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은 심플한 3인조 밴드 같다. 저마다 기타, 베이스, 드럼의 명료하고 규칙적인 음악적 질서를 만들어낸다. 그 지향은 자존해선 도달할 수 없는 조화다. 제4회 한미축제는 이 세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개별 역량과 열정에 조화가 어우러져 축제의 색깔과 품질은 결정된다. 공동 행사위원장으로 낮과 밤을 축제를 위해 헌신중인 이들을 만나봤다.
믿음직한 일꾼
■유응덕 위원장
사람 좋은 유 위원장에 일복은 좀처럼 비켜가는 법이 없다. “이번엔 좀 쉬고 싶었다”는 속마음은 한인회의 간곡한 부름에 또 접었다.
제1회 한인의 날부터 지금껏 그가 맡은 역할은 ‘퍼밋(Permit) 받기’. 무대와 부스 설치에 필요한 허가, 소방 안전 그리고 먹거리 장터에 입주하는 업체들의 위생 검사를 위해 훼어팩스 카운티의 문턱이 닳을 정도로 들락거린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는 이 같은 유 위원장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의 할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부스 참가업체들의 신청서를 꼼꼼히 검토한 후 카운티 담당자들과 미팅을 통해 행사에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토론하며 이를 다시 축제에 참가하는 스탭 및 업체들에 전달해야 한다.
“아주 자잘한 게 많아요. 음식 부스에서는 개스 사용법부터 허드렛물 버리는 방법, 조리시 손씻는 절차등을 일일이 교육시켜야 나중에 문제가 안 생깁니다.” 유 위원장이 1회부터 지금껏 빈틈없이 퍼밋 해결사로 나선 건 수십년 전부터 ‘옛 건축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며 높은 평판을 얻어온 점이 한몫하고 있다. 한인연합회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평통 부회장을 맡고 있다.
궂은일 도맡는 코디네이터
■한미화 위원장
그는 이름처럼 한미 축제를 위한 여인이다.‘한인의 날’도 한인연합회 기획실장을 맡은 그가 김영근 회장과 함께 아이디어를 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1회부터 오늘까지 한 위원장은 축제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해왔다. 그는 스스로를 ‘잡부’라고 표현하지만 한 위원장을 거치지 않고서는 축제가 성립되지 않는다.
기획과 섭외, 기자재 주문과 설치, 자원봉사자 운용등 축제 전반에 걸쳐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렇다고 폼나고 생색나는 일만 하는 건 아니다. 2회 축제때는 꽃마차를 직접 만들고 남정네들도 귀찮아하는 궂은일도 마다 않는다.
이번 축제를 위해서는 오전 10시 출근해 밤 10시는 돼야 귀가길에 오른다.
“사람 대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 같아요. 출연자 섭외로 씨름하고 부스 위치가 나쁘다고 불평하는 업체들을 조정하다보면 머리가 하얘져요.”
그럼에도 한 위원장은 늘 웃는 낯이다. 일 자체를 즐긴다.
그의 원래 ‘전공’은 구슬공예. 한인연합회 문화강좌를 통해 구슬공예의 아름다움을 알렸으며 이번 축제를 위해 아끼던 작품 30점을 선뜻 내놓았다.
‘생동하는 무대’ 총감독
■서경원 위원장
“처음 참가해보니 바깥에서 생각하던 것과 달리 축제 규모가 엄청나 놀랐습니다.”
KBN-TV 앵커를 지내 낯익은 서경원 위원장은 지난 8월부터 비즈니스를 뒤로 하고 한미축제의 성공을 위해 뛰고 있다.
그의 역할은 일종의 공연 감독. 축제 기간중 열리는 주부가요열창, 청소년 가요제, 워싱턴과 서울서 초청된 예술단 공연등 무대에 이뤄지는 모든 행위가 서 위원장이 맡은 몫이다.
“워낙 이런 계통의 일을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멋진 공연을 보며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 일은 힘들지만 저도 행복해져요.”
그가 이번 축제에서 보여줄 무대 컨셉은 ‘가장 한국적인 것의 개화(開花)’다.
미국인과 다민족에 한국 문화의 힘과 깊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고구려 예술단에 줄타기의 명인을 초청했다. 여기다 세계적인 브레이크 댄스팀인 비보이를 초청한 것은 한국문화의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면모를 과시하려는 계산에서다.
한 공연의 시간도 10분에서 최장 30분을 넘지 않게 배치해 지루함을 없애고 생동하는 무대로 만들 계획이다.
“가을의 전설을 만들기 위해 제 시간과 역량을 다 바치겠습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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