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프리티보이’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0.미국)가 ‘세기의 빅매치’에서 ‘골든 보이’ 오스카 델라 호야(34.미국)을 누르고 사상 첫 5체급 무패 석권에 성공했다.
메이웨더는 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특설링에서 벌어진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웰터급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호야를 2-1(113-115 116-112 115-113) 판정으로 꺾고 왕좌에 등극했다.
<2007년 5월 7일 토요일 라스베가스 MGM Grand에서 열린호야와 메이웨더 경기중 12회에 메이웨더가 강력한 레프트를 호야의 얼굴에 적중기키는 모습(AP Photo/Kevork Djansezian)>
WBC 라이트, 슈퍼페더, 슈퍼라이트급을 휩쓴 메이웨더는 작년 4월 국제복싱연맹(IBF) 웰터급 챔피언 잽 주다(30.미국)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웰터급을 제패한 데 이어 이날 슈퍼웰터급 타이틀까지 획득해 프로복싱 역사상 첫 무패로 5체급 석권에 성공하는 영예를 안았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호야는 프로데뷔 이후 1999년 5월까지 무패로 슈퍼페더급, 라이트.라이트웰터.웰터급을 석권한 뒤 이후 슈퍼웰터급, 미들급 타이틀을 추가하며 6체급 석권의 영예를 안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3패를 기록, 전성기가 지났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새 챔피언은 통산 전적 38전(24KO) 전승, 호야는 38승(30KO)5패를 각각 기록했다.
겉보기에는 호야의 공격이 화려했지만 실제로는 메이웨더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정확한 펀치를 호야의 안면에 터뜨리며 완연히 앞선 경기였다.
메이웨더는 1-3라운드 복부를 노리고 들어오는 호야를 레프트 잽으로 견제하며 오른손 한방을 노렸다.
메이웨더는 예상대로 경기 초반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으로 일관했고, 호야는 메이웨더의 스피드를 떨어트리기 위해 복부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메이웨더는 4라운드 링 쪽으로 몰렸지만 정타는 내주지 않았고, 5라운드부터 링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메이웨더는 호야의 왼손 가드가 내려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안면 라이트 훅을 꽂아넣었고 호야는 눈에 띄게 휘청거렸다. 초반 지나친 강공으로 지친 호야가 상체를 흔들지 못한 채 뻣뻣한 모습을 보이자 메이웨더는 호야를 마음 놓고 요리하기 시작했다.
초조해진 호야는 6, 8라운드 메이웨더를 링 쪽으로 몰아넣고 좌우 연타를 휘둘렀지만 메이웨더는 복싱의 정석대로 복부는 맞아주고 안면은 허용하지 않는 전술로 맞섰다.
8라운드 들어 관중들은 오스카를 연호하며 지친 호야를 일방적으로 응원했지만 승세를 잡은 메이웨더는 9, 10라운드 링 중앙으로 나서며 호야의 안면에 정확한 펀치를 터뜨렸다.
호야는 11라운드 막판 메이웨더를 링 코너에 몰아넣고 오른손 정타를 터뜨리며 반격에 나섰지만 잃은 점수를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복싱 역사상 무패 행진으로 4체급을 제패한 단 두 명의 복서 가운데 경기 후 손이 올라간 것은 메이웨더였다.
AP 통신에 따르면 심판들은 메이웨더가 481개의 펀치 중 207개를 성공시킨 반면 호야는 587개 중 465개를 허공에 휘둘렀다고 분석했다. 정타 수에서도 메이웨더가 138대 82로 앞섰다.
이날 경기는 복싱 역사상 최고의 대전료와 흥행수입을 기록하며 화제를 뿌렸다.
대전료로 호야는 2천500만 달러(232억원), 메이웨더는 1천200만 달러(111억원)를 각각 챙겼다.
1만6천200명의 매진 관중이 들어차 경기장 입장 수입도 1999년의 레녹스 루이스 대 에반더 홀리필드의 1천600만 달러(148억원)를 뛰어넘어 1천900만 달러(176억원)로 사상 최고에 달했다.
이날 MGM 그랜드 가든에는 올해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헬렌 미렌 부부와 짐 캐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페스 등 인기 배우들과 농구 선수 매직 존슨 등 유명 인사들이 메이웨더가 새로운 태양으로 떠오르고 호야가 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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