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호흡은 따스한 파랑물결 객석은 꿈에 젖는다
스물 셋의 맑고 청초한 그녀
신시내티 심포니 플룻 부수석 꿰차
뉴욕으로 비엔나로 서울로…
“연주복이 터졌어요”
플루티스트 최나경
-대전 출생. 커티스 음악원 학사. 줄리어드음대 석사.
고 줄리어스 베이커와 제프리 케이너 사사.
-2000년 뉴욕 조이스 덧카 예술재단 콩쿠르 우승, 뉴욕 머킨 콘서트 홀 데뷔연주.
-2002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콘체르토 콩쿠르 시니어 부문 단독우승,
로젠 밀라노프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
-2004년 아스트랄(Astral) 매니지먼트와 영 야마하 퍼포밍 아티스트 우승
-2005년 줄리아드 음대 콘체르토 콩쿠르 우승, 제임스 디프리스트가 지휘하는
줄리어드 심포니와 개교 100주년 시즌 오프닝 콘서트 협연.
피아노와 바이얼린 선율밖엔 관심이 없던 시절, 장한나의 등장은 첼로가 얼마나 인간적인 소리를 내는 악기인지 깨닫게 했다. 이젠 플루티스트 최나경의 차례다.
사람의 호흡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 그래서 더 연주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플룻의 낭만적인 멋에 흠뻑 취하게 할 연주자가 바로 그녀다. 플룻을 부는 한인 연주자들은 많지만, 이 시대를 빛낼 플루티스트로 국제무대에서 각광받는 한인 플루티스트는 그녀가 처음이다. 솔로이스트로, 신시내티 심포니 플룻 부수석으로 종횡무진하는 최나경(23·자스민 최)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플룻은 체력소모가 특히 많은 악기예요. 풍선을 불어 살을 빼는 ‘풍선 다이어트’라는 거 있죠. 플룻 연주는 하루종일 풍선 다이어트를 하는 셈이죠. 그만큼 체력이 강해야 해요”
지난 7월 KYCC 콘서트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을 찾았던 맑고 청초한 이미지의 플루티스트가 바로 최나경이다. 이제 스물 셋의 그녀는 보는 것만으로도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플룻과 하프를 위한 미뉴에트 선율이 머릿속을 스친다. 퍼스의 귀여운 아가씨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최나경은 지난 7월 신시내티 심포니의 플룻 부수석 오디션을 최연소로 통과하면서 또 한번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서울예고 1학년 때 커티스 음악원의 단 한명을 뽑는 플룻 오디션에서 플룻의 거장 줄리어스 베이커로부터 찬사를 받은 지 7년 만이다. 미국 내 10대 심포니로 꼽히는 신시내티 심포니 플룻 부수석 임명은 개인적으로도 낭보였지만, 현악부문이 아닌 관악부문에서 한인 연주자가 수석에 선임된 바 없었기에 한국 음악계가 축하를 보냈다.
“플룻은 오케스트라 연주와 독주가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원래 오케스트라에서 플룻과 같은 관악기는 자신만의 악보로 혼자서 연주를 하죠. 솔로 연주의 기회도 많고…”
지난달 28일부터 신시내티 심포니에 합세한 그녀는 이번 시즌 ‘연주’복이 터졌다. 20년 선배인 신시내티 심포니의 플룻 수석 랜돌프 바우맨이 이번 시즌 피츠버그 심포니 수석을 겸하게 된 통에 그녀가 플룻 수석을 대신할 기회가 많아진 것. 그 뿐 아니다. 솔로이스트로 이미 잡혀져 있는 일정 또한 빡빡하다.
오는 1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모차르트 콜레기엄 비엔나와 협연하고, 다음달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차 한국을 방문한다. 11월에는 플룻과 비올라, 하프로 구성된 트리오 모리소 뉴욕 리사이틀이 기다리고 있고, 이어 아스트랄 신예 음악가 시리즈로 마련된 필라델피아 데뷔 독주회가 있다.
올해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 모차르트 콘체르토를 주로 연주한다는 그녀는 아홉 살 때 처음 불어본 플룻을 너무나 사랑한다. 비록 모차르트에겐 사랑 받지 못한 악기였지만, 그녀에게 플룻은 생명과도 같아 자기만의 색을 발하려고 노력한다.
“모차르트가 작곡하던 18세기엔 플룻이 목관이었어요. 볼륨이 상당히 작아서 이렇다할 특색이 없었죠. 하지만 플룻은 악기 자체가 많은 발전을 거듭했어요. 아마 모차르트가 이 시대를 산다면 플룻을 위한 콘체르토를 더 많이 작곡할 거예요”
그녀의 연주는 아름다운 음색과 뛰어난 표현력, 잘 정돈된 음악적 해석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그녀의 음악은 따뜻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테크닉은 누구나 연습으로 해결되지만,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은 연주자의 몫이라 생각하는 그녀의 티없이 맑은 영혼 때문인 것 같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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