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시민기자
이번 북한의 핵실험을 지켜보면서 남과 북의 대칭적인 자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 말은 남과 북이 구사하는 전법이 너무나 대조적이라는 뜻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북한의 핵실험을 향한 남쪽의 기본 정책은 “최소한 전쟁은 막아야 겠다”는 매우 절발한 입장인데 비해 북한은 “전쟁도 불사한다”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온몸으로 대항하는 또 다른 절박한 상황인 것이다.
남과 북 양쪽이 모두 절박한데 남은 부자가 몸조심하는 그런 자세인 반면 북은 가진 것도, 숨길 것도 없으니 이판사판 우선 질러 보자는 자세이다. 가진 것이 많은 남한은 어떤 양보를 하더라도 어렵게 이루어 놓은 경제를 절단 낼 수 없기 에, 유엔의 제재도 무시하는 북한의 공갈에 그저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거주지가 해외인 대부분 동포들은 현 정부의 대북자세가 너무나 저자세이고 퍼주기에 급급하여 북한에 나쁜 버릇만 키웠다고 강경하게 비난하고 있다. 야당도 같은 주장이다.
물론 이 정부가 그렇게 까지 포용했기에 북한과의 전쟁을 예방할 수 있었는지는 후일 역사에 밝혀지겠지만 지금으로선 볼썽사나운 것만은 사실이다.북한의 핵실험 전 미국의 경고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배고픈 북한 동포들에게 식량이나 비료를 보내 주자는 지원에 반대하는 한국 국민이 많지 않았다.
뒤돌아보면 북한은 그런 남쪽의 인도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에 대한 광신적인 욕망을 버릴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 북한은 식량과 비료도 필요하지만 더 원하는 것이 바로 달러이다.특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가장 확실한 달러 공급원인 셈이다.미국은 금융제재이후 북한이 그토록 빨리 허술하게 졸도 상태에 빠질 줄은 몰랐다고 한다.
마카오은행에 동결된 수천만 달러 때문에 6자회담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주장이 더욱 북한의 절박한 사정을 폭로한 결과로 작용돼 북한에 대한 경제적 고삐를 더욱 조이도록 만들고 있다. 북한이 그 돈에 그토록 안달인 것일까.
그 돈의 용도는 북한 집권층의 통치자금과 어떤 연관이 되어 있다는 의심마저 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 U. N의 북한 제재안 가운데 사치품 금수 조항이 포함되면서 그동안 루머가 사실로 증명돼 한국 국민들을 또다시 실망시켰다. 대북 제재안이라면 핵물질 판매 또는 이전을 금지하는 무기관련 내용인 것으로 짐작 했는데 이번 안보리가 합의한 결의안에는 사치품 금수 같은 묘책이 끼어 있었다.
해마다 식량 원조를 받아도 주민을 모두 먹여 살리기 힘든 북한에 대해 때 아닌 사치품 금수라니.
북한은 그동안 주민은 먹지 못해 죽어 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값비싼 고급와인, 벤츠자동차, 롤렉스시계, 캐비아 등 사치품목들을 사들였다.사치품이 정권유지에 필수품이고 정권의 충성도를 이끌어 내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관료사회 이면에는 뇌물이 대단히 성행한다.그 이유는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고 관료들이 전권을 행사하기에 뇌물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고위층에서 하사하는 고급 사치품일 경우에는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며 충성의 촉매제였다. 그런 사치품이 차단되면 북한의 통치 구조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중국을 통해서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북한 지도층의 치부가 철저히 공개된 다.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지능적이면서 교활하게 응징할 것이다.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에 하나인 북한의 지도자가 사치품만 좋아하는 그런 속물로 분류시켜 톡톡히 선전효과를 보고 있다.북한은 지난 90년대 고통의 행진중 어린아이와 임산부를 포함한 수백만이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고 유엔 식량구조기관은 보도했다.
북한의 배고픈 어린아이들이 헐벗은 채로 빈 밥그릇을 들고, 튀어 나온 눈에 병든 모습이 화면에 비쳐질 때 얼마나 많은 세계인들이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했고 구호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던가.특히 같은 동족인 남쪽의 사람들은 더욱 안타까워했다.
그런 남과 북의 아픔을 이젠 나누기도 힘들어 졌다.북한 핵실험이 남과 북의 숨통을 거의 끊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실험이후 한국 국민의 무반응에 세계가 놀랐다.핵실험이라는 가공할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실험을 했는데도 그날 밤 향락산업은 여전히 성황이고 국민들은 설마 우리를 쏘겠냐는 안일한 생각도 여전했다.
냄비 같은 국민성도 문제지만 국민들은 안보에 대한 불감증에 걸려 이제는 북한이 언제 핵실험을 했는지도 곧 잊게 될 것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씁쓸하게 느낀 점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어도 북한이라는 지정학적 위험 부담을 어쩔 수 없이 안고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국민들의 체념이다.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북한에서 발생한 수많은 문제점을 남한이 혼자 협조할 수 없다는 현실과 그래도 같은 동족인데 국제사회의 제재 앞에 놓여 있는 절박한 상태를 수수방관만도 할 수 없다는 논리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위대한 공화국”이라고 평양거리에서 외쳐대는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국제사회네 위상이 얼마나 신장 될지 알 수 없지만 당장 경제적인 압박과 고통을 크게 받게 될 것 같다.또다시 주민들은 굶주림 대열 속에 빠져들 것이고 지도층은 여전히 아랑곳 하지 않고 사치품을 계속 구입할 것이다.미국은 북한을 끝임 없이 악의 축으로 몰아 부칠 것이고, 부도덕한 국가로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이에 반발하여 북한이 또다시 제2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한국 국민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더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생존권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북한의 생각에 변화가 없는 한 남과 북은 경제적, 정치적 고통 속에서 헤어나기가 힘들어 보인다.미래 일본도 핵무장을 하게 되면 설상가상 과거의 악연이 또다시 표출돼 새로운 형태의 긴장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물밑에서 꿈틀거리고 있다.머리 위에 지게 될 핵 족쇄가 스스로 풀지 않는 한 남쪽은 어쩔 수없이 격동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dyk47@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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