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과 함께 천문대 정원에 있는 제임스 딘 두상도 새롭게 단정되어 방문객을 맞고 있다.
내달 3일 재개관 앞둔 ‘그리피스 천문대’
’별이 빛나는 밤’ 별보러 와요...LA야경은 ‘덤’
아이들에게 별과 우주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곳, 친구와 다퉈 울적할 때 별을 보고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 노인들에게 옛 추억을 되살려 줄 수 있는 곳, 멋진 야경과 함께 외지에서 손님이 왔을 때 자랑할 수 있는 곳 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그리피스 천문대는 LA 시민들에게 지구인이 아닌 우주인으로서 더 큰 이상과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열어준다는 취지로 지난 1935년 처음 문을 열었다.
약 70년간 LA 시민에게 우주의 신비를 풀어주는 역할을 담당해 오면서 연간 200만명이 방문하는 LA 주요 관광 포인트로 자리잡았지만 대부분의 과학전시 시설들이 1980년대 이전에 설치되어, 급변하는 첨단 우주과학을 일반인에게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이와 함께 LA 공원국은 시정부 예산과 개인 기금을 합한 9,300만달러를 들여 지난 2002년, 4년에 걸친 대규모 개조작업을 시작했다. 완벽한 현대식 천문 과학관으로 다시 태어난 천문대는 예전에 비해 내부 공간이 4만평방피트 이상 늘어났으며 단층으로 한정됐던 전시관은 지하를 포함해 2층으로 확장됐다. 200석의 새로운 극장시설도 들어서고 레스토랑, 기프트 샵, 피크닉 지역 등 여러 부대시설들도 마련됐다.
LA 시민의 휴식처이자 휴일 나들이 장소로 예전보다 더욱 큰 인기를 얻게될 것이 확실한 ‘천문학의 보고’ 그리피스 천문대. 그 새로운 모습을 미리 만나보자.
<메인전시관 평면도>
천문대 입구
총 9,300만달러 들여 개조… 휴고 발리니의 벽화 등 복원
“LA에서 라스베가스까지는 약 300마일, 지구 둘레는 약 3만2,00마일,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약 1억마일, 우리가 속한 은하계의 직경은 10만광년, 그리고 우주에는 그런 은하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우리가 주변의 울타리 안에서, 현재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만 자신의 사고를 묶어두고 서로 반목하며 시기하고 고민할 때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봅시다. 그 곳에는 우리의 생각이 미칠 수 없는 크고 신비로운 세계가 펼쳐져 숨쉬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오는 11월3일 재개관하는 그리피스 천문대. 공식 리오프닝을 약 3주 앞두고 몰라볼 정도로 달라진 천문대 정문에서 만난 팻 배렛 홍보관은 인사를 하자마자 옆집 아주머니 같은 푸근한 미소로 “LA의 아름다운 가을밤을 새로 다시 태어나는 천문대에서 맞을 것”을 권한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입구 로비부터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먼저 고개를 젖히고 천장을 바라본다. 세월이 흘러 바래졌던 휴고 발리니(Hugo Ballini)의 벽화(Mural)가 복원작업을 완벽하게 마치고 마치 며칠 전에 그려졌던 것 같은 모습으로 되살아나 있다.
8개월에 걸쳐 물과 솜방망이(Q-tip)만을 사용해 진행된 복원작업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천지 창조’ 복원작업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스트 홀
정문에서 왼쪽 방향으로 들어서면 만나는 이스트 홀. 리모델링과 함께 ‘홀 오브 디 아이’(Hall of the Eye)라는 새로운 별명이 붙여졌다.
인류의 천문학 역사를 시대별로 정리해 전시하고 있는 홀에 들어서면 갈레리오가 우주를 관찰할 때 사용했던 망원경의 모형을 볼 수 있으며 컬럼버스 등 역사적인 탐험가들이 어떻게 별자리를 항해에 이용했는지를 시청각 모니터 시스템으로 보여준다.
별자리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전설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LA 전경을 특수 카메라 렌즈를 통해 관찰할 수 있는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전기의 흐름을 관찰하는 ‘테슬라 코일’(Tesla Coil), 캘리포니아 각 지역의 천문대를 나열한 옵서빙 인 캘리포니아(Observing in California) 등도 만나게 된다.
<▲레스토랑, 기프트 샵, 피크닉 지역 등 여러 부대시설들도 들어섰다>
웨스트 홀
이스트 홀의 주제가 ‘천문학의 역사’이었다면 웨스트 홀은 ‘천체의 지금’을 알려주는 곳이다.
지구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별인 태양은 과연 어떤 빛을 띠고 있는지 2개의 특별 제작된 망원경을 통해 관측한다. 태양이 지구 외 다른 위성에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된다.
<▶레널드 니모이 호라이즌 이벤트 극장>
사무엘 오스친 천체투영실
(The Samuel Oschin Planetarium)
단일 시설로는 가장 많은 예산(850만달러)을 들여 개조한 천체투영실로 디즈니 어드벤처의 놀이기구인 ‘소올링 오버 캘리포니아’(Soaring Over California)를 설치했던 스피츠사(Spitz, Inc.)가 투영실의 스크린인 돔(Dome)을 제작했다. 스크린 어디에도 봉합으로 주름진 자국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이 스크린의 자랑이다.
30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좌석은 중심부를 향해 원형으로 배치돼 있는데 상영이 시작되면 등받이 부분이 뒤로 젖혀진다. 관람자는 편안히 누워 플라네타륨이 투영해 내는 밤하늘을 즐기게 된다.
플라네타륨은 하늘에서 일어나는 천체 현상을 보여주는 기계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투영한다. 겨울철에 여름철 별자리를 보여줄 수도 있고 적도 이남에서나 보이는 남십자성 같은 별도 보여줄 수 있다.
별자리만 보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수백 수천 광년이 지난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다른 항성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자이스 천체망원경(Zeiss Telescope)
1935년 오픈할 때부터 사랑을 받아왔던 천문대의 메인 망원경이다. 12인치 구경의 커다란 이 망원경은 낮에는 특수 태양필터를 이용하여 태양의 홍염을 관찰할 수 있으며 밤에는 행성이나 달, 성운, 성단, 은하를 볼 수 있다. 태양 관찰이 어릴 적 셀로판지를 붙인 망원경이 전부인 사람들에게 빨간 홍염과 흑점까지 또렷이 보이는 태양이나 달, 토성 등을 직접 망원경을 통해 보면 그 신비로운 아름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망원경을 통해 천문 관측체험을 할 때 세상을 만든 창조자에 대한 경외심을 느낀다고 한다.
이번 리모델링에서 망원경 자체는 개조되지 않았지만 망원경이 있는 건물의 돔 천장은 새로운 구리(copper) 커버로 모두 바꿨다. 망원경을 이스트 홀에 있는 비디오 모니터로 연결해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게 했다.
그리피스 공원에는 이밖에도 10여개의 다양한 소형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각각의 망원경 특징에 따라 대상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팻 배렛 천문대 홍보관이 우주 별들의 크기를 알려주는 전시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서 우주 전시관(Gunther Space Exhibit)
<▲건서 우주 전시관. 멀티 미디어를 통해 별과 위성을 관측하고 또 별에 대해 배우는 놀이터 같은 곳이다>
이번 리모델링과 함께 태어난 새로운 전시관이다. 이 곳은 ‘꿈과 미래를 여는 생활 속의 하늘 놀이터’라는 전시관 슬로건에 걸맞게 별을 관측하고 또 별에 대해 배우는 놀이터 같은 곳이다.
우주에 관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들이 있는 체험 전시관으로써 망원경의 기능과 구조부터 우주의 역사, 우주의 중력에 따라 달라지는 체중의 변화 등 수많은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관 남쪽에 있는 ‘중력의 변화’(Gravitiy Changes)는 지구, 달, 화성, 목성, 금성 등에서의 무게변화를 보여주는 10개의 저울이 놓여 있다.
<관람 정보>
그리피스 천문대는 수많은 관광객이 단기간 몰릴 것을 대비, 당분간 예약제로 입장을 허용할 예정이다. 예약 없이는 자동차를 몰고 천문대 주차장에도 들어설 수 없다. 예약은 천문대 웹사이트(www.griffithobservatory.org)나 전화(888-695-0888, 매일 오전 8시~오후 6시)를 통해서 할 수 있다.
그리피스 공원내 LA 동물원과 웨스턴 박물관 인근에 설치된 천문대 안내소(Griffith Observatory Satellite, 4800 Western Heritage Way, Los Angeles 90027)를 직접 방문해도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을 하면 셔틀 서비스를 통해 천문대에 입장하게 된다. 셔틀 서비스 이용료는 성인 8달러, 어린이(5~12세) 4달러, 노인(60세 이상) 4달러 등이다. 예약을 하고 자전거나 하이킹으로 천문대에 도달할 경우 셔틀 서비스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셔틀 버스는 LA 동물원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할리웃과 하이랜드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코닥극장 샤핑몰에서도 셔틀 버스를 탈 수 있다.
오는 11월3일 재개관하는 천문대의 개장시간은 평일(화~금요일) 정오~오후 10시, 주말(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이며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방문 TIP>
1. 천문대를 이용하기 전 관측시간 및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예약시간(정확한 시간에만 입장이 가능하다)도 확인하다. 2. 별을 잘 보기 위해서는 맑고 어두운 하늘일수록, 달빛이 어두운 밤일수록 좋다. 달이 밝은 음력 15일을 전후로는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하전시관 평면도>
<글 백두현·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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