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스 마켓, 셀러의 전법
구입후 몇년간 낮은 이자율로 페이먼트 낮춰
가격 깎아주기보다 바이어들 마음 훨씬 솔깃
집이 안 팔릴 때 대부분의 셀러가 먼저 생각하는 것은 가격을 내리는 것. 가격을 좀 낮추면 바이어가 집을 물어갈 가능성이 더 많아지겠지만 과연 얼마를 깎아줘야 바이어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가격 할인으로 바이어를 붙잡기 위해서는 소액으로는 별 효과도 없고 많이 깎아 줬다간 셀러가 억울하다. 집이 안 팔리면 대부분의 셀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먼저 떨어뜨리지만 그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바이 다운(buy-down)에 대해 알아본다.
바이어가 첫 몇해 동안 낮은 모기지 이자율을 적용 받도록(다시 말해 월 페이먼트가 적게 되도록), 셀러가 미리 수수료를 내는 방법이 바로 그것인데 집 값을 깎아주는 것보다 돈도 많이 들지 않고 효과가 훨씬 낫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바이 다운으로 불리는데 원래는 주택 건설업체가 지은 집을 빨리 처분하기 위해 사용했던 융자의 한 방법이다. 기존 주택을 팔려는 셀러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바이 다운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집을 매입하면 모기지 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모기지 융자기관은 일정액의 수수료를 먼저 내면(대부분 셀러가 낸다) 바이어의 모기지 융자 이자율을 대개 1년에서 3년까지 단계적으로 할인해 준다.
가장 흔한 ‘2-1 바이 다운’을 예로 들어보자. 첫해에는 시장 이자율보다 2%포인트 이자율을 더 낮춰 주고, 둘째 해에는 론을 얻은 당시 시장 이자율보다 1%포인트 낮춰준다. 그 다음해부터는 원 이자율로 돌아가 론이 만기되는 시점까지 같은 이자율이 지속된다.
‘3-2-1 바이 다운’도 인기 있는 방식인데 첫해는 시장 이자율보다 3% 깎아주고, 둘째 해는 2%, 셋째 해는 1%, 그 다음부터 론 만기시점까지는 원래 이자율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식이다.
복잡한 것 같지만 실제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면 감이 금방 온다. 1만5,000달러를 다운하고 15만달러를 받을 경우 적용 시장 이자율이 6%라면 월 페이먼트는 899달러. 그러나 셀러가 2-1 바이 다운 비용을 지불한다면 바이어의 페이먼트는 쑥 줄어든다. 첫해는 4%의 이자율이 적용돼 월 페이먼트가 716달러(183달러가 줄어 일년이면 2,196달러를 절약), 둘째 해에는 5%의 이자율이 적용돼 805달러(둘째 해는 첫해보다 페이먼트가 늘지만 그래도 바이 다운이 아닌 경우보다는 94달러나 적다. 일년이면 1,128달러가 절약)를 내면 된다.
셋째 해에는 페이먼트가 899달러로 오르지만 첫 24개월 동안 바이어는 총 3,324달러의 페이먼트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거꾸로 말하면 이 액수를 셀러가 대신 내주는 것이다.
만약 이 액수만큼 집 가격을 깎아 주고 바이 아웃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적용 이자율은 6%로 바이어의 월 페이먼트는 879달러가 된다. 월 페이먼트로 보면 바이 아웃을 쓰는 경우는 월 183달러나 낮아지는데 반해 겨우 20달러가 줄어질 뿐이다. 집 판매가격을 3,000여달러 깎아주는 것보다 바이어 입장에서 보면 훨씬 솔깃한 오퍼다.
집 가격이 비싼 경우 그 효과는 더 크게 난다. 모기지를 25만달러 빌릴 경우 이자율이 6% 인 경우 페이먼트는 1,499달러. 만약 4%면 1,194달러로 305달러나 차이 난다. 5%면 1,342달러로 2년 동안 5,544달러의 페이먼트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집 값을 5,544달러 깎아 줘봐야 별로 깎아주는 것 같지도 않다. 월 페이먼트로 보면 겨우 33달러가 줄어들 뿐이니까.
대부분의 바이어들에게는 집 가격이 얼마인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월 페이먼트 액수가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바이 다운은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이처럼 바이어의 구미를 당길 만한 방법이 왜 잘 알려지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바이 다운을 고객에게 권하는 경우는 드문데, 에이전트로서는 셀러가 가격을 높은 가격 그대로 팔아야 더 많은 커미션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가장 주된 이유는 ‘대다수의 에이전트들이 바이 다운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많은 부동산 융자인들은 말한다.
대부분의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바이 다운을 건축업체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만 알고 있지만 이것은 ‘건축’이 아니라 ‘융자’의 한 방식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융자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것도 한 이유다.
그러나 바이 다운은 아주 간단하게 이뤄질 수 있다. 수수료를 먼저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셀러로서는 먼저 내야 할 돈이 한푼도 없다. 클로징 에이전트가 바이 다운 비용을 계산해서 주택매매액을 정산할 때 셀러가 받을 돈에서 제하게 된다.
<조환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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