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211마일의 존 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 하이킹을 마치고 돌아온 설암산악회의 김인호씨가 9일간의 산행기를 보내왔다. 3명의 멤버가 함께 한 도전과 열정의 산악일기를 앞으로 5회에 걸쳐 연재한다.
만년설·초원이 공존하는 ‘별천지’
암벽등반 없지만 퍼밋 받기는 어려워
40파운드 배낭메고 20일 걸려야 완주
만년설을 연상케 하는 두꺼운 눈으로 덮인 1만4,000피트 높이의 화강암 바위산과 토파즈 빛깔의 푸른 호수, 야생화 만발한 초장과 진동하는 폭포소리 등 John Muir Trail(JMT)은 다녀온 많은 산악인들이 한결같이 경이로운 곳이라고 칭송하는 등산로이다.
<존 뮤어 트레일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하이 시에라 룹 트레일의 표지판. 맨 아래 위트니 산까지 211마일이라고 쓰여 있다. 왼쪽부터 김영환, 임헌성, 김인호씨>
미 국립공원(National Park System)의 아버지로 불리고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의 창시자인 존 뮤어(John Muir, 1838~1914)를 기념하여 1938년에 완결된 JMT는 북쪽의 요세미티 밸리에서 남쪽의 세코이야-킹스캐년의 휘트니산까지 211마일을 지칭하지만 휘트니산 아래로 내려와야 하므로 11마일을 추가하여 총연장 222마일이 좀 더 정확하다.
자연을 벗하는 탐험가이자 자연보호주의자이며 명필가이기도 한 존 뮤어는 스코틀랜드에서 출생하여 미국에 이민 와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후 알래스카, 남미, 아시아 등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 가운데서도 요세미티와 시에라네바다를 자신이 본 산맥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첫날 산행에서 만난 버날(Vernal) 폭포. 바로 옆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JMT 222마일을 하루 평균 10~12마일을 걷는다면 약 20일이 소요된다. 중간에 마을이나 가로지르는 도로가 없어 재보급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등산로는 관리가 잘 되어 있고 표지판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시냇물을 건너가고 눈 덮인 패스(pass)를 지나는 등 장애물들이 있으나 암벽등반을 하는 곳은 없다. 하지만 JMT를 계획하는 산악인들은 훈련을 통하여 40파운드 무게의 배낭을 메고 계속하여 10~15마일 거리를 등산할 수 있는 체력과 인내심을 갖추어야 한다.
LA에서 가까운 중가주에 JMT가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큰 축복이다.
JMT를 통하여 접하는 아름다운 자연과 동식물, 그리고 동료 산악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풍요롭고도 오랜 추억에 남을 산행을 경험해 보도록 하자.
8월 4일(금요일)
“이렇게 맛있는 거 다 먹고 쉬엄쉬엄 가려면 다른 사람들한테 JMT 간다고 하지 말아요. 이건 관광하는 거지 JMT 가는 게 아냐” 비숍(Bishop)에서 유명한 빵집(Erik Schat’s)에 들러 점심을 하는 동안 김영환 원정담당 총무가 한마디 한다.
하긴 아침은 데니스(Dennis)에서 팬케이크까지 먹고 395번 Hwy 옆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인들의 격리 수용소였던 만자니타(Manzanita)도 구경을 했으니 그럴 만도 하네. 어떻든 지난 몇 주간 장비와 음식 점검을 위해 같이 모인 자리에서 많은 조언을 들려준 김영환씨가 요세미티까지 라이드를 제공하고 7일 후 비숍으로 들어와 마지막 2박3일 산행을 같이 하기로 해주니 우리에겐 큰 힘이 되었다.
새벽 5시에 LA에서 출발하여 Tuolumne Meadow 레인저 스테이션에 도착하니 저녁 4시가 다 되었다. JMT는 본래 Yosemite Valley의 Happy Isle에서부터 출발하지만 많은 산악인들이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인 Tuolumne meadow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 계획도 마찬가지 이었는데 레인저 스테이션의 퍼밋 담당이 단호하게 캠핑 자리가 없으니 요세미티 밸리에서 시작하란다.
어째 조금 찜찜하지만 우리는 모든 룰을 지키는 설암 산악인들, 군소리 하지 않고 1시간30분을 달려 요세미티 밸리로 내려가 장비를 챙기니 벌써 산속은 어둑해진다.
약 4.5마일의 리틀 요세미티 밸리에서 자고 다음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Vernal Fall과 Nevada Fall로 이어지는 첫 산 행로가 장난이 아니었다. 경사가 제법 심할뿐더러 비도 심심찮게 뿌려댔다.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캠핑장에 도착하니 제법 많은 산행인들이 벌써 저녁 준비들을 하고 있었다. 이중 일부는 JMT 여행자들이고 또한 일부는 3.5마일 거리에 있는 해프 돔(Half Dome)을 올라가려는 산악인들이었다.
얼른 저녁을 끓여먹고 잠자리에 드니 벌써 9시가 넘었다.
Bear Box 옆의 모닥불이 꺼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요세미티의 첫 날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JMT는 퍼밋을 받기가 쉽지 않다. 또한 전체 JMT를 15일에서 20일 걸쳐 완주한다는 것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아직 체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고 시간이 허락지 않는 경우 약 5일에서 10일 사이로 JMT 구간을 나누어 다녀오는 방법이 있다. 단지 중간에서 JMT까지 걸어 들어가는 거리를 10에서 20마일까지 추가로 계산해야 한다.
JMT를 부분적으로 횡단할 수 있는 중간 지점으로는 Agnew Meadows, Red’s Meadow, Mono Pass, Edison Lake, Florence Lake, South Lake, Onion Valley 등이 있다(좀 더 자세한 내용은 관련서적이나 Website를 참조 할 것).
어린 자녀나 가족과 함께라면 연휴나 2박3일의 일정을 통하여 JMT로 통하는 등산로에서 하이 시에라(High Sierra)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올 수 있다. 395 Hwy를 따라 하이 시에라로 통하는 지점은 다음과 같다.
1. Lone pine에서 Mt. Whitney Hiking-중간의 Lone Pine
Lake까지는 퍼밋이 필요 없다.
2. Bishop에서 North Lake 혹은 South Lake를 통한
Hiking-중간에 Camping 장소가 여럿 있다.
3. Tom’s Place에서 Rock Creek Road를 따라 올라가
Hiking하기.
4. Mammoth Ski 장 인근의 Red’s Meadow에서 Hiking 하기.
5. 120 Hwy를 따라 Tuolumne Meadow에서 Hiking 하
기.(JMT에 가장 인접한 곳)
지역에 따라 camping과 hiking permit이 필요한 곳이 있으므로 미리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JMT Permit을 취급하는 관할 사무소는 다음과 같다.
Wilderness Management Office
Box 545
Yosemite national Park, CA 95389
Phone) 209-372-0740
Wilderness Permit Office
Inyo National Forest
351 Pacu Lane Suite 200
Bishop, CA 93514
Phone) 760-873-2483
Inyo National Forest
Mammoth Mountain Ranger District
Box 148
Mammoth Lake, CA 93546
Phone) 760-924-5500
김 인 호 <설암 산악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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