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소재 남성전용 미용실 ‘파라다이스 커츠’의 공동소유주인 마이크 블롯과 직원들.
“이발업계의 스타벅스 되겠다”
올해 43세 동갑내기인 마이크 블롯과 루디 릴리는 좋은 분위기에서 기분 좋게 머리를 깍고 싶은데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다는데 동감했다. 모던하지만 꽃 향기와 각종 헤어케어 제품들로 가득한 유니섹스 미장원도, 담배를 입에 물고 손님 머리를 깎는 이발사도 더 이상은 싫었던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해결책을 내놓았다. 비키니 차림의 아가씨들이 머리를 깎는 바닷가를 주제로 한 테마 이발소를 차린 것이다.
야자수에 비키니 차람의
아가씨들이 스타일리스트
페디큐어 마사지서비스까지
최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파라다이스 커츠’ 살롱을 연 두 사람은 페디큐어건 바디 왝스건 남자들도 여자들과 똑같은 귀한 대접을 원하지만 남녀가 섞인 곳이나 지나치게 여성적인 분위기는 싫어한다고 말한다.
<최근 남성전용 미용실 ‘파라다이스 커츠’를 열과 프랜차이즈 기회를 엿보는 루디 릴리와 마이크 블롯>
그 결과 미용업계에는 최근 남성들에게 어필하도록 디자인된 살롱들이 늘고 있다. 길모퉁이 이발소와 메트로섹슈얼 부티크 보다 한 걸음 진보한 남성 전용 미용실은 스포츠부터 이사회실까지 다양한 범위의 테마를 구사하고 있다. 야자수와 모래언덕등 하와이 바닷가 풍경이 그려진 벽화를 배경으로 스타일링 거울은 서프 보드에 달려 있고 비키니 차림 스타일리스트들이 머리를 다듬는동안 남자 손님들은 TV 채널을 돌리는 ‘파라다이스 커츠’는 복싱 링에서 권투선수용 짧은 바지 차림의 여자가 머리를 깎아주는 ‘녹아웃츠’의 변형이라고 보면 된다. 라커룸을 테마로 한 ‘스포츠 클립스’은 와이드 스크린 텔리비전을 설치해 놓고 스포츠에 관해 조금이라도 대화를 하도록 여자 스타일리스트들을 훈련시켰다. ‘그루밍 라운지’는 가죽 소파에서 리커를 무료 제공한다.
남성 전용이지만 이들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여성들이 주로 가는 고급 미용실에서 제공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 많다. 헤어컷 이외에 페디큐어, 왝싱, 하일라이팅과 마사지도 한다. 가격은 20달러부터 간단한 컷에 50달러가 넘는 것까지 다양하고 어린이는 할인해준다.
과거 패션업계에서 일한 적이 있는 버지니아 대학 다든 경영대학원 조교수 그레고리 페어차일드는 “남자들은 아직도 옛날 이발소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주변에 남자들만 있는 가운데 훨씬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물건과 서비스를 원하는 것이지요. 편안하게 남자들끼리 결속하는 체험을 바라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헤비웨이트’’어퍼컷’ 같은 이름을 붙인 컷을 선택하게 하는 ‘녹아웃츠’는 2003년말 댈라스에서 시작돼 이후 8개 주내 40개 이상 지역으로 확장됐다. 역시 텍사스에 본부가 있는 ‘스포츠 클립스’는 1990년대에 시작돼 전국에 425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두고 있다. 남성 고객보다는 가족들을 더 겨냥하고 있어 스파 서비스는 추가하지 않고 있는 이 체인을 창립한 고든 로건은 “우리는 이발업계의 스타벅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가슴 설레고 기다리는 일이 아닌 이발을 둘러 싼 독특한 체험을 창조하겠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파라다이스 커츠’를 연 블롯과 릴리는 딱 알맞는 직원을 채용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저 스타일리스트를 찾는다는 광고를 신문에 내고 응답이 오면 살롱의 개념과 근무복장에 대해 설명을 했더니 어떤 사람은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지만 어떤 사람은 금방 넘어 왔다. “한 아가씨는 그저 옷을 덜 입고 일한다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두 사람은 비키니 윗도리와 하늘거리는 사롱 차림의 스타일리스트들 때문에 살롱이 선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혹시라도 그렇게 여겨져 반발이 일더라도 그들에게는 이로울지 모른다. 솔트레이크 시티에 있는 비슷한 주제의 업소인 ‘비키니 커츠’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로컬 정치인과 몰몬교회 대표들이 반대 시위를 벌인 뒤부터 손님들이 물밀듯 몰려 들어왔기 때문. ‘비키니 커츠’의 주인인 클린트 젠센은 “좀 이상한 방법이긴 했지만 솔트레이크 시티는 완벽한 장소였습니다. 반대 시위가 무료 광고 노릇 밖에 안했거든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금기시 될수록 이발소 영업은 더 잘 됩니다”
연방센서스에 따르면 고급 라운지부터 염가 프랜차이즈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미장원과 이발소 업계의 2002년도 매출은 280억달러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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