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를 든 한인 주부 김모씨(34). 한인타운의 한 마켓 내 생선코너에서 횟감 참치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 웰빙 시대인 요즘 소위 ‘뜨고 있는’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 생선. 하지만 수은, 환경 오염물질인 PCBs 등 생선의 오염도 역시 만만치 않은, 몸에 해로울 수 있는 걱정거리다. 생선이 왜 몸에 좋은지, 수은 및 공해물질 함유 생선은 과연 먹어도 될지, 현명하게 생선 고르기 방법 등 최근에 LA타임스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생선과 건강에 대해 낱낱이 해부해 본다.
연어·청어 등 오메가-3 지방산 풍부
다이어트·성인병 예방 효과 탁월
수은 등 오염 임산부·유아 신경을
전이지방 사용 패스트푸드는 피해야
#생선 섭취 걱정 없나
콜레스테롤 수치 및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생선이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다. 각종 인기 다이어트 서적이나 식이요법 책에서도 생선을 건강식품으로 붉은 고기 대용으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생선은 칼로리도 적고 건강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며, 심장건강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심장마비, 뇌졸중, 암까지 예방해 주는 식품으로 최근에 발표된 여러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퇴행성 눈 질환 및 당뇨병까지 발병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2년도부터 미 심장학회(AHA)에서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일주일에 적어도 2회 정도는 생선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생선의 이로움과 해로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
모든 생선은 물이나 작은 오염 생선을 먹이로 하기 때문에 아주 적은 레벨이지만 PCBs(poly-chlorinated biphenyls ·폴리염화비페닐), 암에 원인이 되는 공업화학물질, 수은 등을 함유하고 있다.
PCBs는 환경독성이 강하며 분해가 느린 잔류성 환경오염 물질로 인체에 축적되면 생식기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암 발병 및 어린이의 면역체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호론자들이나, 소비자 그룹에서는 참치에 함유된 수은을 걱정해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한편, 의사와 영양학자들은 그런 생선에 대한 걱정 때문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선을 먹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미국인들은 생선을 많이 먹지 않는 편이다.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일주일에 약 3.4온스의 생선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및 태평양 연안 지방의 주민들은 그보다는 약간 높은 3.7온스를 섭취한다. 반면 고기 섭취량은 그보다 7배나 높은 21온스에 달한다.
#생선이 몸에 좋은 이유
DHA와 EPA로 잘 알려진 오메가-3 지방산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불포화지방산으로 연어, 청어, 고등어, 송어 같은 기름기 많은 등푸른 생선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DHA는 두뇌조직과 눈의 망막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로 태아 및 유아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DHA와 EPA는 심장기능을 돕는다.
1978년 덴마크의 다이아베르그 박사에 보고된 그린랜드의 에스키모 이뉴잇족(Inuit)은 생선위주 식사에 바다표범과 청어의 기름 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데도 심장질환 사망률이 덴마크 사람의 10분의1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때부터 학계는 생선과 건강의 관계에 주목하게 됐다.
1989년도에 영국에서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년간 6~12온스의 지방기 많은 생선을 섭취한 남성은 심장발작 후 사망률이 29%나 낮았던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생선을 많이 먹으면 뇌졸중 발병 위험도 낮다. 8만명의 여성 간호사를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2회 생선을 먹는 간호사는 뇌졸중 발병 위험이 50%나 줄었다.
생선을 많이 섭취하면 EPA와 DHA는 관상 동맥심장질환의 증상 악화를 완화시켜 주는데, 이는 불포화지방산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혈관의 탄력성을 증진시켜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자연산 연어, 오염적고 오메가-3 많아
통조림참치는 상대적으로 수은 함량 높아
생선섭취
또한 생선을 일주일에 1회 또는 그 이상 먹는 노인은 해산물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60%나 낮았던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뇌세포를 구성하는 주된 성분인 DHA가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 생선 오일은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된 보고서에서도 일주일에 1회 이상 생선을 섭취하는 사람은 49세 이상 실명의 주된 원인이 되는 노인성 황반변성(macular degeneration) 위험이 4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선을 잘못 요리하면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는 건강에 해로운 트랜스 지방으로 요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 브리검 여성 병원의 심장전문의 다리우쉬 모자파리안 박사가 발표한 ‘심장혈관 건강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4,775명을 조사한 결과 오븐이나 그릴에 구운 생선을 일주일에 1~4번 먹은 경우 한 달에 1회 먹은 사람보다 27%나 뇌졸중 위험이 감소했다.
하지만 튀긴 생선이나 샌드위치로 나온 생선을 먹은 경우 패스트푸드점 형태의 생선을 일주일에 1회 먹은 사람은 44%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모자파리안 박사는 “연구 전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생선 샌드위치 역시 건강 생선식단으로 생각했으나 튀긴 생선 샌드위치는 건강식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수은오염 생선 괜찮을까? 건강한 생선 고르기
1,833명의 핀란드 남성을 조사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수은에 오염된 생선을 섭취한 경우 혈중 수은 레벨이 높게 나타났으며 오염되지 않은 생선을 먹은 사람보다 심장발작 위험과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2배나 높았다. 심장건강을 생각하고 아무 생선이나 먹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수은 함량이 적은 생선을 골라 먹어야 한다. 수은은 물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메틸 수은으로 변형돼 뇌, 심장, 신경 시스템에 해로우며 특히 유아와 어린이의 신경발달에 손상을 입힐 수가 있다.
황새치(swordfish), 삼치(king mackerel), 옥돔(tilefish), 상어 등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수은 함량이 많은 생선은 피해야 한다. 2004년 FDA에서는 임산부, 모유 수유하는 산모, 유아 등에게는 이런 생선을 먹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으며 해산물 중에서 단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참치(tuna)의 경우 흰살 참치(white tuna) 또는 날개다랑어(albacore)는 수은 함유량이 높아 일주일에 한 캔이나 6온스 이상 먹지 말 것을 당부했다. 캔에 들은 알바코어 참치(canned albacore tuna), 냉동됐거나 싱싱한 두껍게 썬 참치 역시 수은 함량이 높다.
그렇다고 임산부는 생선을 전혀 섭취하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생선에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태아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성분이다. 지난해 발표된 하버드 대학 연구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임신중 생선을 많이 섭취한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아기일수록 인지능력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수은 레벨이 높았던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수은 레벨이 평균치 또는 적게 나타난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경우보다 지능지수가 낮았다.
전문가들은 되도록 임산부 및 어린이는 수은 노출이 적은 생선을 먹을 것을 권하고 있는데, 오메가-3 지방산은 많으면서 수은 노출이 적은 생선으로는 연어, 캔 라이트 참치(canned light tuna), 정어리, 흰살 생선 등이 추천된다.
무엇보다 인기 있는 생선으로 수은 걱정이 되는 생선은 바로 통조림 참치다. FDA에 따르면 캔 라이트 참치는 수은 함량이 20mg, 6온스 연어에는 1.6mg이 함유돼 있는데, 통조림 참치는 인기 있고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은을 생각보다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
한편 랍스터나 게 등은 수은 함유는 낮지만 오메가-3 지방산 함유도 낮다. 참치만큼이나 인기가 높은 새우는 수은이 발견되지 않지만 역시 오메가-3 지방산 함유가 매우 적다. 오메가-3 지방산 함유가 가장 높고 수은이 낮은 생선으로는 연어가 단연 1순위다. 연어 중에서도 자연산(wild) 연어가 양식 연어보다 더 현명한 선택이다.
오메가-3 함유가 높고
수은 레벨은 낮은
톱 10 생선
1. 연어(salmon)
2. 청어(herring)
3. 정어리(sardine)
4. 전어(shad)
5. 민물 송어(trout)
6. 북대서양 연안 고등어
(mackerel)
7. 송어(whitefish)
8. 태평양산 고등어
(mackerel)
9. 가자미(flounder/sole)
10. 대구(pollock)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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