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5만6천여명 예상
지난 10년래 최악 ‘탑승난’
초과예약 관행 항공사들
“안그러면 10억달러 손실”
막 시작된 올 여름철 여행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비행기들이 만원으로 운행할 것으로 기대돼 항공사의 관행인 초과 예약으로 인해 한번 좌석을 잡지 못한 승객들은 목적지로 가는 다음 비행편 찾기에도 애를 먹을 전망이다.
올해는 지난 10년 사이에서 가장 많은 숫자인 5만6,000명이 꼭 가고 싶으나 자리가 없어 비행기를 타지 못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음 비행편에도 자리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에게나, 그 소식을 전할 항공사 직원에게나 전혀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 될 성 싶다.
항공사들은 티켓을 사놓고도 나타나지 않는 손님의 자리를 포함, 항공기 내 모든 좌석을 다 메워서 운행하고 싶은 욕심에 예약을 초과로 받는 것이 관행이다. 올 여름에 항공사들은 전 좌석의 85% 정도를 채워 운행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인기 노선의 경우 전 좌석이 매진된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항공사들은 빈 자리 때문에 입을 손실을 피하기 위해 예약을 초과로 받고 있는데 일부 노선의 경우 잘못 어림잡거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려고 나타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럴 경우 소액의 현찰부터 그 항공사의 취항 노선 중 하나의 왕복 항공권까지 여러가지 바우처를 받고 자리를 양보한 후 다음 비행기를 타겠다는 손님들이 있어 그럭저럭 유지해 오고 있는데 요즘은 바우처를 받지 않겠다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다. 비행기가 모두 만원이니 양보해봤자 다음 비행기도 타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출장이 잦은 직업이라 자주 자리를 양보하고 받는 바우처를 휴가 때 이용하기 즐겼던 뉴욕주 빙엄튼 거주 파멜라 잉그램도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전과 달라졌어요. 다음 비행기를 며칠씩이나 기다릴 수도 있거든요”
바우처도 거절하며 비행기 타기를 원했지만 타지 못한 사람들 숫자는 작년에 23% 증가했고 올해의 첫 사분기에도 계속 증가했다. 작년에 예약했던 비행기를 자리가 없어 타지 못한 사람은 총 67만6,409명.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전체 항공승객 5억5,500만명에 비하면 극소수라 할 수 있다.
항공사가 비행기 좌석 숫자보다 많은 표를 팔았음을 승객에게 자백하고 양해를 구하기는 항공사 직원에게도 고약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에 한두번은 그런 일을 해야 하는데, 화가 나서 고함을 질러대는 승객을 상대하기 싫어 결근하는 직원까지 있을 정도다.
그래서 항공사 직원들도 미리 수를 쓴다. 미키 마우스는 물론 자기 회사 회장 이름까지 동원해서 유령 손님 이름으로 예약을 해놓는 것이다. 물론 초과 예약을 막으려고 하는 일이지만 나중에 이 유령 예약자들이 탑승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 컴퓨터 시스템은 다음 비행편에는 더 많은 초과예약을 받는다.
항공사들은 비행기표를 사놓고 연락도 없이 비행기를 타러 오지 않는 손님이 있는 한 비행기 표를 좌석숫자보다 더 많이 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마지막 순간에 티켓을 사는 출장객등 환불이 가능한 비행기표를 이용해 예약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손님들이 항공사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US 에어웨이즈의 경우 작년 총수입이 115억6,000만달러였지만 만일 초과예약을 하지 않았더라면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볼 뻔 했다. 그런데 그중에서 이익은 3억400만달러에 불과했으니 초과예약을 받지 않았더라면 파산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의 말. 초과 예약이 장사가 잘 되어서 하는 일이 아님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덧붙인다.
만일 항공사 측에서 환불이 되지 않는 탑승권만 판매하면 정원보다 넘치게 예약을 받을 필요도 없고, 비행기를 타러 오지 않을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어진다. 젯블루 에어웨이즈가 바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비싼 값을 주고 비행기표를 타는 출장객들은 환불이 되는 티켓을 원하므로 젯블루조차 환불가능 탑승권 판매를 고려중이다. 사실 빈 자리로 인한 수입 손실은 타지 못한 승객에게 보상해주는데 드는 비용을 훨씬 상회한다.
예약한 날짜에 비행기를 타지 않는 손님의 비율은 상당히 높아 20%가 넘는 항공사들이 많았다. 많은 여행사의 예약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이중으로 예약되는 일도 있다.
1990년대 말에 14% 정도였던 이 비율을 7~8% 선으로 끌어 내린 US 에어웨이즈는 50여명의 분석관을 두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노선, 요금 등의 여러 요인을 고려, 초과예약 정도를 결정한다. 제일 싼, 즉 환불이 되지 않는 탑승권을 탄 사람들은 꼭 비행기를 타러 나오지만 제일 비싼, 즉 환불이 되는 티켓을 가진 출장객들은 나타나지 않는 일이 많다. 중서부 지역 사람들은 꼭 타러 오지만 라스베가스에서 떠나는 비행기의 경우 타러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소프트웨어는 다음번 비행에 예약한 사람들이 낸 요금을 가지고 실제 탑승하지 않을 사람이 몇명이나 될지를 어림잡아 낸다. 항공사들은 오후가 되면 빈 자리가 나올 것을 알기 때문에 아침에는 적극적으로 초과 예약을 받는다.
<뉴욕타임스 특약 -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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