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들
사람은 태어나는 것만으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나 책이나 사상을 만나 나날이 배우고 성장하며 거듭 거듭 인간으로 형성되어 간다. 아직 아이가 어릴 때 부모들은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제일 잘 생긴 것 같고 영재인 것 같으며 말하는 것마다 신기하고 눈빛만 마주쳐도 가슴속에 폭죽이 터지곤 한다. 그러던 아이가 자라 학교라는 제도 속으로 들어가면 부모들도 한두 가지씩 근심거리가 늘어간다. 아이를 프리스쿨 혹은 킨더가튼에 막 입학시킨 새내기 부모들, 지금쯤 아이의 커감에 대한 설렘도 많지만 과연 그룹 속에서 잘 적응해 낼까 하는 의구심도 들 시점이다. 킨더가튼에 자녀를 입학시킨 부모들을 위해 미 전국 교사들이 하고 있는 조언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아침은 꼭 먹이고 편안한 옷차림·신발을
학부모회·헬퍼 등 참여하면 적응에 도움
아이의 작품들 모아두면 ‘소중한 자산’
■옷차림
편안함이 키포인트이다. 많은 아이들 중에 눈에 띄어야 귀여움도 받을 것 같아 브랜드 네임 옷으로 팬시하게 치장할 필요 없다. 집에서 입듯이 편안한 옷으로 입혀 보내야 아이도 활발하게 잘 뛰어 논다. 신발은 운동화가 적당하며 부츠는 너무 벌키하다. 아직 신발 끈을 스스로 메지 못하는 아이라면 벨크로가 좋겠다. 재킷도 벗고 입기 편한 것으로 입혀 보낸다. 작은 손이 핸들하기 힘든 작은 단추나 똑딱이 단추 등은 아이를 귀찮게 만들거나 좌절시킬 염려가 있으니 피한다. 또 이맘때 연령의 아이들은 스웨터나 셔츠를 잃어버리기 일쑤다. 할머니가 정성껏 직접 짜준 스웨터 등은 아예 학교에 입혀 보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잃어버려도 무방한 것들로 입혀 보내도록 한다.
■스케줄 관리
몇 시에 일어나야 되고 언제 학교가 시작하며 방과후엔 어떤 방법으로 집에 와야 하는지 매일 반복되는 스케줄을 일러준다. 그리고 학교 갈 준비는 전날 밤 미리 챙겨두는 습관을 들인다. 백 팩 정리, 다음날 입을 옷, 신을 신발, 서명해서 가지고 가야 할 페이퍼 등.
■아침은 꼭 먹여 보낸다
시리얼이 간단하지만 피넛버터 앤드 젤리 샌드위치도 좋고 먹다 남은 치킨이나 만두도 무방하다. 전통적인 아침식사가 아니라도 아이가 좋아하고 영양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말고 시도해 봄직하다. 메뉴는 그 전날 아이와 서로 정해 놓으면 아침에 메뉴 때문에 실랑이할 필요 없다.
■학교 내 규칙을 알려준다
수업도중 말을 하고 싶을 때는 손을 들어야 한다든가, 놀이터에서 혹은 도서관에서는 차례를 기다리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는 등이다. 또 학교에 따라서는 시멘트 바닥에서는 뛰지 못하게 교칙이 정해져 있는 곳도 있으니 이도 아이 수준에 맞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숙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이 때는 아직 혼자 한 자리에 앉아서 독립적으로 숙제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옆에서 같이 앉아서 돌봐주거나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자세히 설명을 곁들여 지도해 줘야 하는 나이다. 숙제를 하는 장소를 이 방에서 저 방으로 가끔 옮기기도 하는데 그것도 두뇌회전을 위해서는 무방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새로운 의견이다.
■사소한 것이라도 교사에게 모두 알린다
아이가 당뇨나 만성질환이 있을 때는 물론이지만 어젯밤 잠을 충분히 못 잤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아이 아빠가 출장으로 얼마동안 집을 비우는 것 등 사소한 것들도 교사에게 알려 놓으면 아이의 행동변화에 대해 교사가 쉽게 눈치를 채고 대처할 수 있다.
■아이 앞에서 학교, 교사, 급우에 대한 험담 금물
아이가 비록 교사에 대해 불평하거나 좌절을 느낀다고 할지라도 아이의 감정상태를 이해한다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교사와 별도 상담을 신청, 부모와 교사간에 해결하는 것이 이 연령에는 바람직하다.
■교사와의 대화 채널을 유지
요즘은 전화보다 전자메일을 선호하는 교사들이 많다. 수업시간에 전화 오면 수업에 방해받기 때문이고 교실에 전화를 두지 않는 학교도 많다.
■백팩과 런치백은 작고 예쁜 것으로
아직 책이나 과제물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들고 다니는 큰 백 팩보다는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것이나 특이한 모양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골라주면 학교 가는 재미가 배가 된다. 런치 백 또한 즐겁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어야지 점심도 더 맛있다.
■비상시 대비책에 관해 알아둔다
학교의 안전요강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불이 났거나 폭탄이 터졌을 때 어디서 아이를 픽업하며 어떻게 연락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학교측에서 부모가 연락이 닿지 않을 때는 이웃이나 친구에게 아이를 인계할 수 있다는 서로의 계약이 있어야 한다.
■아이가 길을 잃어버릴 것에 대해 대비한다
자녀에게 자신의 이름과 성, 부모의 이름과 성, 집 전화번호등 기본적인 것은 암기시킨다. 학교 이름도 알고 있으면 더욱 좋다. 그리고 집 주소, 전화번호 등을 카드에 적어 아이의 백에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한다. 그래야 아이가 길을 잃어버렸을 때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손목시계 착용을 시도해도 괜찮다
아직 시간을 볼 수는 없어도 시계라는 것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왜 필요한 지를 깨우칠 수 있고 또 아이에게 스스로 빅 키즈임을 상기시켜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달러 미만짜리로 아이의 성격에 맞는 색상, 캐릭터 등을 골라본다.
■부모가 학교 일에 적극 참여한다
킨더가튼에서부터 초등학교 시절은 학부모의 자원봉사가 가장 필요하고도 활발한 시기이다. 교사와 학부모회에 참석해서 학교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알아보고 아이의 교실 룸 헬퍼로도 들어가서 전체 속의 내 아이를 보는 재미도 누려보길 바란다. 그리고 학교 행사에는 작은 아이가 있다면 이들을 데리고 가도 무방한 날에는 데리고 다니면 나중에 그 아이가 자라 학교에 다닐 때 훨씬 친근감 있게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다.
■방과 후 스케줄을 너무 바쁘게 짜지 않는다
아직은 여유로운 삶을 즐길 필요가 있다. 방과후 급우들과 플레이 데이트 정도면 적당하다. 벌써부터 아이가 하고 싶지도 않은 학과목 준비 등으로 뺑뺑이를 돌리면 창의성, 자주성이 말살되기 쉽다.
■아이의 작품을 잘 모아둔다
순수한 눈과 마음으로 만든 걸작품이 많이 쏟아지는 시기이다. 세월이 지나고 나면 돈주고도 못사는 작품들, 잘 모아 놓을 필요가 있다. 대형 스테이셔너리에 가면 아이들 작품 모아놓는 스쿨폴리오를 28달러 가량 주면 매입할 수 있다. 꼬마 작가의 작품을 잘 정돈해서 보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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