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라이트가 백열등에서 LED로 교체되고 있다. 전기가 흐르면 빛이 나는 작은 반도체 장치인 LED가 등장한지는 꽤 됐지만 지난 몇년 사이에 개발된 신세대 LED는 열쇠고리에 달려 희미한 빛을 내던 구형과 전혀 다르다. 내는 빛의 양이 많아졌고 깨질 염려가 거의 없는데다 배터리에서 끌어다 쓰는 전력은 백열등보다 훨씬 적으므로 플래시라이트 뿐만 아니라 캠핑용 랜턴, 하이커들의 헤드램프등 관련 제품들로도 신속히 파급되고 있다.
빛의 양은 많고 전력소모는 백열등의 20%
캠핑랜턴·헤드램프 등으로 관련제품 확산
전구도 깨질 염려 거의 없어… 좀 비싼게 흠
“LED는 열이 덜 발생하므로 백열등 전구보다 다섯배는 효율적이지만 똑같은 양의 빛을 생산하고도 전력은 단지 5분의1만 사용할 뿐이라 갑자기 배터리 수명을 훨씬 연장해 주는 테크놀러지가 생긴 셈”이라고 뉴욕주 트로이의 렌슬러 공대의 나다라자 나렌드란 교수는 말했다.
LED를 사용한 플래시라이트, 헤드램프, 캠핑 랜턴은 백열등을 쓴 것보다 비싸지만 그 차이는 좁아지고 있고 유지비까지 고려하면 상쇄된다고 보면 된다. D배터리 2개를 넣는 백열등 전구 플래시라이트 가격이 5달러 미만인데 반해 LED 플래시라이트는 최소한 몇 달러는 더 비싸고 고성능 LED 플래시라이트는 40~100달러는 줘야 살 수 있다.
영사기 설치 및 수리가 직업인 볼티모어 거주 마이크 다이슨은 고성능 LED 플래시라이트를 가지고 기계 내부를 살펴본다. 과거 LED는 불빛에 파란색이 약간 들어 있어 색깔별로 맞춰진 전선 식별에 애를 먹었지만 요즘 나온 신형 LED들은 거의 백열등과 마찬가지라 색깔 구별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주로 온라인으로 플래시라이트를 구입하는 다이슨은 ‘피닉스 P1’ LED 플래시라이트(www.brightguy.com서 43달러50센트)를 가장 좋아한다. 강력한 빛을 내는데도 2.5인치밖에 안되므로 열쇠고리에 달고 다니기에 딱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LED라고 다 오래 가지는 않는다고 나렌드란 교수는 말한다. 그 수명은 회로, 디자인, 사용하는 불의 밝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플래시라이트를 구입할 때 제조사나 판매사의 웹사이트에서 그 제품을 제일 강한 세팅에서 몇 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는지를 미리 알아두라고 그는 충고한다. 수명을 10배 늘리려고 필요한 밝기의 10분의1만 사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외관이 날렵하다고 좋은 제품은 아니라고 그는 덧붙이다. 플래시라이트의 효율성은 그 안의 시스템이 어떻게 조합되어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클리블랜드의 목수로 가구도 만드는 셰인 피터슨은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의 LED와 백열등 플래시라이트 제조사인 ‘슈어파이어’사가 제공하는 자세한 제품 및 배터리 수명에 관한 정보를 좋아한다. 그가 좋아하는 제품은 ‘슈어파이어 E1L 아웃도어즈맨’ LED(www.brightguy. com에서 99달러). D배터리 2개를 넣는 커다란 백열등 플래시라이트만큼 환하지만 리듐 배터리를 넣고도 무게가 2.6온스밖에 안되므로 비상용으로 상자 안에 넣어 가지고 다니기 좋다고 그는 말한다.
LED 플래시라이트는 비상등 시장도 파고들고 있다. 캠핑 랜턴과 독서 등, 플래시라이트 제조사인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의 ‘도시 인터내셔널’의 ‘다이나모’라는 이름의 플래시라이트는 정전됐을 때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플래시라이트에 달린 손잡이를 돌리면 LED에 불이 들어오는데 라디오가 달린 모델도 있다. 손잡이를 1~2분 돌릴 경우 백열등 전구라면 겨우 10초간 불을 켤 수 있을 뿐이지만 LED 불빛은 8~12분이나 간다.
캠핑용 랜턴도 LED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캔사스주 위치타의 ‘콜먼’사 디자인 매니터 케빈 타터에 따르면 콜먼은 올 겨울에 2개의 LED 신제품을 내놓는다. 그 중 하나는 2~3인치 높이의 직육면체로 접어지는데 잡아 펴면 랜턴 불빛을 흐리게 하면 12시간, 밝게 하면 6시간, 비상등으로는 75시간을 켤 수 있다. 야외용 랜턴의 경우 LED는 전기 소모가 적고 전구가 부서질 염려가 없다는 너무나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
LED의 내구성은 다른 용도에서도 빛을 발한다. 동굴 탐험가들은 일찍부터 LED 헤드램프를 사용해 왔다. 은퇴한 광고업계 간부로 동굴에 관한 책을 쓴 로저 브러커는 헤드램프는 동굴 밖에서도 유용하다고 말한다. 지난해에 오하이오주 데이튼에서 메인주 바 하버까지 아내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할 때도, 캠핑을 할 때도 헤드램프 불빛으로 책도 읽고 화장실에도 다녀왔다는 것.
등산가들 역시 LED 헤드램프를 사용한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캠핑과 바위타기 용품 도매업을 하는 피터 맥콘키는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프린스턴 텍’에서 나오는 방수 LED 레드 램프를 좋아한다. 한 번도 자신을 실망시킨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LED가 일반 조명시장에서 보통 백열등이나 형광등을 대체할 것 같지는 않다. 아직도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60와트짜리 스폿라이트를 LED로 할 경우 90달러는 줘야 살 수 있다.
그렇지만 플래시라이트는 다르다. ‘프록터 & 갬블’의 ‘듀라셀’ 디비전 소속인 코네티컷주 매디슨의 ‘개리티 인더스트리즈’의 경우, LED는 만든 지 3년밖에 안됐지만 이 회사가 생산하는 플래시라이트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첫해에는 등산하는 사람이나 법집행인 등 전문가들이 사갔지만 이후 대중들도 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의 ‘에너자이저’도 LED를 플래시라이트 라인에 도입, 새로 시판하는 제품의 90%, 기존 제품의 50%를 LED가 차지하고 있다고 조명제품 판매 담당 트리셔 슐러 디렉터는 말했다.
‘맥라이트’ 플래시라이트 제조사인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의 ‘맥 인스트루먼트’도 많은 제품을LED로 내놓고 있다. 이 회사는 백열등 ‘맥라이트’를 LED로 바꿔주는, 20달러쯤 하는 업그레이드 모듈도 판매한다.
New York Times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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