치는 어린이들의 숫자가 특히 급증하고 있는 가상현실 사이트에 몰리는 이용자를 20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그 사이트를 운영하는 어른들은 태어난 날부터 컴퓨터와 함께 커 온 어린 아이들에게서 선택받기 위해 처절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클럽 펭귄’‘사이월드’‘해보 호텔’‘웹킨즈’‘위월드’‘스타돌’ 같은 이름을 내건 이들 사이트에는 간단한 인터랙티브 게임과 채팅부터 산과 동굴이 등장하는 환상의 세계까지 없는 것이 없다. ‘카툰 돌 임포리엄’의 에반 베일린 사장은 “사이트를 처음 만들때는 그저 재미있고 기발한 것이라고 여겼으나 지금은 죽기살기의 경쟁판이 됐다”고 말했다. 바비 인형마저 온라인으로 진출, 마텔도 채팅과 옷 갈아 입히기를 하는 사이트 ‘바비걸스 닷컴’을 개설했다.
카툰 돌 임포리엄의 루돌프 줄리아니 인형. 스타돌 닷 캄 사용자들은 셀폰으로 크레딧을 사서 인형에게 입힐 더 많은 옷을 구입할 수 있다.
최근 몇달동안 방문객 수자가 수천만명에 이르게 되자 이들 사이트 운영자들도 사업 모델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한달에 300만명이 방문하는 ‘카툰 돌 임포리엄’에서는 많은 활동을 무료로 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인형에게 더 많은 옷을 입혀보고 기타 프리미엄 서비스를 받으려면 월 8달러를 내야 한다. 13~25세 연령층이 움직이는 만화 주인공에게 옷을 입히고 대화를 하게 하는 사이트 ‘위월드’는 최근 온라인 주인공들에게 ‘스키틀’ 캔디로 채운 가방을 들리는 거래를 성사시키고 다른 광고주의 영입을 고려중이다.
약간의 광고를 하는 ‘스타돌’에서 가상인형에게 입힐 옷의 가짓수를 늘이려는 사용자들은 셀폰을 통해 크레딧을 구입할 수 있다. 매달 400만명 이상이 찾는 가상 세계 ‘클럽 펭귄’에서 월 5달러95센트의 회비를 내면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채팅도 하고 얼음 낚시 같은 놀이도 하는 펭귄 아바타를 더 많이 입양할 수 있다.
‘클럽 펭귄’의 레인 메리필드 사장은 어린이 대상 광고는 위험하다고 믿기 때문에 월 회비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무심코 광고에 클릭했다가 어떤 사이트에 접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클럽 펭귄’을 어린이들에게 안전한 사이트로 유지하기 위해 메리필드 사장은 사용자들이 서로에게 전하는 메시지까지 걸러내며 전화번호나 주소 전달 또는 은밀한 단어나 어귀 사용 또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마이스페이스와 정반대입니다. 마이스페이스가 정보를 교환하는 곳이라면 우리는 정보가 교환되지 못하게 하는 곳이죠”
다른 사이트들은 개방적이다. 사용자에게 아바타를 만들게 하는 ‘위월드’의 경우 아바타에게 옷을 갈아 입히고, 서로 짤막한 메시지를 교환하는 일단의 친구들을 모으는 것을 허락한다. 이곳의 캐릭터들은 대개 귀엽고 만화 같으며 대화방 이용자들은 대부분 틴에이저들이라 서로 놀리고 꼬시는 내용이 많다.
4월중 방문객이 90만명이고 다달이 20%씩 증가하고 있는 ‘위월드’ 사용자의 60%는 어린 소녀와 젊은 여자들이다. ‘스타돌’의 경우 사용자의 93%가 여성으로 주로 7~17세, ‘카툰 돌 임포리엄’은 96%가 여자고 8~14세가 대부분이다.
<뉴욕타임스 특약 -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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