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오후 3시에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에서 프렌즈오브코리아 키즈클럽과 한마음 댄싱 그룹이 구정맞이 잔치를 벌였다. 자니 파머 목사의 시작 기도가 있었고, 한복을 차려 입은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박상근 담임목사와 파머 목사, 노희진 장로, 신진탁 장로, 서정근 장로에게 세배를 했다. 어린이들이 부모에게 세배를 하자, 박상근 목사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세뱃돈을 주어 다들 즐겁게 웃었다.
부엌에서 장영서 교사가 어린이들에게 떡국 끓이는 것을 보여 주었고 교사들이 준비한 밥, 잡채, 불고기, 김치, 콩나물, 떡국을 함께 나누어 먹었다. 식사 후에 어린이들이 율동과 함께, 흥부놀부, 산토끼, 곰 세마리 등의 한국 동요들을 불렀다. 이어, 16세에서 18세까지의 청소년으로 구성된 한마음 댄싱그룹(지도 박현숙)의 삼북 공연이 있었고, 윷놀이를 끝으로 설날 잔치는 마무리되었다.
미셸 월리(학부형 코디네이터)는 현재 8살인 캘빈이 6 개월이었을 때, 한국에서 입양하였다. 스펠링 비를 준비하느라 캘빈은 오지 못하고 7살인 동생 네이던이 잔치에 참석했다.
“아리조나에 있을 때 캘빈을 입양했습니다. 아이를 간절히 원했는데, 입양이 쉽지 않았어요. 다행히 두 집 건넌 이웃에 한국에서 어린이를 입양한 가족이 살고 있었어요. 많이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조사도 많이 했어요. 입양을 생각하는 가족은 누구든 충분히 조사를 해보고 주변의 조언을 구해야 할 거예요. 직장때문에 캘리포니아로 왔는데, 캘빈이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길이 없는지 궁금하더라구요.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알아보고 메세지를 남겼는데, 바로 다음날 답장이 다섯 개나 왔어요. 그래서 프렌즈오브코리아를 알게 된 거죠. 아무래도 외모가 다르니까, 학교에 처음 가서 친구들을 보게 되었을 때, 캘빈이 의아해했죠. 세 살짜리에게 모르는 것을 배우듯 차분하게 설명을 했어요. 처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시간이 조금 흐르자 잘 이해하고 알아듣더라구요. 항상 열린 대화를 했고, 결국 중요한 건 가족이었어요. 작년에 KAAN (Korean! American Adoptee Adoptive Family) 컨퍼런스가 있어서 온 가족이 한국에 갔었는데, 친구도 만들고 아주 좋았어요. 나중에 자라서 한인 공동체의 일원이 될 텐데, 그 때 캘빈이 편안하게 환영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한국일보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주는 데 감사를 표했다. 레이니는 5개월반이던 캐이틀린 애지 슈와퍼를 입양했고, 애지는 곧 네 살이 된다. 11살과 13살인 애지의 오빠들은 애지가 처음 가족이 되던 날부터 무척 행복해했었다.
“다른 나라의 어린이를 입양하는데 원래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생각할 때는 입양을 원하는 사람이 에이전시를 아주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제 경우 에이전시가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서 한국의 어린이를 입양하게 되었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거든요. 제 엄마도 친한 친구가 코리안 아메리칸 공동체에서 일을 하고 있고, 애지를 위해 직접 KAAN 컨퍼런스에 갈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아요. 프렌즈오브코리아에는 뛰어난 교사진이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른 문화의 세상을 보여주는데 아이도 좋고 저도 좋아요. 한인들과도 친하게 지내면 좋겠어요. 서로의 세계를 보여주고 열린 대화를 하면 좋을 거예요. 애지와 나는 항상 열린 대화를 해 왔어요. 애지가 아기였을 때부터, 이렇게 소중한 네가 어디서 왔을까 물어보고 오른쪽 어깨에 손을 대며 예수님, 가슴에 손을 대며 코리아, 왼쪽 어깨에 손을 대며 사랑이라고 수도 없이 이야기해 주었어요. 한국이 자신의 한 부분이라는 걸 느끼고 알아요.”
박은실씨는 8년째 프렌즈오브코리아의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며 운영책임자 중 한 사람이다. “97년부터 장소가 없이 곤란해 하던 프렌즈오브코리아의 사정을 듣고 장로교회에서 장소제공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색스테이트에 유학 와 있던 조카 (장영서 선생)를 통해 프렌즈오브코리아의 일을 하게 되었고, 제가 아는 모든 걸 나누려고 열심을 다하고 있어요. 아마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할 겁니다. 한국분들 중에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분은 언제든 열려 있는 프렌즈오브코리아로 오시면 되고, 특히 서예나 악기 연주같은 데 재능이 있는 분은 꼭 오셔서 도움을 주시면 좋겠어요.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겠지요.”
6년째 새크라멘토에 거주하고 있는 박현숙씨는 청소년들로 구성된 한마음 댄싱그룹에 한국전통무용을 지도하고 있다. “한마음 댄싱그룹을 지도한지 3년째 되네요. 처음에는 나도 아들, 딸이 어려 선뜻 나서질 못했어요. 그런데, 같이 자식을 키우는 엄마 입장이라고 생각을 해 보고 용기를 낸 거지요. 한국의 입시 강의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가르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음식도 궁중음식이 정통이면서 제대로 만들기 힘든 것처럼 한국춤도 전통춤을 전통적 방식으로만 하는 것은 힘이 들지요. 그래도 저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 주에 한 번 두 시간씩 연습하는데, 부채춤, 검무, 삼북, 바라춤 같은 것을 다 해요. 체력적으로도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러나, 한국 문화를 배우려고 몇 시간을 운전해서 오는 가족들이 있어서 행복한 아이들이고, 잘 해주고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이현주 객원기자> hyunju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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