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정<칼럼니스트>
일본의 얼굴이 바뀐다. 아베신조(安倍晉三) 새 자민당 총재의 날이 열렸다. ‘극우’와‘친미’가 춤추며, 미국과 ‘집단안보체재’를 과시하는 ‘보통국가’ “강한일본”이 나타날지 모른다.
세상의 눈길은 매섭기만 하다. 그러나 오늘 만은 마음 편히 이웃들의 소망을 담아 본다. 일본은 무엇보다 먼저 이웃들과 나누었던 매듭부터 풀어야한다. 그 매듭의 하나는 바로 여인들의 것이다. 일본의 역사가 숨기고 있는 ‘여인들의 한(恨)’이다. 2차대전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죽지못해 살아온 “조선여인”들이 남긴 ‘한의 띠’로 당긴 매듭이다. 5월에도 서리(霜)가 맺는다는 ‘여인의 한’이다. 20만 여인들의 한(恨)을 짓밟고 일본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베총재가 이끌 “새 일본”이 이웃들과 “선(善)한 인연”을 맺는 첫 발을 내디디기 바란다.
미하원 국제관계위원회(위원장; 헨리하이드)는 지난 9월 13일, 일본제국이 2차세계대전당시일본군이 자행한 종군위안부 동원문제와 관련, 일본정부의 책임 인정과 반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했다.(하원결의 759) 결의안은 “피해자수가 20만명에 이르는 위안부 강제동원이 20세기에 발생한 인신매매사건 가운데가장 큰 사건”이라며 “이들에 대한 폭행, 강제 낙태, 성폭력, 인신 매매 등이 일본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이뤄졌거나 조정됐다”고 밝혔다.
또 결의는 일본정부에 대해 #종군위안부동원에 대한 사실과 역사적 책임 인정 #반(反) 인간적이고 끔찍한 범죄에 대해 현재와 미래세대에게 교육할 것. #위안부동원을 부정하는 어떤 주장에 대해서도 공개적이고 강하게 반복적으로 반박할 것. #위안부들에 대한 추가조치•배상문제를 결정 할 때 유엔 여성폭력특별조사관 및 앰네스티와 같은 국제 인권단체의 권고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별난 구속력이 없다고 못 본척, 못 들은 척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회가 일본을 또 하나의 “악의 축”으로 몰아붙인다고 생각할 것인가. 소문만 듣고 없는 사실을 꾸며 냈는가. 그렇다면 대한민국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보라.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뵙고 무릎을 꿇어라. 눈으로 보지 못한 사실이라 잡아떼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조상들이 행한 만행이라 책임이 없다는 말인가. 오죽했으면 결의안은 “2차대전 승전국 및 관련국들과의 배상협상에서 이러한 전쟁범죄가 적절하게 다뤄지지 않았으며 최근 일부 일본 교과서는 2차대전 중위안부비극과 다른 만행을 적게 다루고 심지어 일본 정부 역할을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 했을까? “새 일본”은 이번에도 방방 뛸 것이다. 사실, 2001년과 2005년에 도미의회에 종군위안부관련 결의안이 제출되었지만 일본의 전방위 로비로 상정조차 못했고 올해도 미의회전체회의 상정을 막으려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양심, 세계의 양심이 그리고 재미한인동포 사회가 그냥 눈감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한국 9월 15일 참조)
그동안 일본 정부는 종군위안부 동원문제를 두고 1993년 ‘고노요헤이’관방장관이 처음으로 정부의 정치•도의적 책임을 언급하며 “사과와 후회를 표명”하였다. 그러나보수세력이 고개를 들자 일본정부는 조직적•국가적 관여는 없다고 버티다, 95년 7월에 사실상 정부예산으로 보상기금을 조성하면서 도민간 기금 형식을 고집. 위안부 보상 확대를 위한 “아시아여성기금”을 설치한다. 일본정부는 이것으로 모든 것을 끝맺으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해서 끝날 일인가?
”새 일본”은 ‘나가소네 야스히로’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펼쳐놓은 멍석 위에서 뛰어내려야 한다. 평화헌법개정이나 재무장을 외치는 “우익과 동맹”의 앞날이 무엇을 불러올 것인지 묻고, 그 유혹을 뿌리 칠 수 있어야 한다. 아베총재는 동북아의 평화와 이웃들과의 우호선린을 먼저 다지면서“강한 일본”보다 “당당한 일본”의 앞날을 설계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 18일, 일본 아사이신문은 일본의 명산, 후지산(3776m)이 약 10만년에 걸쳐 분출한 용암을 한꺼번에 분출하는 ‘거대분화’(수퍼볼케이노)가 일본열도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연구자들이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조선.com참조) 연구자들은 파멸적인인명•재산피해를 가져오는 ‘파국 분화’가 일본에서 발생할 경우 ‘일본 매몰’로 일본인들이 유랑인 신세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흉한 꿈, ‘흉몽대길’이라했다. “새 일본”이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덕(德)을 쌓고, 종군 위안부 20만 “조선여인들의 한(恨)”으로 맺은 매듭을 먼저 풀어준다면 어찌 저런 참혹한 재앙이 있을 것인가. 참으로 그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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