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8개월 만에 9집 내고 가수 활동 재개
노래만 부르면 내 자신이 너무 섹시한 것 같아요. 무대에서 내려오면 평소의 나로 돌아오지만요.
‘섹시 가수’ 엄정화가 2년 8개월 만에 9집 앨범 ‘프레스티지(Prestige)’를 내고 2일 오후 서울 포이동 자신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데뷔 후 현재까지 한국의 대표적 섹시 아이콘으로 자리하고 있는 엄정화는 ‘한국의 마돈나’라는 평가를 들을 때 정말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들면서 겪은 사랑, 슬픔을 표현하는 나의 섹시함은 나보다 어린 가수들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종합오락채널 tvN 개국 무대에서 파격적 의상으로 새 음반 타이틀 곡 ‘컴 투 미(Come 3 Me)’를 불렀던 그는 이후 인터넷에서 일어난 논란에 대해 어쨌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줘 기분 좋았다며 앞으로도 그 의상 콘셉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영화 ‘오로라공주’로 영평상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한 엄정화는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 촬영을 마치고 새 음반 마지막 곡을 녹음하며 머리를 자르니 다시 가수가 된 것 같더라며 오랜 만에 무대에 서게 돼 감격스럽다고 가수로 복귀한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엄정화와의 일문답.
--2년 8개월 만에 가수 활동을 재개했는데 소감은.
▲연말 가요시상식에서 새해를 맞곤 했던 과거에는 ‘언제까지 이렇게 새해를 맞아야 하나’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니 그 시절이 그리웠다. 올해는 연말 시상식에서 새해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를 찍으면서 주인공 ‘민준’으로 살다 앨범 마지막 곡을 녹음하며 머리를 짧게 자르니 다시 가수가 된 것 같았다.
-- tvN 개국 무대에서 파격적 의상을 선보여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었는데.
▲(논란이 많이 일어) 너무 놀랐다. 어쨌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니 기분이 좋았다. 비하성 글도 있었지만 긍정적인 것도 많았다. 그날 무대는 추석 직후이고 음반 녹음이 끝나자 마자 있었던 방송이라 의상이 완성도가 있지 않았다. 색깔 변화같은 보완은 있겠지만 앞으로도 그날 선보인 의상 콘셉트로 무대에 설 것이다.
--그동안 무대와 스크린에서 청순부터 섹시함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였는데 어떤 것이 자신의 모습에 가깝나.
▲노래 가사를 들은 뒤 안무를 짜고 의상을 고르면서 노래에 맞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아주 슬픈 노래나 섹시함이 강조된 노래의 경우 노래 속 주인공에 나를 맞춘다. 그래서 어떤 모습도 내게 불편하진 않지만 가만히 서서 발라드 곡을 부를 때 재미가 없긴 하다. ‘몰라’를 부를 때 재밌었다. 처음에 노래가 나왔을 때 음반도 팔리지 않고 관객들도 반응이 없었는데 2주 후 반응이 좋았다. 내 경우는 무대에서 보여주는 노래를 하는게 더 효과적인 것 같다.
-- 한때 인기를 끌다가 사라지는 가수가 많다. 오랜 시간 무대에 설 수 있었던 비결은.
▲금방 사라지는 가수를 보면 자기만의 색깔을 잘 알고 무대를 이끄는 자신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태껏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은 주옥같은 히트곡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웃음). 곡을 잘 만났고 또 내가 이 일을 너무 사랑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나이가 주는 무게감도 있을 것 같다.
▲나이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다고는 얘기 못하겠다. 나이에 대해 별로 생각 안하는 편인데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내 나이가 몇이지?’하는 생각이 들고 ‘내게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싶어 두렵고 서운하다. 그러나 누구도 나이 드는 걸 피할 수는 없지 않나. 나이 들면서 그에 맞는 당당한, 어렸을 때와는 좀 다른 모습을 낼 수 있느냐가 숙제인 것 같고 지금 그 숙제를 하는 중이다. 가끔 나이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앨범을 못 내는가 싶어 슬프기도 하지만 그럴 시간에 어떻게 더 잘 할까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섹시함의 대명사로 불리는데 세월이 지나며 그 섹시함도 변모하는 것 같다.
▲이상하다. 난 노래만 부르면 내 자신이 너무 섹시한 것 같다(웃음). 어쩔 수 없이 그런 생각이 든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평소의 나로 돌아온다. 그동안 살아오며 겪은 것, 사랑, 슬픔이 표현될 것이기 때문에 나의 섹시함은 어린 가수들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본다.
--’한국의 마돈나’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광이다. 마돈나는 나의 롤모델이다. 너무 멋진 여자이고 그런 가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싶다. 자신이 없어질 때 마돈나를 보고 다시 힘을 낸다. ‘한국의 마돈나’라는 평가를 들으면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새 음반을 소개해 달라.
▲엄태웅(동생)한테서 휴대전화 메시지가 왔는데 ‘음악 좋다. 눈물 난다’고 하더라. 앨범 샀느냐고 물으니 집에 있는 거 하나 가져갔다고 하더라(웃음). 타이틀 곡 ‘컴 투 미’는 박진영 씨와 같이 ‘초대’를 만든 방시혁 씨의 작품이다. 방시혁 씨가 ‘초대’ 부를 때 내 느낌이 좋았다면서 자진해 만들어줬다. 첫 곡 ‘프라이데이 나이트’는 디스코인데 들으면 몸이 움찔움찔해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사랑해 사랑해’는 이영자, 최화정, 이소라, 홍진경, 황정민, 소속사 사장님 등 주변 사람들이 남긴 휴대전화 메시지를 그대로 넣은 곡이다. ‘여왕폐하의 순정’은 가사를 듣고 눈물이 난 노래다. 화려했던 전성기가 생각나더라. 서른이 넘은 여성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앨범 제목을 ‘프레스티지’로 정한 이유는.
▲(비행기 2등석과 3등석을 각각 일컫는 용어 ‘프레스티지’와 ‘이코노미’를 비유하며)이코노미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웃음). ‘고급스러운’ 이라는 단어의 뜻이 맘에 들었다.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고 들었다.
▲드라마 대본도, 함께 출연할 배우들도 좋았는데 새 음반에 정말 집중하고 싶었다. 드라마까지 같이 했으면 아무것도 안 됐을 것 같다. 어쩔 수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신기원 기자 lalal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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