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동안 보고 싶은 모습, 쥐고 싶은 희망을 그려 본다. 울 안에 키워 온 돼지가 ‘황금 돼지’라니 더욱 그렇다. 그것도 ‘쌍춘년’을 뒤따르는 돼지요, 600년만에 맞는 ‘황금 돼지’란다. 새로 태어나는 아기들의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이웃들의 욕심이 하늘을 찌를 것 같다. 크게 한몫 잡겠다는 각오일 것이다. 그것들이 그냥 욕심이라 해도 좋다. 우리 모두가 한가지로 뜻을 다하여 ‘하늘의 뜻’까지도 움직일 수 있음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 희망을 읽어야 한다.
한반도를 두고 욕심을 말하고 희망을 읽어야 한다면, 우리는 먼저 평화를 챙겨야 할 것이다. 분단 이후 주고 받았던 남북한의 반목과 갈등이 한반도의 번영과 한민족의 웅비를 그 얼마나 가로막았던가? 살얼음 위를 걷듯 지켜온 평화, 누구들 말대로 ‘퍼주기’로 지탱해온 저나마의 평화가 깨진다면 오늘 우리가 볼 수 있는 서울의 번영을 지켜갈 수 없고, 선진강국을 향한 꿈도 키워 갈 수 없을 것이다. 한미동맹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중요한가. 국가안보, 한반도의 평화 때문일 것이다. 총칼 마주 겨누는 분단비용은 또 얼마인가. 북한과의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유지비도 그에 걸맞게 책임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분단비용을 삭감할 수 있는대로 삭감,그 빈자리를 평화유지비로 채울 수는 없는가. 올 겨울에도 100만여 북녘 동포들이 굶고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이다. 못 들은 척해서는 안된다. 이 어려운 때 영아, 유아,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제, 소화제, 항생제 보내기마저 거절한다면 그것이 어찌 동족이라 할 것인가. 북녘 땅 동포들의 입과 배(腹)를 내편으로 만들 수 있는 길에 왜 진보와 보수는 싸워야 하는가 . 통일을 위해서라면 누구인가 언제인가는 꼭 짊어져야 할 짐인 줄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일인데도 말이다.
둘째로 읽고 싶은 희망은 “한미FTA”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이다. 오는 3월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고 불편했던 한미관계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과 ‘한미FTA’가 한미관계를 떠받치는 양대 축이 되어야 한다.바로 한반도의 ‘평화 지킴이’이다. 나라살림이 GDP 3만 달러 고지를 보다 쉽게 점령하고, 중국이나 일본과의 무한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미국과 손잡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로써 참여정부가 말하는 “자주”도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자주하면 ‘반미’다. 국민정서와 맞물린 자존심 세우기였다. 이제 그래서는 안된다. 이웃들의 힘에 대한 “자주”이어야 한다. 일본과 중국에 대한 자주, 일본의 원자력과 북한의 핵에 대한 ‘자주’말이다. 역사와 영토문제가 얼키고, 국가의 안위와 존망까지 지켜야 할 그런 “자주”다.
셋째로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 선택의 해, 올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복(福)있는 대통령 당선자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인사가 만사’ 이기에 특별히 인복(人福)있는 대통령이다.
전쟁터에서 나라 주인이 결판나던 옛날, 장군 재목을 분별하여 위아래와 소임을 정할 때이다. 맹장(猛將)은 싸움꾼이다. 다음이 용장(勇將)이다. 싸움중에서도 내편과 네편의 기세를 살피고, 진퇴를 정할 수 있다. 지장(知將)이 그 위다. 무리를 거느리고, 계책으로 장병의 힘을 아낄 수 있어야 한다. 더 위는 덕장(德將)이다. 따르는 무리가 있고, 무릇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는 복장(福將)이다. 하늘이 돕는다. 용과 지와 덕을 가슴에 품었을 뿐만 아니라 “대지약우(大智若愚)”의 묘를 터득하여 능히 천하를 두고 큰 뜻을 펼 수 있는 우두머리다.
저렇게 욕심스럽게 대통령 당선자의 모습을 그리는 뜻은 물론 따로 있다. 이번 대통령 당선자는 무너진 법치의 근간을 다시 세우고, 경제를 살려 “법치 선진한국”의 길을 닦아야 한다. 건국 이후 “압축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면서 쌓인 계층간, 지역간 갈등도 이제는 풀어야 한다. 통일의 문의 빗장도 벗겨야 한다. 어느것 하나도 싸움으로는 안된다. 끝없이 듣는 귀, 참고 또 참는 가슴으로 사회 양극화와 남남갈등을 지탱하는 두 가치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끝내는 이를 통일의 추동력으로 쓰고, 문민ㆍ국민ㆍ참여정부 3대가 가꿔 온 통일의지를 지켜 가는 그런 대통령 모습이다.
끝으로 북한 핵을 두고, 주고받겠다는 북미 두나라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남북 정상회담도 소망스럽고, 놀랍게도 평양에 ‘성조기’가 펄럭인다면, 그것은 복많은 대통령을 선택하겠다는 국민들의 가슴에 평화와 번영과 통일의 희망을 심어 주게 될 것이다. 올해야말로 우리 한민족에게 다시없는 복된 한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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