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증상’ 제대로 이해하는게 우선
‘불혹’. 마흔살의 나이. 여자나이 40이 넘으면 ‘아! 나도 벌써 중년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폐경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거나 준비하게 된다.
폐경은 더 이상 여성호르몬 분비가 안돼 월경이 그치고 임신할 능력이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생리가 없는 상태가 12개월간 지속되면 ‘폐경’이라 진단한다. 이때 많은 중년 여성들은 ‘이제 난 더 이상 여자가 아닌가’하며 우울증을 겪기도 하는데 여성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레 겪게되는 신체적 과정이지만 많은 여성들이 폐경 증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폐경 증상을 다른 심장질환이나 암 증상이 아닌가 잘못 판단한다.
미국에서도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이 폐경기에 들어갔다. 최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미국 여성 약 1/3 가량에 해당하는 3,700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폐경기인 40~60대인데 자신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의 폐경기에 관해 심층 보도를 했다. 그 내용을 중심으로 폐경기에 대해 알아보고 폐경기의 여성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또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2회로 나눠 모색해본다.
여성 호르몬 중단은 나이들면 자연스런 현상
‘핫 플래시’경험하거나 땀 두통 불면증 등 ‘불청객’
덩달아 우울증까지 엄습 호르몬제 먹는 것보다는
‘건강 라이프스타일’ 모색을
폐경 전후 20%정도의 뼈 손실 찾아와
# 폐경기와 뼈
폐경 후 여성은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특히 50세 이후로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남성보다 4~5배 정도 높다.
척추관절 속에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있어 척추관절의 안전성을 유지해 주는데, 폐경과 함께 점점 부족해지면 여성의 척추관절 노화를 촉진시키게 된다. 에스트로겐 부족은 뼈 손실을 가져오고 여성은 폐경을 전후로 20% 정도 골 손실을 겪을 수 있는 것.
폐경기 50세 이후에도 뼈의 감소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감소하는 속도는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뼈 손실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 1,200~1,500mg의 칼슘과 400IU의 비타민 D를 섭취한다. 또한 정크 푸드는 먹지 말고 야채와 과일 중심으로 홀그레인, 로우-팻 유제품 등 건강식을 먹도록 한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오렌지주스나 정어리, 연어, 아몬드, 콩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여성이 운동하기를 싫어하는데, 운동은 골다공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뼈는 쓰지 않거나 적절한 힘을 받지 않으면 약해지기 때문. 따라서 쓰면 쓸수록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대신 층계를 이용하고, 샤핑할 때도 많이 걷도록 한다.
<폐경은 평균 51세를 전후로 5~10년간 나타난다. 이것은 노화의 자연스런 과정. 미리 준비하면 건강하게 넘길 수 있다. <사진 뉴스위크 일러스트레이션>>
#폐경기를 제대로 이해하자
건강한 폐경기를 맞으려면 먼저 그 증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폐경기의 증상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여성들이 모두 똑같은 폐경기 증상을 경험하는 것도 아니며 개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여성은 폐경기를 전후로 생식 능력의 변화를 비롯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양한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징후는 생리불순. 기간이 짧아지기도 하며 자꾸 늦어지고 양도 점점 줄어든다. 이는 나이가 들어 노화가 진행되면서 난소에서 나오던 여성호르몬 분비가 부족하거나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은 한참 동안 생리를 하지 않다가 하기도 하며, 어떤 여성은 아주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다가 갑자기 생리가 완전히 끊기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몸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많은 일을 한다. 어떤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폐경기의 대표적인 증상인 핫 플래시(Hot Flashes)를 경험하거나 밤에 잠을 자다가 흥건한 땀을 흘리기도 한다. 두통,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며 질 분비물도 줄어들고 두껍고 부드럽던 자궁 조직도 점점 얇아지면서 질 건조증이나 성생활때 고통을 느끼게 돼 성생활을 피하게 되기도 한다.
눈도 아프고 잠도 잘 안오고
폐경기 대표적 증상… 50세 이후엔 골다공증 발병률 높아져
<폐경 이후 여성의 뼈는 계속 손실된다>
신체적인 증상 외에도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해지고 날카로워지기도 하며 변덕스러운 기분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폐경기는 유전적인 면과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난소제거수술을 했거나 키모테라피 같은 암치료를 받는 경우 예기치 않은 시기에 유발하기도 한다.
대부분 폐경은 40~60세 사이 평균 51세를 전후로 5~10년간 나타난다. 40세 이전에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조기 폐경이라 하는데, 이른 폐경은 극히 드물지만 27~30세에 나타나기도 한다.사실 폐경기의 원인은 단 하나. 여성호르몬의 부족이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은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고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치매 예방 및 뼈를 튼튼히 하기 위해 호르몬제를 먹었다. 하지만 미 국립보건원(NIH)이 2만7,000명을 대상으로 호르몬 치료에 대한 대규모 임상실험을 한 결과를 2002년 발표하면서 호르몬 치료는 도마위에 올랐다. 당시 NIH에서는 폐경 후 장기간 여성 호르몬 치료는 유방암, 뇌졸중, 혈전, 심장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해 대대적인 파장을 낳았다.
많은 여성들이 이에 폐경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호르몬에서 대체요법으로 눈을 돌렸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요법에 대한 연구 역시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이 역시 호르몬 치료와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은 폐경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처음 시도해 볼 것은 호르몬 요법이라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폐경기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특히 약물복용을 피하고 싶다면 먼저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것을 충고한다.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을 시작하거나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체중을 줄이고 금연할 것 등이 권고되고 있다.
<폐경기 증세의 완화를 위해 복용하는 호르몬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폐경기의 수면
폐경기에는 불면증이 또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잠들기 어려워하거나, 새벽에 자주 깨기도 한다. 무호흡증이나 코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과체중이거나 운동량이 없는 여성은 수면 무호흡증이나 코걸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50대 이후 여성은 남성보다 불면증을 더 많이 호소한다. 불면증으로 잠을 잘 못 자게 되니 여성은 더욱 신경과민에 빠지게 되고 감정변화도 잦아지기 쉽다. 핫 플래시 증상이 심했던 날은 밤에도 자주 깨기 쉽다. 에스트로겐과 프로제스테론의 불규칙적인 분비는 수면을 방해하고 호흡, 스트레스 반응, 감정, 체온의 변화를 가져온다. 만약 1~2주간 잠을 제대로 자고 있지 못하다면 폐경 검사도 검사지만 혹시 갑상선 질환이나 심장문제로 수면방해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사해볼 필요도 있다.
#폐경기와 눈 건강
폐경기 여성에게 또 잘 나타나는 증상은 안구건조증. 폐경기에 접어들어 눈이 뻑뻑하고 건조감을 느낀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미 폐경학회에 따르면 폐경 여성 10명 중 6명 꼴로 안구건조증을 겪는다.
안구건조증은 만성 염증 또는 세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시야가 침침해지거나 아주 드물게는 각막손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은 류머티스 관절염, 루퍼스, 쇼그렌 증후군, 당뇨병, 파킨슨병, 갑상선 질환과도 관계가 있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인공눈물을 사용하거나 수돗물로 눈을 깜빡거리며 자주 씻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렌즈 사용을 줄이고 대신 안경을 쓴다. 오메가-3 지방산 함유 생선, 월넛 등을 많이 먹는 것도 좋다.
하지만 안구건조증을 장기간 겪고 있거나 책 읽기가 어렵다거나 이중으로 보일 때, 건조하지도 않은데 시력에 이상이 있거나 통증을 느끼고 침침하다 느끼면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받도록 한다.
<갱년기에 많이 찾아오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골다공증의 위험 요소>
▲골절 병력
▲아시안보다는 백인에 많다.
▲흡연 ▲가족 병력
▲127파운드 이하 또는 BMI 수치 20 이하인 경우
▲에스트로겐의 부족
▲거식증 또는 폭식증
▲지나친 운동으로 월경이 임시적으로 멈췄을 때
▲운동부족 라이프스타일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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