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핵무기가 결국은 이슬람이스트 극렬주의 집단의 수중에 떨어진다. 그 다음에 오는 것은 세계대전이다. 4차 대전은 현재 진행중이다. 그 다음 세계 대전은 중국과의 전쟁이다. 현 시점은 1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과 흡사하다.
황당하게 들린다. 마치 노스트라다무스의 불길한 예언을 읊조리기나 하는 것 같다.
9.11 사태 이후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이라면 현상이다. 과거의 패러다임은 철저히 배제된다. 그리고 전개되는 안보논쟁이다. 때문에 때로 섬뜩한 전망도 거침없이 나오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결국은 ‘이슬람 핵무기’화 하면서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는 가설도 그렇다. 테러전쟁을 사실에 있어 문명충돌로 본다. 그러면서 이 기나긴 전쟁이 아마겟돈 전쟁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논점은 대체로 두 가지로 모아지는 것 같다. 테러전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그 첫 번째 논점이다. 이 전쟁의 승자는, 혹은 패배자는 누가 될 것인가. 또 다른 논쟁의 포인트다.
테러전쟁은 다름 아닌 민주화의 전쟁이고, 이 전쟁에서 미국은 결국 승리할 것이다. 나이얼 퍼거슨이 9.11사태 5주를 맞아 타임지 특별 기고를 통해 내놓은 전망이다.
시행착오는 있다. 그러나 중동의 민주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부시의 테러전쟁 방향은 결코 틀린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논쟁은 그치지 않는다. 결론은 계속 유보되면서. 결국은 역사가 판단할 문제라는 식으로.
이 끊임없는 안보논쟁에서 주목되는 부문이 있다. 컨센서스를 이루어 가는 모습이다. 마치 백가쟁명 식이다. 각기 달라 보이는 담론, 전망의 파편들을 꿰맞추어 보면 그렇지만 하나의 그림이 떠오른다. 안보에 대한, 세계 전략에 대한 새로운 합의점이다.
냉전종식과 함께 맞았던 역사의 ‘비치파티’는 21세기 들어 끝났다. 더 복잡하고 위험한 전쟁의 시대를 맞은 것이다. 그 변환의 시작을 알린 게 바로 9.11 사태로, 미국이 당면한 1차의 적은 이슬람이스트 극렬 세력과 이들을 돕는 폭정체제다.
이들은 테러라는 비대칭무기를 사용한다. 거기다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전쟁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거기다가 이념과 제도를 달리하는 세력들이 새로운 동맹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이란이다. 미국이 맞은 2차 적대세력이다.
5년째 이어졌나. 그 안보논쟁을 종합한 결과 이루어진 컨센서스다.
말하자면 21세기의 안보환경은 20세기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구되는 게 전략의 변화다. 그 작업은 벌써부터 이루어졌다. 부시의 변환 동맹론이 그것이다. 21세기의 역사적 현실을 통해 세계를 본다. 그리고 냉정히 미국의, 서방의 이해를 가늠한다.
미래지향형이다. 이 점에서 보면 부시는 테러전쟁의 패배자가 아니다.
항상 과거시제로 이야기한다. ‘역사의 주요 고비마다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했다’는 식이다. 돈을 쓰는 것도 그렇다. 과거사 정리를 위해서는 2,500여억원을 썼다. 미래대비 위원회는 140여억원의 예산을 쓰고. 때문에 과거지향형 정권으로 불린다.
안보를 보는 시각도 그렇다. 냉전에서 탈냉전시대로 바뀌었다. 한미동맹도 이 방향으로만 변해야 한다는 거다. 동시에 운위되는 게 자주국방이다. 민족이, 또 역사가 거론되면서.
한반도는 폭발성이 높은 지역이다. 변환의 시대에 특히 그렇다. 파워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전쟁터가 된 역사가 증명한다. 이 한반도 북쪽에는 여전히 폭정체제가 버티고 있다. 김정일 체제다. 거기다가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이 바로 옆에 있다.
이런 건 보이지 않는다. 오직 20세기의 시각으로만 21세기의 한반도 정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중국을 특히 사모한다. 동북공정인지 뭔지를 통해 영토적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20세기, 아니 19세기형 세력인 중화 패권주의 세력을.
이 과거지향형의 한국 대통령이 미국에 온다. 전시작전권이 토의될 것이다. 아젠다가 아젠다이니 만큼 자칫 21세기 생존전략의 역사적 선택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회담이다. 상당히 공교롭다는 느낌이다. 9.11사태 5주를 바로 뒤로 한 시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다.
여기서 한번 반문해 본다. 9.11사태, 그러니까 뒤이은 테러전쟁의 패배자는 누구일까. 혹시 한국이 아닐까. 21세기의 역사적 현실은 보지 못한다. 그리고는 과거만 되뇌고 있어서다.
그 결과는 뭘까. 한국을 혹시 한 세기 전의 과거로 끌고 가는 건 아닐지…. 구한말시대를 방불케 하는 안보환경으로.
옥 세 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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