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길 상가건물 붕괴 사고 세입자 기자회견
지난달 27일 발생한 로렌스길 상가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 세입자들이 건물주의 책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은 3일 포스터은행 커뮤니티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건물주가 그동안 파행적 으로 건물을 보수하고 불법 구조 변경 공사 등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프린세스패션의 전윤수 대표를 비롯, 쉬즈뉴욕 전성원, 페드로레스토랑 베르 페드로, 전스테일러 전정자, 아시아양말 디나르 아부씨 등 세입자 대부분이 모였으며 법률고문으로 김진규(미국명 라이언 김) 변호사가 참석했다.
세입자들은 한결같이 건물주의 부실한 관리가 붕괴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단 한번도 안전 조치를 취한 적이 없을 뿐더러 건물 붕괴 3일 전부터는 세입자들이 이상징후를 통보했음에도 불구, 외면으로 일관해왔다는 것이다. 프린세스패션 전윤수 대표는 계속해서 돌 파편이 떨어지는 통에 무서워서 장사를 못하겠으니 그만 문을 닫아야겠다고 해도 건물주는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니 괜찮다, 그냥 문 열고 장사하라’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붕괴 당일)가게문을 일찍 닫고 나가있었으니 망정이지 몇 분만 늦었어도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죽을 뻔하지 않았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건물주의 불법 구조 변경이 붕괴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건물에서 7년째 영업 중이었다는 쉬즈 뉴욕 전성원 대표는 예전 아세아백화점 장소에서 2~3년전만 해도 튀어나와있던 벽이 지금은 없다. 또 상업용으로만 이용하게 돼 있는 건물을 스튜디오로 변경하기 위해 2층의 외벽을 뚫는 등 위험한 공사를 계속 해왔다고 밝혔다. 전스 테일러 폴 전 대표 역시 1층 붕괴 발생 지점은 4년전부터 공사를 많이 했던 곳이라며 그곳이 집중적으로 붕괴된 것을 볼 때 아무래도 불법 구조 변경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년 반 동안 2층 스튜디오에서 거주해온 페드로씨는 외벽을 뚫고 내부 구조를 바꾼 것은 건물주가 그렇게 시켰기 때문이라며 이 건물이 상업용으로만 허가됐다는 사실은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엔 결코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붕괴 이후 건물주 S씨는 ‘2층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너와 나만의 비밀이다. 저녁 늦게만 몰래 들어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강요했으며 나는 그 전까진 건물 용도에 대해 어떤 주의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시에서 조사 나왔을 때는 나오지 말고 들어가라고 막는 바람에 도대체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향후 대책 및 보상 문제와 관련 전스 테일러 폴 전 대표는 우리 가게는 외벽이 지탱하고 있어 뒷쪽 탈의실을 제외하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건물주는 아직 안무너졌으니 그 위험한 곳에서 계속 장사하라고만 한다며 뒷말을 잇지 못했다. 쉬즈 뉴욕 전성원 대표는 집주인으로부터 어떠한 보상이나 위로도 없었다. 그저 돈 한 푼도 줄 수 없으니 나가라고 하더라며 울분을 토했다. 세입자들은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 건물주의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전성원씨는 그 사람 건물이 밀워키와 골프에 몇 군데 더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식으로 건물 관리한다면 다른 곳도 위험하지 않겠나. 붕괴 사고와 관련해 건물주의 책임 및 원인 규명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원래 건물주는 상가를 헐고 콘도를 올릴 계획이었으나 시에서 상가를 히스토리컬 빌딩으로 지정하는 바람에 무산된 적이 있다. 따라서 그동안 안전 조치를 게을리 한 것은 건물을 헐기 위한 고의적 방치라고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세입자측 법률고문인 김진규 변호사는 원인규명부터 먼저 해야겠지만 알려진대로 개스 폭발이 아니라 건물 자체 원인으로 인한 붕괴라면 계약시 건물주에게는 건물을 제대로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경우 시카고시도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있으므로 함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 건물이 무너질 당시 누구 하나라도 다쳤다면 건물주에게도 큰 처벌이 뒤따랐을 것이라며 그로서도 정말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보는 3일, 세입자들의 이같은 주장과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건물주 S씨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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