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9개 분야 핵심기술 접목한 것
관중들, 한국 용무도시범단의 현란한 기술에 압도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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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 국제무도연구소(UCMAP, 소장 안창섭)는 14일 오전 8시부터 용무도대회와 팩웨스트(Pac West) 태권도대회를 UC버클리 레크리에이셔널 스포츠 퍼실리티 필드하우스에서 개최했다.
태권도에 이어 한국 무도로 세계를 석권할 용무도는 태권도, 검도 씨름 합기도 유도 복싱 레슬링 등의 9개 분야의 핵심기술을 접목한 21세기 한국무도. 1라운드 발차기, 2라운드 엎어치기, 3라운드 레슬링, 4라운드 전기술 이용하는 용무도는 지난해에 이어 20~30% 경기참가자가 늘었다. 200여명의 대회 참가들이 각각 3곳의 매트에서 용무도의 기술을 선보이며 시합을 펼쳤다. 엄연한 승패의 갈림에서도 함께 겨뤄온 동료를 끌어안고 격려하는 모습, 등을 두드리며 선전에 악수를 나누는 모습 등은 이기고 지고의 승부보다는 실력을 대련하는 수련장처럼 배우고 익히는 모습이 더 엿보였다.
민경호 박사는 “태권도는 뻗고 유도는 끌고 레슬링은 굴르는 운동, 이 3가지를 합쳐놓은 것이 트라이스론(Trithlon format, 삼종경기)이었는데 호신술인 합기도와 한기도를 접목해 탄생한 것이 용무도”라고 소개했다. 98년 무도대학인 용인대가 50년 대학발전 프로젝트로 용무도를 창안했으며 연구과정을 중시하는 UC버클리가 이를 받아들였다. 민 박사는 “용무도는 무도, 인간교육의 일환으로 교육적 가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합은 서양문화의 소산이라 여기에 편승한 것이고(용무도대회를 연 이유) 동양문화는 디사이플스, 스승과 제자 훈련, 비결 전수에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에서 용무도를 널리 보급하려니 미국적인 방법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민박사는 “몬태나에서 직장 다닐 때 말은 타는 것은 가르쳐 주는데 떨어지는 것은 안 가르쳐 주었다”며 “용무도는 떨어지는 것부터 낙법부터 가르치는데 그것이 기초”라고 서양무도와 동양무도의 차이를 풀어주었다. 또 민 박사는 “69년 1회 UC버클리 태권도대회는 35명이 모여서 했는데 이번 2회 용무도 대회는 200명 가까이 모여서 하니 몇 배나 좋은 여건이다”라고 평한 뒤 “태권도보다 용무도가 더 빨리 세계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딘 오웬 UC버클리 학장, 캐서린 스캇 UC버클리 체육과 학과장 등이 참석해 용무도대회의 개최를 축하하며 스포츠를 통한 헌신과 열정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안창섭 대회장(UC버클리 무도연구소 소장)은 “이번 대회에는 타주의 합기도 태권도 유도 사범들이 많이 참석했다. 앞으로 용무도 보급을 위해 단체를 만들고 기술세미나 등을 개최할 것이다. 각 무도의 엑기스만 조화롭게 모아서 다재다능한 탤런트를 취합한 용무도는 예, 덕, 기술로 인성개발에 목적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씨를 뿌려놓은 상태”라고 언급한 안 소장은 “민 박사님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잘 연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민경호 박사의 뒤를 이어 7월에 소장직에 취임했다. 경기가 끝나고 용무도를 창안 발전시킨 용인대 동양무예학과 14명이 고도의 기술과 현란한 호신술로 용무도 시범을 보이자 그들의 무도에 압도된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최의정 관장(유니온시티 초이스마샬아트 운영)은 앞으로 블랙벨트들에게 용무도를 가르칠 계획이라며 끝까지 대회를 지켜봤다.
이어 오후 1시부터 열린 서부대학대항 태권도 선구권대회에는 15개 팀이 출전 4시까지 태권우정을 나누며 태권경쟁을 펼쳤다. 1위 UC버클리, 2위 칼스테이트 이스트베이 3위 스탠포드대팀이 차지했다.
<신영주 기자>
“용무도는 정신수련의 툴”
아들 딸 친구들에게 용무도 가르치며 한국무도의 정신 전파하는 김덕인씨
블랙벨트만이 출전하는 용무도대회에 어린학생들을 이끌고 온 김덕인(더글라스 S.김)씨. 4년전부터 자신의 집에서 아들 조나단과 딸 줄리아 쌍둥이와 그의 친구들 5명을 데리고 한국무도를 전수해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김덕인씨는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UC버클리 노먼 린크 교수에게서 용무도를 배웠다. “민박사님은 너무 높아서(나와는 실력차가 나서) 다가갈 수 없는 분이에요(배울 수 없는 분이에요)”라는 김씨는 태권도와 용무도의 차이를 설명해주기 위해 용무도 수련 친구를 불러 직접 시범을 보여주었다. “태권도는 (두사람 사이가) 너무 멀어서 셀프디팬스하기가 힘들고, 더 다치게 하고, 유도는 낙법이 있지만 태권도는 낙법이 없고… 용무도는 조금 다치게 하는 좋은 호신술”이라고 쉽게 설명했다.
그의 부인 바니 김씨도 용무도 수련 중 만난 배필. 쌍둥이 자녀를 낳기 전까지 용무도를 했다는 바니 김씨는 “(용무도를 배워서) 위험한데 다녀도 겁이 안난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 금메달을 딴 줄리아와 조나단(10세)은 5살 때부터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무도를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그의 친구들이 나도 가르쳐달라며 하나 둘 모여들면서 김덕인씨의 집은 도장을 방불케 했고, 오히려 친구 부모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우리 아이 좀 가르쳐달라고 요청해왔다. 그렇게 2년 넘게 집에서 수업을 하다가 올 9월부터는 7명의 아이들 모두 UC버클리에서 용무도 수업을 받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잘 싸우라고 가르친 것이고 아니고 문무 겸비하라는 뜻에서 가르쳤다”는 김덕인씨는 용무도는 “Tool to train the mind’라며 정신집중도 더 잘 되고 공부도 잘 하게 되고, 앞으로 아무거나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매일매일 아버지의 스트레칭 지도로 몸이 유연한 두 자녀를 보며 김씨는 “나는 18살에 (운동을) 시작했는데 너무 늦었어요. 이 아이들은 5살에 시작했으니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그는 ‘watermind’란 기프트 프로덕트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스미소니언 뮤지엄 기프트 스토어에는 그가 제작한 한국 도깨비 작품이 있고, 좌청룡, 우백호 코리아역사를 담은 용무도 티셔츠도 디자인했다. “민박사님이 열심히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우리는 베네핏 많이 받았다”는 김씨는 주류사회에 용무도의 씨앗을 심고 있었다.
<신영주 기자>
“한국에 안주하지 않겠다”
강민철 대한용무도협회 사무국장
1회 대회에 이어 올해도 용인대 동양무예학과 용무도 전공 학생들을 인솔하고 온 강민철 대한용무도협회 사무국장<사진>. 용인대 무도대학 시절 용무도 창안 개발한 교수들의 기술을 그대로 전수받은 용무도 1세대인 강 사무국장은 UC버클리가 낯설지 않다. 95년 1학년 학생시절 합기도 시범단으로 UC버클리를 방문한 이후 수차례 온 이곳은 언제나 도전의지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버클리에 오니 새로운 세상이었어요. 미국에서 마샬아트를 한다고 했지만 이럴 줄은 몰랐어요. 배우는 사람들의 정신이 살아있어요.”
그러나 민경호 박사의 호령을 들을 때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스스로 다짐하게 된다. “미국으로 세계로 용무도가 뻗어나갈 수 있는데 한국에 안주하지 마라” 이르는 민박사의 당부 겸 질책에 자신감을 회복한다. “성에 안차서 하시는 말씀이죠. 그분과 인연을 맺은 11년째지만 지금도 할 수 있다는 정신을 심어주세요.”
현재 한국의 용무도 인구는 10만명을 넘고 있다. 그는 선수지원 행정, 단증 발급뿐 아니라 5,6월 용인대 총장기 대회, 9,10월 용무도협회 회장기 대회 등 큰 대회를 진행하며 용무도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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