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교수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가 새 일을 시작할 때”라고 말한다.
잘 나가던 내가‘폐암 말기’
그때 주님이 찾아오셨어요
서른 아홉 나이에 칼스테이트 사상 최연소 정교수가 됐다. 미국 내 모든 소수민족을 연구해 쓴 논문 ‘아메리칸 모자이크’는 사회학의 명저가 됐다. 손대는 일마다 성공했다. 어찌나 바빴던지 매니큐어도 운전하다 정지 신호가 떨어질 때 칠했다. 은행에서 줄이 길면 쉴 수 있어 좋았다.
그런 ‘잘 나가는’ 사람에게 갑자기 혈액을 타고 온 몸으로 번질 확률이 높은 폐암이 찾아온다면…. 그것도 말기라면? 억장이 무너질 노릇일 거다.
‘하나님이 고치셨어요’는 세상에 쌓아놓은 부귀영화가 많았던 송영인 칼스테이트 이스트베이 교수가 ‘내 영광에 도취되어 산 삶’을 던져버린 이야기다. 2003년 8월부터 6개월간 폐암을 통해 자신을 자녀로 택해주셨던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회복하는 ‘거듭남’의 간증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는 부, 지식, 명예는 아무런 힘이 되지 않는 신기루입니다. 자기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가 하나님이 비상구를 통해 축복의 길로 인도하시는 때임을 알려야 했기에 책을 썼습니다.”
송 교수가 일주일에 사흘은 서울서, 사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루는 비행기서 보내려고 계획할 때 병마가 찾아왔다. 경기대와 칼스테이트 모두 송 교수를 잃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남모르는 사이에 나의 겉은 멀쩡하나 속은 곯아 누런 참외가 되어가고 있었다’고 책은 적고 있다.
폐암 판정을 받았을 때 “네가 네 것이냐, 네가 내 것이냐”라고 주님이 묻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때 감정을 잊을 수 없다고 송 교수는 말한다.
최연소 칼스테이트 정교수 등 탄탄대로
“두달 남았다”듣고 영달을 위한 삶 후회
인생 우선순위 바꾸고 기도와 감사
치료중‘놀렐루야’연속… 암세포 말끔히
“주님이 저를 자녀로 택해주셨는데 저는 제 영달만을 위해 살아왔던 거예요. 두 달 살 거라는 의사 말을 듣고 곧 뵙게 될 하나님 앞에서 낯을 들 수 없겠구나 후회되더군요.”
절대자 앞에서 인간의 초라함을 느꼈다. “제 능력을 자신을 위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가 땅 위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용해야 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남은 기간이라도 삶의 우선 순위를 하나님께 두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는 하나님이 모든 걸 계획하신 대로 치료가 착착 진행됐다. 한국서는 가망이 없다고 했을 때 하나님은 텍사스 휴스턴 앤더슨 암센터에 병실을 예약해두셨다. 송 교수는 “놀렐루야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의사들은 송 교수를 ‘퍼스트 클래스 환자’라고 불렀다. 암 환자가 너무 밝았기 때문이다. 치료받으러 가서 오히려 다른 환자를 위해 기도하는 환자가 신기했다. 방사선 치료로 머리털이 빠져 모자를 쓸 때도 송 교수는 “주님, 감사합니다! 모자도 만들어 주시고, 멋진 모자도 원 없이 써 볼 기회를 주셔서”라고 기뻐했단다.
의사들은 ‘암 세포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농담도 했다. 암 치료를 받으면 구토가 심해 살이 빠지게 마련인데, 송 교수는 오히려 입맛이 더 돌았다. 48㎏이었던 몸무게가 퇴원할 때는 65㎏으로 늘었다. 송 교수는 “암도 내게 찾아와 고생 꽤나 했다”고 웃는다.
암세포가 싹 사라지고 2년4개월째 칼스테이트에서 다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자기성취보다는 ‘주님 일’ 하는 데 인생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홀아비 심정 과부가 안다’고 환자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일주일에 4∼5명을 찾아 중보기도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두 가지 보너스가 있다. 송 교수 남편인 현승일(전 국민대 총장·전 국회의원)씨의 일기에서 나타나는 지극한 아내 사랑이 하나이고, “시누이 대신 제 목숨을 가져가 달라”고 기도하는 송 교수 주변 사람들의 중보기도의 힘이 또 하나다.
“하나님은 병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을 주님 곁으로 부르시기도 합니다. 이성이 강한 남편이 병마를 겪으며 성경의 기적을 익혔습니다. 같은 믿음을 가진 성도와 친구가 저를 위해 중보기도를 할 때 얼마나 큰 군대가 함께 있는지 느꼈습니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와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아팠던 송 교수의 깨달음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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