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밑 압도하는 센터 중심의 농구 퇴조
“코트 넓게 쓰고 찬스 나면 어디서든 쏜다“
빠른 패스, 달리는 스몰볼이 ‘이기는 농구’
▶경기 규칙 변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경기 규정 개정. 이에 따라 NBA의 플레이 스타일도 자연 바뀌게 됐다. 지역 방어가 도입되면서 핸드 체킹이 금지되고 공격자에게 어드밴티지가 주어졌다. 규정이 바뀌기 전인 4년전의 경우 경기당 평균 득점이 93.4점, 3점슛이 14.9개였으나 새 규정이 시행되면서 평균 득점이 97점, 3점 슛 시도가 평균 16개로 늘어났다. 코트를 폭넓게 쓰면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찬스가 나면 쏜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난다.
“경기 규칙이 바뀌면서 다양한 플레이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선수들을 보유한 팀이 유리해 졌다“고 데이빗 스턴 리그 커미셔너도 동의한다.
지역방어가 허용되면서 선수 전원이 뛰고 빠른 패스를 구사하게 됐다. 존 디펜스를 뚫기 위해서는 볼을 빠르게 움직이고 어디서든 찬스가 나면 슛을 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게 됐다.
“리바운드와 수비만으로는 안된다. 리바운드와 수비에다 공격력이 가미돼야 한다. 새로운 스타일의 농구를 팬들도 좋아한다“고 스턴은 전한다.
선수들도 이런 추세를 잘 이해하고 예전과는 다른 플레이를 한다. 클리블랜드 르브론 제임스도 “모든 선수들이 빠른 템포로 경기를 하기 좋아 한다”고 말한다. 팀으로 플레이해야 하며, 작은 농구를 잘 구사해야 하며 그것이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임을 그는 잘 이해하고 있다.
▶센터 부재
골밑을 압도하는 전형적인 센터가 거의 없다는 점도 팀들이 스몰 볼 플레이를 채용하는 한 이유. 1994-95년 시즌의 경우 탑3 고득점자가 센터였다. 샤킬 오닐, 아킴 올라주원, 데이빗 로빈슨이 그들이었다. 95-96년 시즌에도 고득점 탑 10중 다섯명이 센터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센터는 고득점자중에 없다. 랭킹 30위 안에 든 센터도 없었다. 팀내 고득점을 차지한 경우도 유타재즈의 메멧 오쿠르가 유일했다.
수비가 고도화되고 빅맨에게 이중 삼중 수비가 따라 붙고 지역 방어가 허용되면서 센터농구는 설 자리를 잃었다. 코트를 넓게 오픈해서 쓰고 젊은 선수들은 ‘빅 맨’ 게임을 더 이상 배우지 않는다. 전통적인 의미의 센터는 보다 전문적인 역에 치중한다. 리바운드 전문, 스크린 세터, 샷블락커 등의 역할 담당. 그 결과 센터 포지션에서는 득점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야오 밍을 보유한 휴스턴 로켓츠의 감독 제프 밴 건디는 새로운 규정과 선수들의 수비가 고도화되면서 포스트 게임은 가장 펼치기 어려운 플레이가 됐다. 한마디로 무자비하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센터를 가운데 박아두고 전개하는 포스트 업 농구를 구사하는 팀이 희귀하게 된 원인이다. 포스트 업 게임은 성격상 느리고 질서정연하고 조직적이다.
현 NBA에서 골밑을 장악하는 전형적인 센터는 마이애미 히트의 오닐(7피트1인치)과 야오 밍(7피트6인치) 둘 뿐이다. 하이 포스트 둘을 빼고는 베스트 로우 포스트로 7피트짜리 두 파워 포워드가 있을 뿐이다. 샌 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던컨과 멤피스 그리즐리의 폴 가솔이 그들이다. 이 둘은 근육질이 아니며, 클래식한 로우 포스트로 움직이는데도 불구하고 플레이가 정교하다.
스퍼스의 6피트2인치 포인트 가드 토니 파커는 로우 포스트가 분명 아니지만 페이트 존에서 많은 점수를 올린다. 종래의 포지션이란 의미가 변했다.
▶달리는 농구
점점 더 많은 팀들이 뛰는 농구를 채택한다. 댈러스 매브릭스와 피닉스 선스가 대표적인 케이스. 매브릭스는 지난 시즌 60승을 올렸고 결승에 올랐는데 센터는 7피트 데사가나 디오프와 6-11 에릭 댐피어를 교대로 썼다. 둘이 합쳐서 8 득점에 불과하지만 둘의 임무는 수비와 리바운드다.
매브릭스가 스몰 볼로 갈 때는 7피트 장신 더크 노위츠키가 센터자리로 간다. 그는 지난 시즌 3점 슛 41%로 장거리 포 전문 가드 못지않다. 코트를 열어주고 수비도 도운다. 그의 이런 플레이는 댈러스를 다른 팀으로 만들었다.
선스도 센터 아마레 스터드마이어를 부상으로 잃게 됐을 때 가드 마인드를 가진 6-8짜리 보리스 디아우를 그 자리에 세웠다. 그렇게 해도 선스는 리그내에서 최고 득점을 올리는 팀일 정도로 잘 굴러갔다. 선스의 기본 철학은 볼을 경기 내내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다. 모든 팀들이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아니다.
경기 내내는 못하더라도 가능한 한 많이 구사하고자하는 팀들은 많다. 스퍼스와 워싱턴 위저즈, 덴버 너깃츠,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뉴올리언스/오클라호마 시티 호넷츠, 뉴저지 넷츠가 그런 팀들이다. 그리고 그 수는 점점 더 늘어가는 추세다.
경기 내내 뛰는 농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감독과 선수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파트 타임으로 구사할 수 있는 팀은 많지만 82경기를 모두 그런 식으로 뛰기 위해서는 팀 전체의 철학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덴버 감독 조지 칼은 말한다.
<케빈 손 기자>
선스의 스윙맨 보리스 디아우. 체격이나 스타일로 봐서는 가드지만 필요할 때는 센터·포워드 역을 맡기도 한다.
마이애미 히트의 샤킬 오닐(오른쪽)과 휴스턴 로켓츠의 야오 밍이 골밑에서 힘대결을 벌이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센터는 현재 두 선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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