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이번 겨울은 이상한 계절이었다. 예년에 비해 가장 춥지 않은 겨울일 것이라고 하더니 1월 하순부터 2월에 들어 추위도 추위려니와 눈도 두 어 차례 쏟아져 학교 문이 며칠씩 닫히는 일까지 있었다. 눈 녹으라고 소금과 함께 뿌려진 모래가 얼마나 많은지 개 데리고 잠깐 산책만 하고 오더라도 바지 커프스 사이에 들어가는 모래알 털어버리는 게 일과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우리 자라나던 시절 소위 3한4온 현상은 옛 얘깃거리가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워싱턴 인근의 일기로 인한 불편은 중서부에 비하면 약과인 셈이다. 미네소타, 일리노이, 콜로라도 등지의 폭설에 의한 피해, 그리고 테네시, 아칸소 등지의 토네이도로 인한 인명, 그리고 재산상의 피해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일기에 미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나라들이나 개인들이 정신을 차려 생활방식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기 전에는 공장과 자동차에서 대기권으로 뿜어지는 탄산가스로 지구 온난화의 위기가 계속되어 21세기 후반에 이르러는 뉴욕 등 해안 도시들이 침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가공할 예측마저 나온다.
유엔이 추진한 교토 약정서가 채택된 지도 금년 12월이면 10년이 되고 러시아가 인준한 직후 2005년 2월16일에 발효되었건만 중국과 인도 등이 온실개스 배출제한의 요구조건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온실개스 배출에 있어서 최고의 원흉이랄 수 있는 미국이 참여하기를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 인간 노력으로서 지구 온난화의 위기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남극과 북극의 빙산들이 깨어져 바닷물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그저 밋밋한 뉴스는 북극의 경우 북극 흰곰들의 수난으로 생생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더 나아가 북극 흰곰들의 생태계 파괴에 대한 인간들의 책임을 정죄하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일요판 중 하나는 미니 페이지라고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신문이다. 80노인이라도 세 살짜리 아이에게서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우리집 내외도 최근판에서 얼음 위에서 생활하는 북극 흰곰들의 곤경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었다. 얼음 위에서 사는 동물이 얼음이 녹으면 물에 빠져 죽을 수밖에 없으니까 미국 어류야생동물 당국에서 최근 흰곰들을 생존위협을 당하는 동물 명단에 넣어야한다고 추천했다. 북극의 얼음 덩어리가 전에는 주로 육지 가까이 있어 흰곰들이 물개 사냥으로 연명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요즘은 북극 얼음덩어리가 여름철에 육지에서 200마일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흰곰이 하루에 헤엄칠 수 있는 거리는 60여 마일이라니까 다른 얼음덩어리라도 만나기 전에는 육지로 가기 전에 빠져 죽게 된다. 암곰이 남겨두고 온 새끼는 굶어 죽거나 배고픈 숫곰의 먹이거리가 된다는 슬픈 이야기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로 다시 미국 정계의 주목을 받는 이는 바로 2000년 대선에서 일반표 만으로는 부시를 이겼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다. 불편한, 혹은 성가신 진실이라는 주제의 그의 연설이 기록영화로 만들어져 최근 아카데미 상을 받은 고어를 민주당 차기 주자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지도자들도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 자체를 부인하는 부시 계통의 보수주의자들 중 어떤 기관은 고어의 집에 한 달 전기료만도 1,350여 불이 드니까 에너지 절약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꼬집는다.
사실 미니 페이지에서도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 각자가 컴퓨터도 필요없을 때는 끄고 방에서 나오면서 전등도 끄고 나오는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 여기저기 볼일을 볼 때도 한나절에 몰아넣어 자동차 주행을 될 수 있으면 줄이는 것이 온실 개스 배출을 조금이라도 덜하는 배려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하고 재활용품을 애용하려 해도 편안할대로 편안해진 인간들은 불편한 것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휘발유가 많이 드는 줄 알면서도 벤츠 등 고급차 등이 소형차에 비해 얼마나 안락한가. 국가 간의 경쟁도 억제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전쟁과 생태계 파괴 등으로 “땅을 망하게 하는 자들을 망하게 하실 것이다”라는 계시록의 예언이 성취되어야만 지구 온난화의 난제가 풀릴 것인가.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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