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모나 칼리지에 입학한 애니 올호프는 진학할 대학 선정시 온라인 서치엔진의 도움을 받았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세인트루이스에서 발레딕토리안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애니 올호프가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진학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애니의 생각은 달랐다. 학문적으로는 아이비리그와 같은 수준이지만 이름 값만큼 과도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를 가고 싶었다. 어머니가 두꺼운 대학 안내 책을 사줬고, 학교 카운슬링 센터도 찾아가 봤지만 애니의 선택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인터넷 서치엔진이었다.
‘프린스턴 리뷰’ ‘칼리지 보드’등
무료이용 대학 서치 엔진 잇달아
SAT성적 등 자신 정보 입력하면
갈만한 대학 10여개 주르르 떠
학생성격 고려못해 완전 신뢰엔 한계
인터넷을 통해 처리할 수 있는 대학 입학지원 과정이 점점 더 증가하면서 ‘프린스턴 리뷰’ ‘칼리지 보드’ ‘카플란’ ‘톰슨 피터슨’ 등 많은 회사들이 학생들이 고려해 볼만한 대학을 찾도록 돕는 서치엔진을 내놓고 있다. 학생이 입학허가를 받을 가능성을 계산해 주는 것도 있긴 하지만 애니가 사용한 것은 컴퓨터 데이팅 서비스처럼 학생과 잘 맞을 대학을 찾아주는 것이었다.
애니가 사용한 것은 ‘프린스턴 리뷰’의 ‘카운슬러 오 매틱’이었다. 자기가 찾고 있는 학교의 특징, 자신의 학교 성적, 등수, SAT 점수 같은 정보들을 입력했더니 사이트가 내놓은 대학 명단에는 애니가 한번 들어본 적도 없는 캘리포니아의 포모나 칼리지가 들어 있었다. 생소했던 포모나 칼리지에 대해 조사해 볼수록 자신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애니는 지금 포모나 대학 1학년이다.
‘카운슬러 오 매틱’과 그와 비슷한 사이트들을 학생들은 무료로 사용한다. 운영하는 회사들은 광고와 대학이 내는 수수료, 입학 가능한 학생 명단을 대학에 팔아 돈을 번다. 회사측 입장에서 이 사이트들은 좋은 투자다.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시험준비 교재를 파는 등, 관련 사업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트들의 작동방식은 대체로 비슷하다. 학생이 도심, 교외 또는 농촌 등 위치와 규모, 수업료와 비용 등 가고 싶은 대학에 대한 기준을 선정하고 자신의 성적 등을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그 정보를 분석해서 학교 명단을 만들어낸다.
미국 내에 대학만도 4,000개가 넘으니 서치엔진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몇 가지 요점에 대해 생각해서 대답하도록 한다. 이것은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최상위권 학교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이다. 이런 학생들은 10여개가 넘는 학교에 지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학생이 대학진학 담당 카운슬러와 대면했을 때 이 전자 서치 결과를 내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미시간주 앤아버에 있는 그린힐스 스쿨에서 칼리지 카운슬링 실장으로 일하는 리차드 토빈은 말한다. 자기가 이런 저런 기준을 가지고 서치한 결과 이런 학교 명단이 나왔다는 학생과 카운슬러가 “어떤 학교를 찾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니?”라고 말을 시작하는 학생과는 천양지차가 있다는 것이다.
서치엔진은 카운슬러 1인당 학생의 비율이 심하면 800대1까지 되는 대형 고교 재학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고, 매우 특정한 선택기준을 갖고 있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캠퍼스의 분위기나 학생의 성격 같은 수량화할 수 없는 요인까지 고려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가이던스 카운슬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카운슬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치엔진을 사용하면 자유분방한 학생들에게 인기인 바드 칼리지와 엄격한 육군사관학교가 같은 학생의 리스트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둘 다 북동부 지역의 학문적으로 엄격한 작은 학교라는 기준에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조나단 카츠 프린스턴 리뷰 대표는 말한다. 그래서 서치엔진에 학생의 성적 기호, 인종, 파티, 정치적 성향 같은 것도 입력하도록 조정하고 있다는데 그렇게 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서치엔진의 또 다른 문제는 대학 입학 사정 담당자들이 학생을 뽑을 때 고려하는 지역적 배분, 다양한 고등학교에 대한 평판, 스포츠 적성 같은 요인들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들 서치엔진은 그 어조과 범위가 제각기 다르다. ‘카플란’의 ‘칼리지 서치’는 학교의 크기, 학위의 종류 등 용어도 간단하고 직설적이지만 ‘카운슬러 오 매틱’은 조금 수다스럽다.
서치엔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대부분 그것은 자신에게 꼭 알맞은 대학을 찾는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관련 상품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온라인 칼리지 플래너‘는 학생들이 자기가 서치한 결과를 저장하고, 필요한 추가 정보를 적어 넣고, 목록에 있는 대학측에서 나온 정보들을 자동으로 추가시켜 준다. ‘톰슨 피터슨’의 서치엔진인 ‘칼리지 퀘스트’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관심 있는 대학을 골라 놓고 갱신되는 내용을 자기 컴퓨터에 자동으로 다운로드 해주는 서비스에 등록할 수 있다. 어떤 학교에서 야구 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그 대학 웹사이트에 야구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뜰 때마다 전달받는 것이다.
이 모든 자원과 자료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도구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카운슬러는 거의 없다. 뉴욕 맨해턴의 로욜라 스쿨의 토마스 핸리 주니어 칼리지 카운슬러 실장은 자기 학교 학생들도 거의 모두 온라인 칼리지 서치를 하고 있지만 인터넷은 감정은 읽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을 따를 수 없다고 단언한다.
“대학 선정에는 두려움과 자기 의심, 불안, 자긍심 같은 요소들이 모두 작용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의 중대 선택을 하는데 있어 다른 사람과의 순수한 교감의 반영은 여전히 제일 좋은 방법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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