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서버브 나일스타운 집중…대규모 상권 형성
3개 대형마트 총력전, 수익 현지 환원 여부도 관심
H마트, 그랜드마트, 아씨 등 타주 대형 마트들의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시카고 한인사회에 투자와 개발 붐이 거세게 일고 있는 만큼, 분위기에 막연히 휩쓸리지 말고 경제적인 마인드를 갖고 최근의 현상들을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단 3개 대형식품업체가 모두 첫 발을 내디딘 나일스 타운의 지리적인 개발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카고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H마트, 아씨, 그랜드마트가 모두 2~3마일 반경권내로 인접하기 때문에 이 세 개의 축과 더불어 역시 기존에 사실상 한인상권의 중심지 기능을 했던 골프와 밀워키길 교차로의 골프밀 상권이 복합돼 제2의 한인타운을 형성하리라고 예측했다. 이들 상권을 중심으로, 시카고 북부와 서부 서버브에 넓게 분산돼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의 트래픽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대형마트 주변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술렁거리지는 않고 있다.
링컨부동산의 김석준 리얼터는“값이 오르긴해도 대형 마트들이 들어온다고 주변의 상가 건물 값이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나일스에는 매물로 나온 상업용 부동산이 많지 않고 큰 길가의 샤핑센터들이 많이 있지만 파트너들끼리 공동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팔고 사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들이 분양하는 샤핑몰 내의 수십개 점포들도 한인들로 다 채워지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의 우려도 있지만 H마트가 처음 푸드코트와 여러 부속 매장들을 분양했을 때에 몰렸던 관심과 신청 붐을 보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의견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나일스에 한인상권의 중심이 형성돼도 샴버그, 알링턴하이츠, 네이퍼빌, 버논 힐스, 버펄로 그로브 같이 서쪽과 북쪽으로 더 먼 지역의 한인 상권 중심지들도 활발히 개발돼야 균형적인 개발과 한인들의 편의가 골고루 증대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드폴대 최진욱 경제학 교수는“나일스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고객들이 어떻게 대형마트들을 이용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며 “나일스가 한인들이 제일 많이 왕래하는 상거래지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부수적인 상점들이 틈새시장을 노리고 주변에 잘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에 부는 대형 투자 바람이 불황을 맞고 있는 한인 경기에 활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타주에서 진출한 3대 대형식품유통기업이 시카고에서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편익이 커지는 것은 확실하지만 생산이나 이익 분배 측면에서는 큰 기대를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진욱 교수는“결국 대형화는 요즘의 추세이고 소비자들이 받는 혜택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득분배 차원에서 봤을 때 대형마트들이 시카고에서 얻는 이윤을 현지에 다시 환원하고 이것이 재분배 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식품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규모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 아시아수퍼마켓 샴버그점의 박병렬 대표는“식품업계의 전망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그 중심고객이 되는 한인들의 숫자가 제일 중요한데 시카고 일원의 한인들은 광범위하게 퍼져 살고 있고, 인구 밀도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며“대형마트들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서로 손실을 보는 것은 물론 기존에 있던 20여개 소형 마트들도 견디기 힘들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국,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식품은 원가가 비슷해서 큰 회사라고 엄청나게 싸게 가져 올 수는 없기 때문에 대형마트들이 계속해서 저가 경쟁을 하기도 힘들다. 중소 마켓들도 살아남고자 수입단가를 낮추기 위해 컨테이너 단위로 구매한다 하더라도 이를 다 판매하기는 힘들다는 데 그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상권 형성의 초석을 이루는 식품유통업계가 대형마트 중심으로 재편성되면서 얼마나 많은 시카고 현지 업체들이 이를 중심으로 밀집되고 함께 어우러져 동반매출상승과 고용창출 효과를 발생시키고 아울러 여기서 나오는 이익을 다시 시카고로 재분배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나 한인 고객들은 물론 타인종 그룹으로부터의 수요가 필요한 만큼 나일스 제2의 한인타운은 한인이 중심이 되데, 다른 아시안, 백인,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미국식 경제 성장 과정을 밟아나가야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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