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란 생각과 사상과 마음을 담는 용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은 동물과 달리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문화를 전달하며 지식을 전수하기도 한다. 따라서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그만큼 사고의 반경이 넓어지고, 접할 수 있는 문화마당이 커지며 더불어 사는 재미 또한 구사할 수 있는 언어종류 만큼 증폭할 수 있다. 학교 성적이 우수한 편이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특기가 없는 학생이 쓰고 읽고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4가지나 되자 미 서부 명문 사립대학에서 입학 허가서를 보내왔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영어 외의 외국어 구사력이 대학 입학 때 디딤돌이 되어주기도 하는 시대, 2∼3세 유아에게 이중언어 교육을 효과적으로 시키는 방법을 알아보자.
효과적인 2~3세 유아 이중언어 교육
외국어 TV쇼·음악등 도움
자연스럽게 배울수 있는 환경 조성
동시에 두가지 언어 가르쳐야
모국어 구사력도 신통치 않은 나이에 제2 외국어까지 소개, 아이를 혼돈시키는 것은 아닐까?
영어면 영어, 한국어면 한국어 등 한 언어를 정해 어느 정도 어휘 구사력과 문장이 여물어진 다음 제2 외국어를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에게 전문가들은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확신에 차 말하고 있다.
“2~3세 유아(toddler)들은 언어획득 기술이 놀랍게 빨리 발전하고 그리고 듣는 것은 무엇이던지 흡수해 버린다”고 뉴욕시 컬럼비아대 사범대학의 스피치와 언어학과 부교수 에리카 레비 박사는 말하고 있다. 이들 유아들은 다른 두 가지 언어의 새로운 단어를 놀랍도록 빨리 배우고 이해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어린 나이의 유아들을 랭기지 스쿨에 입학시킬 필요는 없다. 단지 프리스쿨 연령의 어린이들에게 기초 스패니시를 가르치는 Dora the Explorer, Go, Diego, Go!, Sesame Street 같은 텔리비전 쇼만 보게 해줘도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이중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운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외국어 구사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한 부모들은 프리스쿨부터 이중언어 교육을 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프리스쿨 입학 전부터 이중언어 책, 장난감, CD 등으로 자녀들에게 이중언어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고 워싱턴 DC의 언어센터 내 외국어 교육 국장인 낸시 로즈는 밝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어린이들은 다른 문화에 대해 배우게 되며 한 언어만 사용하는 어린이에 비해 더 창조적이고 더 뇌기능이 빠르게 움직인다고 한다.
■지금 시작한다
2∼3세 어린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들은 언어에 대한 어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패턴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제2 외국어를 일찍 접하면 접할수록 그 독특한 소리를 더 쉽게 파악한다.
언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3세 이전이 다른 언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뛰어나므로 그 이전에 다른 언어를 접할 기회가 있었던 어린이 일수록 외국어 습득이 빠르다. 따라서 3세 전에 외국어 텔리비전 쇼를 보고 음악도 듣고 몇 가지 어휘를 접해 놓는 것이 후에 외국어 공부에 훨씬 도움을 준다.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외국어 습득의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의 언어를 듣는 것이다. 대화에 접하게 되면 자연히 소리와 액센트를 픽업하게 된다.
따라서 이웃에서 많이 사용하고 텔리비전 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나중에 클래스도 택할 수 있고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외국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베이비시터가 이중언어 구사자라면 아이에게는 한 언어로만 말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아이들은 쉽게 따라하고 곧이어 짧은 단어와 문장은 이해하기까지 한다. 히스패닉 베이비시터에게서 자란 한인 아이들이 영어와 스패니시, 게다가 한국어까지 잘 구사할 수 있는 케이스가 여기에 속한다.
■한꺼번에 가르친다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식이다. 아이에게 거미라는 단어를 가르쳐 줄 때 영어로는 ‘스파이더’이고 한국말은 ‘거미’라고 일러주면 아이는 동시에 두 단어를 깨닫고 습득한다.
이렇게 훈련된 아이들은 할머니가 오시면 한국말로 하고 친구들과는 영어로 하는 식으로 동시에 이중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된다.
■기대는 적정선에서 조정한다
프랑스 말인 프렌치를 자주 듣고, 비디오를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고 해서 아이와 프렌치로 자유자재로 의사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이가 문장을 듣고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된다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한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 ‘bonne nuit’이라고 인사하면 아이는 이것이 ‘굿 나잇’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수준정도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엄마 아빠가 이중 언어 구사자일 때
◆한인 가정처럼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부모들일 때는 한 부모는 줄기차게 아이에게 한국말만 하고 한 부모는 영어를 하는 식이다. 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 언어 습득이 훨씬 쉬워진다. 적어도 한 부모라도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릴 때는 한 문장 안에 두 가지 언어를 섞어 쓰기도 하고 혼돈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곧 두 언어를 단정하게 구분 지을 줄 알게 된다.
◆이중언어를 배운다고 해서 말이 더뎌지지 않는다.
오히려 한 문장을 두 가지 언어로 말할 줄 알면 어휘력과 구사력이 한 가지 언어만 하는 또래보다 2배나 된다고 간주해야 한다.
■도움되는 책, 장난감들
◆Chico Talking Farm
30달러. 영어와 스패니시로 동물이름, 우는 소리, 색상, 숫자를 배울 수 있다.
◆Language Little Dolls
35달러. 영어와 10가지 외국어 중에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Leapfrog Learn and Groove Counting Maracas
15달러. 스패니시로 숫자, 색상, 어휘를 소개하고 있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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