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플래시·콜레스테롤 상승·우울증…
라이프 스타일 바꿔 이겨내라
여성 폐경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핫 플래시(hot flashes)이다. 갱년기 여성들이 가장 갑작스럽게, 또 당황스럽게 맞이하는 핫 플래시에 대해 알아보고, 그 외에도 여성 폐경기에 주의해야할 심장건강, 암, 폐경기의 성생활 등에 대해 다뤄본다.
여성 70%가 ‘핫 플래시’ 고통
심하면 호르몬 요법 받아볼만
심장 질환도 남성보다 사망률 높아
정기적 혈액 검사하고 꼭 ‘금연’
유방·폐암등도 호르몬 감소와 관련
#핫 플래시
40대 후반의 한 여성은 틴에이저 아들과 함께 샤핑몰에 갔다가 갑작스런 전신 열감과 구역질, 어지럼증을 겪어, 심장발작을 일으킨 줄 알고 급히 911을 불렀으나, 구급차가 오자 증상이 사라져 본인은 물론 주변사람들도 함께 당황스런 일을 겪었다.
이 여성의 증상은 바로 ‘핫 플래시’. 폐경기 여성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불리는 핫 플래쉬는 폐경기의 일과성 열감, 또는 전신 열감을 말한다. 증상으로는 친구와 얘기를 하는 도중, 또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얼굴이 새빨갛게 확 달아오르는 안면 홍조를 경험하기도 하고, 열감이 몸통에서부터 얼굴로 퍼지기도 하며, 가슴이 빠르게 쿵쾅쿵쾅 뛰거나, 밤에 자다가 식은땀도 흘리기도 한다.
운 좋게도 이 증상을 경험하지 않고 폐경기가 지나가는 여성도 있기는 하나 폐경기 여성의 70%가 이 증상을 경험한다. 어떤 여성은 하루에도 몇차례씩 또는 거의 한 시간마다 경험하기도 하며 어떤 여성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핫 플래시가 특이한 점은 뜨거운 열기는 느끼는데 체온계로 몸을 재어보면 체온변화는 나타나지 않는 것. 또한 증상이 나타났다가 몇 분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대개는 5분에서 30분 정도 이런 핫 플래시 증상을 경험한다. 증상이 심하면 호르몬 보충요법이나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이 추천된다. 하지만 호르몬 요법은 2~3년, 최대 5년까지 받을 수 있다.
핫 플래시 증상을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해서는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30분씩 운동하고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충분히 쉬어주며 절대 금연해야 한다. 특히 직장여성으로 사무실에서 핫 플래시를 겪을 때는 사물함에 여분의 타월이나 수건을 준비해 핫 플래시로 배인 땀을 닦을 수 있게 준비해 둔다.
이유없이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 두근거림, 안면 홍조, 흥건한 땀 등 핫 플래시 증상은 폐경기의 대표적 증상이다
#심장 건강
많은 여성들이 심장 건강에 소홀히 하기 쉽다. ‘심장질환=남성질환’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남성 사망원인 1순위가 심장질환인 것처럼 여성 사망원인 1순위 역시 유방암이 아닌 심장질환이다. 더구나 여성이 남성보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월등히 높다.
<폐경기 대처>
식사량 줄이고 운동량 늘려 뱃살 안나오도록
성생활 유지 ‘정신·육체 건강’도움
중년 여성 운동 권장량 ‘일주일에 300분’
우울증·불면증 등 약먹을 땐 부작용 주의
심근경색(심장발작)을 겪은 여성이 1년내 사망하는 확률은 38%인데 반해 남성은 25% 정도다. 특히 중년 여성은 콜레스테롤을 체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남편의 콜레스테롤, 혈압을 체크하듯이 아내도 자신의 심장 건강을 살펴야 한다. 전문의들은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심장질환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므로 폐경 이후의 여성들은 정기적으로 심장 검진을 받고 혈관이 비대해지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심장질환은 연령, 라이프스타일, 가족 병력, 전체적인 건강상태에 따라 발병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다. 만약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55세 이전에 심장질환 병력이 있었거나 어머니나 여자 형제가 65세 이전에 심장질환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나이 들수록 심장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흡연도 중요한 위험요소다.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금연이 급선무. 당뇨병 환자라면 심장발작에 걸릴 위험은 3배나 된다. 체중을 줄이고 혈당 조절에 신경써야 한다. 비만이라면 10파운드만 체중을 줄여도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암
50세가 되면 정기적인 암 검사가 필요하다. 유방암을 비롯해 폐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은 에스트로겐의 영향과도 관계있다.
12세 전에 일찍 생리를 시작한 경우, 또 55세 이후 폐경을 맞은 경우는 12세 이후 첫 생리를 한 경우나 55세 이전에 폐경을 맞는 여성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50%나 높다.
또한 임신을 한 적이 없거나 첫아이를 30세 이후에 가진 여성도 위험부류이며 과체중 여성 역시 유방암 위험이 높다. 또한 가족병력 중 어머니나 자매 중 폐경 전에 유방암으로 진단 받은 적이 있다면 위험그룹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40대가 되면 매년 매모그램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유방에 몽우리가 잡히는지, 움푹 패인 곳은 없는지, 색깔 변화가 있는지 등 자가 검진도 해야 한다.
폐경 후 질 출혈은 자궁내막암의 경고 사인이 되기도 한다. 폐경 후 핫 플래시를 조절하기 위해 에스트로겐을 사용한다면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도 함께 필요하다. 또한 성관계시 통증 또는 연분홍색이나 무색의 물 같은 분비물이 비치는지도 살핀다.
다른 암보다 폐암으로 죽어가는 여성이 훨씬 많다. 또한 폐암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발생률이 높은데 그 이유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흡연은 여성 폐암의 80%를 차지한다. 금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주의한다. 지속적인 기침, 호흡 문제, 가슴 통증 등 증상이 멈추지 않고 피 섞인 기침 또는 고름 같은 색깔의 콧물 등 증상이 있는지도 살핀다.
#성생활
<폐경기 전후에도 건강한 성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의외로 폐경 전후로 성생활이 나아지는 여성들이 있다. 좀더 경험이 쌓이고 자녀들도 자라 집을 떠나고 스트레스도 적어져 남편과 사이가 더 각별해지는 경우다.
반면 어떤 여성은 성적욕구가 폐경기에 확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핫 플래시, 질 건조증, 불면증, 짜증이나 우울증, 하혈 또는 갑작스런 생리 등 폐경기 증상은 성적욕구를 떨어뜨리거나 자신의 성적매력이 줄게 됐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폐경기에도 빈번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여성은 성생활을 중단하거나 줄인 여성보다 성적문제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생활을 지속하면 생식기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질 조직을 보다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골반근육도 더 튼튼해지며 건강한 성생활은 나이와 상관없이 여성 자신에게 ‘아직 여자’란 긍정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폐경기의 무드
폐경기는 중년 여성이 겪는 정서적인 문제의 직적접인 원인은 아니다. 실제로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증에 시달릴 위험이 2배 정도 높다. 하지만 호르몬의 변화로 많은 여성들이 폐경기에 좀더 민감해지기도 한다. 핫 플래시, 한밤중 식은땀, 불면증 등은 어떤 여성들에게는 우울증과 기분을 언짢게 만든다.
약물 부작용이나 자신도 모르는 갑상선 문제 등도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화를 잘 내거나, 두통, 불면증, 입맛이 떨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심화되지 않게 전문가를 찾거나 좀더 활동적으로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 현명하다. 프로작, 팍실, 에펙사(effexor) 같은 우울증 약은 핫 플래시의 증상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으나 다른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식생활 및 운동
신진대사가 느려지므로 체중도 늘기 쉬운 때다.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폐경기 전후로 여성은 매년 평균 1파운드씩 증가한다. 특히 뱃살이 문제다. 폐경 후에는 여성도 남성처럼 목과 아래턱 주변, 복부 지방이 증가한다. 또한 만병의 근원이 되는 내장비만에 주의해야 한다. 체중이 늘지 않는 날씬한 경우도 안심 못한다. 운동량이 부족하면 몸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잘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는 생활을 하면 근육량은 줄게 되고 날씬해도 지방은 늘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유지를 위해 일주일에 200분간 운동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중년 여성의 경우는 300분 운동해야 한다.
*폐경기 불면증에 시달릴 때는
처방전이 필요없는 수면제도 때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알콜이나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하지는 않도록 주의한다.
‘Excedrin PM’‘Tylenol PM’에는 항히스타민제(감기, 앨러지 치료) 성분인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 mine)’이 들어 있으며 졸음이 올 수 있게 한다. 또한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계열 약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와 상의해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이들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갱년기에는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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