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짜증, 잘 삐치고 괜히 섭섭해~

“여자만 갱년기라구? 남자도 겪는다구!” 남성 갱년기. 남자 역시 여자와 차이는 있지만 갱년기를 겪는다. 주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저하되면서 발기부전, 탈모, 의욕감퇴, 복부 비만 등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급격한 신체변화를 겪는 여성 갱년기와는 달리 남성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고 갱년기 증상을 겪게 된다.

# 여성과 어떻게 다를까?

급격한 변화 오지 않고
호르몬 수치 서서히 감소

남성 갱년기 역시 노화와 관련 있다. 대개 50대 후반 신체적 변화를 겪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침마다 텐트를 치던 일이 없어지고, 예전보다는 성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여성이 갑작스럽게 에스트로겐 레벨이 떨어져 생리가 끊어지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는 것과는 다르게 남성의 갱년기는 천천히 이뤄지는 점이 다르다.
남성은 30대 이후부터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매년 1%씩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남성 호르몬 수치 변화에 대해 많은 남성들은 수년간 느끼지 못하는데, 50대가 되면 미국 남성 중 약 10%는 낮은 테스토스테론 레벨을 기록한다. 70대는 50% 이상이 남성호르몬 부족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여성 갱년기가 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것처럼 남성 갱년기 역시 남성호르몬 부족이 직접적인 원인일까?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여성과 달리 남성의 경우는 남성호르몬만 지목하기는 어렵다. 남성호르몬 부족은 근육량을 감소시키고, 뼈를 약하게 하며, 체지방 증가, 에너지 감소, 성욕 감퇴, 발기부전, 화를 잘 내거나 짜증을 내기도 하고, 우울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테스토스테론 보충 테라피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남성 갱년기 장애의 증상을 나타내는 증상은 다른 병이 원인일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콜 남용, 갑상선 및 다른 호르몬 관련 질환, 간 질환, 신장질환, 심장질환, 만성 폐 질환 등은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울증 역시 테스토스테론이 정상 수치인데도 남성 호르몬 부족과 같은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테스토스테론 보충 테라피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어떤 테스토스테론은 혈액 속에서 활동적이지만 비활동성도 있다. 활동성 테스토스테론의 레벨이 낮으면 테스토스테론 부족 현상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인데도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며 반면에 수치가 낮아도 증상 없이 모르고 지나는 사람도 있다.


<중년 남성의 호르몬 부족은 성기능 저하를 가져온다. 사진은 영화‘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한 장면>

# 어떻게 해야 하나?

다른 병과 관련여부 전문의와 상의를

50대 후반으로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전문의를 찾아 다른 병과 관련은 없는지, 증상이 갱년기로 인한 것인지 진단을 받아야 한다. 남성 갱년기 장애로 진단되면 부족한 남성 호르몬 보충 테라피를 통해 치료하게 된다.

# 테스토스테론 수치 검사

수치가 가장 높은 아침에
400ng/dl이면 호르몬 부족

남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갱년기인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하게 된다. 검사는 수치가 가장 높은 아침에 하는데, 수치가 400ng/dl이라면 테스토스테론 부족이 아니다. 이때는 다른 원인이 없는지 검사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200ng/dl 이하라면 명확하게 테스토스테론 부족으로 판명된다.
이때는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보다는 혈중 활동성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부족인지를 진단한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뼈와 근육을 개선시키고, 성기능, 의욕증진, 우울증 완화 등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남성 호르몬 보충 치료법은 수면 중 무호흡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테스토스테론 레벨이 높으면 혈중 세포가 늘어나 혈전의 위험이 높아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야기하기도 한다. 또한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암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 호르몬 치료법, 부작용은

패치형·젤·근육주사 다양
부작용 없는 알약 연구중

남성호르몬 보충 치료법으로는 붙이는 패치형, 젤, 근육주사 등 다양하다. 하지만 패치형이나 젤 타입은 피부 자극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근육주사의 경우 주사를 맞은 뒤 몇 주 후 다시 수치가 떨어져 다시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20년 전만 해도 경구용 테스토스테론 알약이 인기를 누렸지만 이후 간에 손상을 주며 간 종양의 원인이 된다는 것 때문에 판매가 금지됐다. 현재는 간에 손상이 없는 경구용 남성 호르몬 알약이 연구 중이다.

# ‘남성 갱년기’미지의 세계

발기부전·탈모·우울증 유발
모든 남자들이 경험 안해

아직까지 남성 갱년기 장애에 대한 의학적 규명은 여성 갱년기 장애보다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여성 갱년기 장애보다 알려진 의학적 사실이 매우 부족하다. 모든 남성이 경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남성 갱년기’란 용어도 근래 들어 생긴 것이다.
또한 발기부전 외에도 무기력감이나 피로감, 근력이나 지구력이 떨어지기도 하며, 우울증, 탈모 등 다양하게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기 쉽고 괜히 섭섭해 하거나 삐치기도 한다.
많은 남성들은 남성 갱년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나 피로 탓으로 돌리기 쉽다. 또한 남성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크고, 성기능이 약해진 것에 대해서도 의사의 정확한 진단보다는 대체약물에 의존하거나 외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갱년기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 갱년기에 의한 변화 및 증상>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