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영사상”
서울 재외 동포신문에서 주관 하는 “발로 뛰는 영사상(이하 영사상)”의 수상자로 샌프란시스코 관할 지역의 정상기 총영사가 지난 1월에 선정 되었다.
올해로 3번째 맞이 하는 이 상에는 총 7명의 후보자 접수된 것으로 발표 됐다. 우크라이나, 몽골, 필리핀,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 일본,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총 7개 지역으로 관내 한인회와 단체들의 추천서도 선정 심사에 적지 않게 고려 되었다는 후평이 있다. 대부분의 지역은 겨우 2-3개가 대부분인데 비해 샌프란시스코의 경우는 무려 9개 단체가 추천서를 보내 단연 으뜸이었다. 꼭 수상할 수 있도록 지역 한인 단체와 종교 기관 및 언론사가 합심하여 힘껏 밀었다는 뜻을 의미 한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발로 뛰는 영사상은 이미 인연이 있었다.
제2회 당시 필자는 선데이 교차로의 발행인을 맡고 있었다.
업무상 관계가 있던 당시 동포신문에서 제2회 영사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나름대로 사내 편집회의에서 조용하고 신속하게 신영주 기자를 담당으로 결정하고 특별한 이유도 없이 참여를 사양하는 총영사관을 설득해 한 영사를 추천 받았다. 애로 사항과 기사 거리가 많이 있을 동포 관련 대민 담당 영사가 추천 되기를 기대했지만 최종 낙점은 관내 총무 업무를 담당했던 강영미 영사로 기억한다.
바쁜 시간 속에서도 총영사관을 방문, 보충 취재 등 폭넓은 취재를 했다.
기사를 작성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인터뷰를 할 경우는 더욱 힘들다. 취재에 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극적이어서 알아서 잘 써 달라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알아야 쓰는 것 아니겠는가?
하여튼 총영사관에서 하는 일이며 왜 강영사가 추천 되었는지 등 부족하지만 많은 분량의 기사를 완성 했다. 완성 후에도 보완과 수정을 거듭했다.
사실 상을 기대하며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기왕 시작한 일이니 꼭 수상자로 선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주최측에 열심히 전화 로비도 했다. 물론 공정하게 해야 할 입장에 있는 주최측도 안쓰러운지 잘 될 것이라는 위로와 희망의 말만 반복 했다.
심사 후 발표에서 수상자가 되지 못했다. 나름대로 크게 노력을 하고 지역의 명예를 높이고 싶은 공명심도 있었는데 결과 발표에 그만 맥이 풀렸다. 당시 후회 했던 것은 너무나 우리만의 힘으로 하려 했다는 것이다. 다른 한인단체와 함께 공동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신문사들 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과 특종 기사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음을 뒤늦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기사에 대한 욕심이 결과적으로는 수상을 놓치는 전략상 착오를 가져왔다. 필자는 이번 정상기 총영사의 수상을 통해 자신의 잊혀진 수고를 다른 사람에 의해 보상 받는 기분이다. 이 지구상에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에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는 동포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는 고귀한 상이라고 생각 한다.
지난 1월 수상자가 결정 되자 한국 내 전국 언론 노동 조합과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관련 단체와 인천 실천 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 31개 단체가 연대한 “시민의 신문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외교 통상부에 이 상을 거부해 달라는 뜻의 민원을 제기 했다고 연합뉴스는 지난 1월 14일에 보도 했다.
이어서 “이 신문사의 회장이자 대주주가 지난해 9월 시민운동단체 여성활동가를 성추행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고, 사건 이후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지난 10일 직원들에게 엄청난 금액의 소송을 제기 하는 등 이에 반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며 “이 상을 제정, 시상하는 인사가 부도덕하기 때문에 상의 고귀한 의미가 퇴색함은 물론 재외 동포사회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 한다”고 보도했다.
대책위는 상을 주는 사람도 수상할 사람에 상응하는 도덕적 자격이 요구 된다고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수상거부 민원과 항의가 있어 수상여부에 관심이 크게 집중 되었다.
지난 15일 정상기 총영사가 “영사상의 제정의 취지에 공감하고, 수상에 따른 어떠한 특혜도 없으며, 또한 추천해 주신 동포단체들의 애정을 감안하여 수상하기로 결정 했다”는 수상 이유가 외교 통상부를 통해 발표 됐다. 영사상 수상 거부에 대한 한국 시민 단체의 압력이 컸지만 수상을 결정한 것은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상을 주최하는 기관의 장에 대한 거부운동이지 상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수상 결정으로 내년에도 올해와 똑 같은 주최측 자격시비는 또다시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상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런 상을 계기로 재외 공관이 더욱 알뜰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 혜택도 동포 사회에 돌아 갈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재외공관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관행이 심심치 않게 문제화 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위치한 총영사관들이 탈북자에 대한 불성실한 처리로 외교 통상부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보이지 않게 동포들에 대한 고압적인 자세가 그 원인 중에 하나이다.
샌프란시스코지역은 이번에 정상기 총영사가 “발로 뛰는 영사상”을 수상하므로서 타 지역과는 달리 부적절한 관계가 아닌 대등하고 사랑이 넘치는 동포 사회라는 것이 입증 되었다.
“발로 뛰는 영사상”을 수상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 샌프란시스코의 동포들이 상패 없는 수상자라는 사실이 더욱 자랑스럽다.
(서울에서 dyk47@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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