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단독주택보다는 콘도시장을 살펴보는 편이 낫다. 단독주택 통계는 실상을 왜곡해서 보여준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택 시장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최근 발표된 일부 통계들은 주택 시장이 이젠 최저점을 통과했음을 시사하고 있으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주위서 보는 실제 주택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기가 느껴진다. 가격은 피크에서 내려와 이젠 좀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데 가격이 버티고 있어본들 신뢰가 가지 않는다.
단독 주택 통계는 시장 변화 제대로 못 짚어
리모델링 투입액 감안하면 실제는 더 큰 가격하락
가격변화에 민감한 콘도 통계가 더 정확한 방향타
이러다가 가격마저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홈 오너나 셀러들은 불안하다. 바이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통계는 최악은 벗어나고 있다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집을 매입해야 할 타이밍인가. 통계를 액면 그대로 믿고 집을 샀다가 만약 더 내려간다면 손해를 본다.
주택시장은 과연 어느 쪽으로 가고 있을까. 변곡점. 바이어와 셀러는 현재의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서 있는 것으로 느낀다. 통계를 완전히 믿기에는 체감온도가 다르고, 현장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통계가 유혹적이다.
집을 사야 할 때일까, 지금이라도 던지는 편이 나을 시점일까. 바이어나 셀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시장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실상을 정확히 뚫어 볼 수 있는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잣대는 없을까? ‘SocketSite.com’을 운영하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 애덤 코발은 단독주택(single family homes) 통계가 신호등 역할을 하기보다 오히려 혼돈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콘도 시장을 살피는 편이 실상 파악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국부동산협회(NAR)의 통계를 예를 들어보자. NAR에 의하면 지난해 3분기 중 단독주택은 가격 하락이 1.2%로 전체 시장의 30%에서 가격이 하락했는데, 콘도는 전체 마켓의 46%에서 가격이 하락해 전체적으로 보면 평균 2.1%가 떨어졌다.
두 가지 통계가 보여주는 그림 중 어떤 것이 실상을 더 정확히 보여주는 것일까. 코발은 정확한 가격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물건을 두고 가격 비교가 이뤄져야 하는데 단독주택의 경우 홈 임프루브먼트 부분 때문에 정확한 가격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통계가 전년 동기와의 비교인데 단독주택인 경우 비교 대상 기간인 일년 동안 많은 주택 개수나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더 긴 기간을 놓고 보면 많은 돈을 들여서 리모델링을 하게 마련. 3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요즘 주택은 훨씬 커졌고 고급이다. 주택가격이 상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는데 가격이 제자리걸음이라면 실제로는 가격 하락이다.
그러나 콘도인 경우 업그레이드할 여지가 거의 없어 똑같은 물건을 두고 보다 정확한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
또 이 통계는 전국 많은 지역에서 41만7,000달러 이하의 컨포밍 모기지 론으로 거래된 매매만 집계하고 있기 때문에 럭서리 홈 판매는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허점도 있다.
콘도가 더 유용한 잣대가 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모기지은행협회의 분석가 더그 던칸은 콘도는 실제 소유주가 거주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고 세컨드 홈이나 투자 목적으로 소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시장 움직임을 더 민감하게 보여준다고 말한다.
단독 주택의 경우 실거주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도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그대로 붙들고 버틴다. 가격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에 있어 차이가 난다. 콘도는 시장 동향에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지만 단독주택은 굼뜨고 반응정도가 실제보다 약하다.
주식으로 치면 단독 주택 오너들은 가치주 매입 후 장기 보유하는 스타일의 투자자를 닮았고, 콘도 오너들은 성장주 투자자들과 근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급등하는 시장에 베팅하고 시장 동향에 따라 빠르게 들어갔다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던컨은 전국 주택시장이 최고조를 이뤘던 시점이 2005년 7월 이었는데 이 때 콘도 가격 상승이 기존 단독주택 가격 상승보다 느려진 첫 번째 달이었다고 지적한다. 콘도 가격 움직임이 주택시장의 변곡점을 정확히 짚어냈다는 말이다.
물론 콘도 통계도 자체 결함이 있다. 뉴욕의 부동산감정회사인 밀러 샤뮤엘스의 조나단 밀러는 시장이 상승할 때는 가장 좋은 콘도들이 먼저 팔리고 이런 고가의 좋은 콘도들이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간평균가는 올라가 실제보다 강세인 것처럼 시장을 오도한다고 지적한다. 썩 좋지 않은 콘도들은 시장에서 느리게 반응,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 콘도 개발 업체들 역시 단독주택 개발업체와 마찬가지로 판촉을 위한 공짜 선물을 많이 안기고 있기 때문에 가격변화를 엄밀히 잡아내는데 허점이 있다. 또 콘도 판매에 관한 전국적인 통계는 NAR에서 나오는 것이 유일하고 집계한지 일년밖에 안됐다는 흠도 있다. 그러나 콘도는 단독주택에 비해 투자 목적과 움직임이 다르다 할지라도 민감하고 정확하게 반응한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주택시장의 방향타로 더 주목된다.
2월 중순 NAR이 발표할 콘도 통계를 보자. 단독주택 시장 동향이 주된 관심사일지라도 콘도 통계가 더 정확하게 방향을 잡아줄 것이므로.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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