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밖에서 보는 2007년의 대선택, 그 관전기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48.3%, 열린우리당 12.3%이고, 노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는 ‘잘 못한다’가 70.3%, ‘잘 한다’는 22.7%이다(이상 동아닷컴 2/1일자 참조). 고건 전 총리 낙마 이후의 변화를 노리는 이, 박, 손 그리고 정 전 당의장의 성적표처럼 보여 각 캠프의 표정을 읽을 수 있겠다. 박수와 위로를 보낸다. 그러나 판 밖에서 보는 눈에는1년 전 고건 전총리의 ‘큰 꿈’을 충동했던 그 표의 다른 모습으로 보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직은 야권 주자들만의 잔치다. 이, 박, 손이 주고 받는 표의 흐름이 당내 경선을 좌우하겠지만 그것도 아직은 ‘아니다’다. 의미있는 수치가 있다면 바닥을 칠대로 친 노 대통령을 향한 22.7% 뿐이다. 앞으로 35% 내외까지 뛸 기미를 살필 수 있다면 그 의미는 더욱 클 것이다. 여권 성향의 ‘기본 표’라는 말이다.
지금 우리는 판 밖에 서 있다. 투표권도 없고, 직접적인 이해도 떠났다. 있다면 모국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2007년 12.19 대선택’, 어쩌면 목숨을 걸고 펼치는 대혈전 이상이 될 여, 야권의 쟁투를 보며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그 향방을 가늠하며, ‘사랑방 담론’ 정도의 품위만이라도 지키려면 우리는 서로 지켜야 할 기준과 근거를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나서 찬, 반과 호, 오를 따져야 하리라 본다 .
필자는 먼저, 21세기 첫 10년 욕심을 부려 첫 30년을 관통할 시대 정신은 무엇이어야할까 묻고싶다.
우리 민족이 함께 풀어야 할 ‘화두(話頭)’라 해도 좋다. 그것은 “평화”와 “번영”일 것이다. 삶의 터를 쑥밭으로 만들고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부정하며 죽고 죽이는 전쟁을 보며 얻은 교훈이다. 무엇보다 “평화”가 먼저다.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리는 전쟁만은 안된다.
그리고나서 사람답게 더 잘 살겠다는 “번영”이다.
그러나 한반도가 맞는 첫 30년은 이것만으로는 안된다. 한민족이 품고 있는 ‘100년의 한(恨)’을 풀어야 할 우리들 앞에는 “민족 통일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 왜족이 휩쓸고, 짓밟고, 분탕질을 서슴치 않았던 지난 100년 전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 늑약이 있다. 1910년 8월 29일에는 조선 왕조의 국권을 잃는다. 경술 국치다. 한반도의 생령들이 겪어야 했던 모든 불행과 한반도 분단의 씨앗이다. 바로 오는 2010년 8월에는 통한의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는다.
분단의 상흔을 안고 경술국치 100주년을 웃으며 맞을 만큼 한민족의 혼과 넋이 죽어 흩어졌다면 어찌할 수 없다. 그러나 결코 그럴 수는 없다. 남과 북이 한반도의 평화를 다짐하고, 기필코 번영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통일의 문을 활짝 열고, 한반도가 다시 하나되는 통일 축제를 앞당겨야 한다. 그 때, 그 자리에 참된 민족 번영의 길도 열릴 것이다.
2007년 대선택으로 나라의 “큰 머슴”이 될 제17대 대통령은 바로 한민족의 100년의 한을 풀어야 할 막중한 책무까지 짊어진 것이다. ”갱재” 하나만으로는 어림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수출입국으로 오늘을 이룬 나라다. 물 길, 뱃 길 열어 얼마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인가. 왜 야권 누구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어떻게 다루고 얼르겠다는 의지나 계획을 밝히지 않는가.
노 대통령이 묻듯이 ‘개성 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문제를, 또 대북 교류 협력 문제를 어찌 할 것인지 떳떳이 밝혀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박 , 손 모두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위에서 보았던 여론 조사의 수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반 북, 반 통일을 주장하는 막가파 주자가 아니라면 대북 문제는 가장 민감한 문제요, 누구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오는 개혁 통일 의지를 밟지 않고서는 비껴갈 길이 없기에 더욱 그렇다.
한 달 동안 우리가 볼 수 있었던 예비주자들의 솜씨는 ‘몸 풀기’ 쯤 될 것이다.
굳이 가린다면 ‘반노정서’와 실패한 참여정부의 경제, 민생문제를 겨냥한 “명빡” 선수에게 ‘행운상’, 한나라당 놀이판을 흔들고 애매모호 몸짓으로 몸값을 올리려는 “손빨” 선수에게 ‘고군분투상’, ”명빡” 선수에게 밀리고 인혁당 사건 무죄 판결과 판사 실명 공개로 코너에 몰린 “박짱” 선수에게 ‘두통, 복통상’이면 무난할 것이다. 아직도 문제는 일으켜 세워야 할 여권이다. 여권이 잘못되면 야권마저 기둥이 뽑히고, 대들보가 무너지기에 억지로라도 상을 주고 격려해야 한다면 “정똥”에게 ‘꼴찌, 애석상’을 안길 수야 있다. 그러나 할 말이 있다. 갈길은 멀고 험한데 “정똥”은 왜 눈 감고 뭉그적거리는가. 지는 해 때문인가. 고개를 들어 떠오르는 ‘보름달’은 왜 못 보는가.
‘전주의 정동영’이가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보여 준 ‘열정’과 노대통령을 지켜온 ‘신의’로 오늘의 “정똥”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신의의 정치인으로서 김대중, 노대통령의 뒤를 이어 민주, 통일 세력의 기수가 될 때 정치 지도자로서 살 길이 열릴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것 또한 민심이다. 우리 민족의 발등에 떨어진 화두를 풀겠다고 목숨을 걸고 온 몸을 내던질 때, 민초(民草)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당신의 손을 잡아 준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오늘의 우리당 꼴이 누구 탓인데 주인인 국민을 어찌보고 탈당, 신당 타령인가. 그것들이 얼마나 무책임한 발길이고, 소인배의 처신인 줄 몰라서 그러는가? 여권이 지금대로라면 누구에게도 어차피 물 건너간 “대권”. 신의와 품위를 지키며, 야당할 각오을 왜 못하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해는 내일도 동쪽에서 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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