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맑은 날이 몇 주씩 계속되는 여름보다 오히려 바람과 구름이 많은 요즘 같은 때에 화창한 날을 만나면, 야외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해지게 마련이다. 한낮의 따스한 잔디에 누워 해바라기도 하고, 산책이나 하이킹 끝에 일행과 모여앉아 식사를 나누며 가을을 만끽해보고 싶은 충동이 고개를 드는, 그런 계절이기 때문이다.
<태평양과 샌타모니카 마운틴, 그리고 LA 다운타운까지 360도 정경이 있어 로맨틱한 피크닉 장소로 손꼽히는 윌 로저스 스테이트 히스토릭 팍의 전경>
남가주 곳곳에 수많은 공원과 해변 피크닉 구역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사람을 모이게 만드는 곳에는 반드시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는 공원에는 넓은 잔디밭이나 농구, 또는 배구 코트가 마련되어 있고, 한가로이 산책을 원하는 노인들이 자주 가는 장소에서는 호수나 큰 나무가 있는 오솔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자전거나 롤러블레이드를 탈만한 포장도로가 준비된 곳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로 붐비고, 아름다운 전망과 고요함이 있는 장소에는 색다른 데이트를 원하는 연인들이 모여든다.
이렇듯 간단한 샌드위치와 와인을 곁들인 로맨틱 피크닉에서부터 바비큐와 공놀이를 즐기는 가족 야유회까지, 같은 나들이라도 구성원에 따라 그 필요와 기대가 달라지는 법. 그렇다면 기왕 나서는 주말 피크닉을 아무 곳이나 찾아가기 보다는 자신에게 최대한 즐거움을 선사할 장소를 고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각 지역마다 널리 퍼져 있는 다양한 공원 중에서 가을 외출에 적당한 열군데를 선정하여, 그 곳들의 특징과 장점을 다음과 같이 알아본다.
<포장되지 않은 자전거길이나 하이킹 트레일은 체력과 경험이 풍부한 경우에만 할 수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자연과 가까워지는 매력 때문에 누구나 다시 시도하게 된다>
추천! 피크닉 명소 10 곳
일상 떠난 공간, 느긋한 주말의 여유
1. 그리피스 팍
<1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리피스 팍 입구를 지키는 그리피스 대령 동상. 광산업 재벌이던 그는 1896년에 그리피스 팍을 LA시에 기증했다>
LA에서 단연 으뜸가는 공원이다.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것은 물론, 자연의 미를 마음껏 누리기에 충분한 숲과 개울, 그리고 모든 연령층을 충족시켜 줄 다양한 시설을 갖추었다.
로스앤젤레스 강을 낀 4,213에이커는 미 전국에서 시가 관할하는 공원 중 가장 큰 규모. 일반 도시 공원들과 달리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100년의 역사를 지나면서 그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카요티, 사슴, 너구리, 매, 딱따구리, 방울뱀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가을에는 부분적으로 단풍도 볼 수 있다.
지난 주 재개장한 천문대, 동물원, 골프장, 테니스장, 승마 코스 등이 근접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조랑말 타기, 기차 타기 등의 놀이와 야구장, 축구장, 하이킹 트레일, 그리고 곳곳에 여러 개의 피크닉 구역 등이 마련되어 있다.
Griffith Park
4730 Crystal Springs Dr. LA, CA 90027, 323-913-4688
시간: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30분
2. 윌 로저스 스테이트 히스토릭 팍
<가까운 공원에서 갖는 주말 야유회는 가족간의 친밀함을 더해주는 계기가 된다>
태평양과 샌타모니카 마운틴, 그리고 LA 다운타운까지 360도 전경이 있어 로맨틱한 피크닉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목장 초원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담요를 놓고 바다 바람을 맞으며 와인과 샌드위치를 즐기는 간편한 야유회도 좋고, 본격적인 바비큐와 하이킹, 또는 자전거 타기 등 가족 위주의 활동도 무난하다.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미리 예약을 하여 윌 로저스 가족의 랜치 투어를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Will Rogers State Historic Park
1501 Will Rogers State Park Rd., Pacific Palisades, CA 90272 (Sunset Blvd. 만나는 지점), 310-454-8212
3. 레이시 팍
어린이나 노인이 있는 가족들은 반드시 또 한번 가보게 만드는 매혹적인 30에이커의 푸른 공간이다. 지나치게 크지도 않고 아기자기 하면서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다.
중앙 잔디밭 주위로 자전거와 롤러블레이드를 타기에 적합한 보도가 있는데, 완전히 평지이기 때문에 초보자나 어린 아이들도 안전하게 놀 수 있지만, 4/10마일과 7/10마일 길이를 완주해야 한다. 놀이터 또한 다른 공원보다 다양한 기구가 마련되어 있다.
피크닉 테이블과 그늘을 주는 고목이 많은 것도 장점인데, 바비큐는 금지되어 있다. 바람이 좋은 날에는 연날리기를 하는 가족도 흔히 볼 수 있다.
Lacy Park
1485 Virginia Rd., San Marino, CA 91108, 626-304-9648, 300-0700
4.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식물원
<가을의 운치를 맘껏 누릴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 식물원의 평화로운 풍경>
조용한 가족 야유회나 데이트 장소로 적당하다. 127에이커 공간에 호수, 열대 식물원, 19세기 건축물, 폭포, 장미밭, 대나무밭, 20여종의 조류 등 진기하고 아름다운 구경거리가 가득하다.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도서관에 마련되어 있고, 야외 연주회를 비롯한 특별 이벤트가 자주 열린다.
활동적이고 그룹이 큰 모임에는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간단한 피크닉 배스킷을 들고 한가한 오후를 즐기기에는 어떤 공원보다도 훌륭하다.
Los Angeles County Arboretum & Botanic Garden
310 North Baldwin Ave., Arcadia, CA 91007, 626-821-3222
5. 버두고 팍
<버두고 팍은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10대 스케이트 팍으로 꼽히는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갖춘 곳이다>
차를 몰고 공원에 다가가면서부터 기분이 좋아지는 예쁜 공원이다. 캘리포니아주 내에서 10대 스케이트 팍로 꼽히는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유명하지만, 그보다도 나무 타기를 좋아하는 꼬마들이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만큼 탐스러운 나무들이 더욱 매력적이다. 피크닉 구역과 놀이터가 잘 관리되어 있어서 주말마다 생일잔치가 많이 열린다.
Verdugo Park
1621 Canada Blvd., Glendale, CA 91208, 818-548-2000
6. 채스워스 팍
<젊은이들이 모이는 야유회에서 공놀이는 빼놓을 수 없는 순서. 최근에는 모래와 배구 코트가 마련된 공원이 늘고 있다>
가구만한 크기부터 자동차나 집채 만한 크기까지 다양한 모양의 표석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위 공원’이란 별명이 붙었다.
샌퍼낸도 밸리를 내려다보는 하이킹 트레일이 인상적이고, 테니스 코트와 레크리에이션 센터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놀거리가 다양하다.
피크닉 에리어 옆으로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축구를 비롯한 공놀이나 연날리기를 하기에 좋다.
Chatsworth Park
22360 Devonshire St. (남쪽 입구), 또는 22300 Chatsworth St. (북쪽 입구), Chatsworth, CA 91311, 818-341-6595
7. 엘도라도 팍
<따스한 햇빛과 적당한 바람이 있는 주말, 가족들과 함께 공원에서 갖는 바비큐 야유회는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놀이를 원할 때 찾으면 적합하다. 낚시, 범퍼 보트, 작은 연못, 자전거길, 기차와 포니 타기 등 어느 연령대나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피크닉 장소와 놀이터 또한 널찍해서, 여러 가족이 모이는 야유회 장소로 좋다.
El Dorado Park
2800 N. Studebaker Rd., Long Beach, CA 90815, 562-257-3225
8. 말리부 블러프스 팍
명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평화롭고 고요한 느낌의 공원이다. 페퍼다인 대학을 끼고 태평양을 바라보는 정경과 넓은 잔디밭이 일품이어서, 좋은 책 한 권을 들고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연인끼리 조용한 데이트를 하기에 적격이다.
잘 정돈된 축구장과 야구장이 있지만, 잔디밭에서는 방해 받지 않고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Malibu Bluffs Park
24250 Pacific Coast Hwy, Malibu, CA 90265, 888-275-0856
9. 어바인 팍
<운치 있는 나무들 사이로 기차를 타고 지나가는 재미는 어바인 팍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
시원한 오크 나무와 잎이 큰 시카모어 나무로 둘러싸여 운치가 있지만, 막상 공원 안에 들어서면 외향과 달리 어린 아이들이 많아서 활기찬 분위기에 젖게 된다. 적당한 크기의 호수, 바위로 장식된 폭포, 중앙에 위치한 다리 등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어른들에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에게는 기차타기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놀거리를 골고루 제공해 준다.
Irvine Regional Park
1 Irvine Park Rd., Orange, CA 92862, 714-973-6835
10. 크레이그 팍
<고목에 둘러싸인 크레이그 팍의 호수 주변에서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기복 있는 언덕들과 그 사이로 흐르는 개천, 그리고 잔잔한 연못과 시원하게 펼쳐진 잔디를 에워싼 고목들이 124에이커를 채우고 있다. 평소에는 대화를 나누며 산책하기에 적당히 조용하고 자연을 느낄 수 있지만, 주말에는 상당히 붐비는 편이다. 공원 곳곳에 피크닉 테이블이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오리, 거위 등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유유히 거니는 모습을 흔히 본다. 가족 나들이에 적합한 장소다.
Craig Regional Park
3300 State College Blvd., Fullerton, CA 92835, 714-973-3180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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