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총리대신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야한다. 이것이 일본인들의 분명한 뜻이다. 지난 8월 21일자 니혼게이지이(日本經濟)신문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차기 총리의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찬성하는 일본국민은 43%로, 반대 의견보다 4%포인트 많았다.(한국일보 22일자참조)
연미복차림의 고이즈미준이치로총리대신은 당당했다. 패전일인 8월 15일 아침 7시40분, 야스쿠니 신사에 나타나 보란 듯이 15분간의 참배를 마쳤다. 이웃나라 국민들의 감정은 안중에도 없다. 그리고 말한다. “(지난 5년간) 일부러 8월15일을 피해 왔다. 그러나 15일을 피해도 비판과 반발하는 세력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15일이 적절한 날이라고 판단했다” 는 고이즈미 총리다. “부시대통령이 ‘야스쿠니 참배하지마라’고 해도 나는 갈 것이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그런 어른스럽지 못한 말은 하지 않는다”말한다. 사뭇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반대•규탄하는 이웃 나라들의 국민과 지도자들이 “어른스럽지 못한 말을 하는 것”으로 폄하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일본 국민들은 임기를 한달 남짓 남긴 고이즈미 총리가 보여준 “대일본제국의 총리대신흉내내기”같은 처신을 어떻게 보았던가? 위에서 본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고이즈미총리를 지지•찬성했다. 반대 36%보다 12% 포인트나 높았다.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14명의 A급전범자(도조 히데키, 도고시게노리, 고노에후미마로, 히로다고키등)들은 총리대신들의 참배와 함께 들어 올려지는 일본인들의 합장 속에서 살아 숨 쉬게 될 것이다. 어쩌면 군국주의의 망상이 일본 열도를 다시 뜨겁게 달구게 될지도 모른다.
일본은 지난 60여년, 잘 참고 견디어 온다. 그러나 1985년, 총리대신 나카소네야스히로는 이제까지의 금기를 깨고 “8월 15일야스쿠니신사참배의 길”을 닦는다. 한국과 중국이 강력히 항의•규탄하고나서자, 못 이기는 척 참배를 포기 한다. 그렇지만 그는 패전 후유물로 간직 되어 오던 “히노마루(일장기) 와기미가요(일본국가 )” 를되찾아 일본 민족의 가슴에 혼을 불어넣는다.
그 혈맥을 잇는 고이즈미총리다. 재임 5년 동안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참배, 이웃 나라국민들과 지도자들의 규탄의 표적이 됨으로써 일본민족의 가슴에 잠자고 있는 “적과 동지의식”을 일깨운다. 침략적인 태평양전쟁을 정당화하고, 14명의 A급전범자들까지“ 전몰장병•호국영령”으로 모셔야 한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 준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의 혼”은 자라는 것 이리라.
오는 9월, 고이즈미의 뒤를 잇게 될 다음 총리로서 확실시 되는 관방장관 아베신조(安倍晉三 )는 누구인가. 일본이 자랑하는 젊은 세대의 ‘리더’이다. 이미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옛날에 공언 했고, 북한미사일사태를 두고 “선제공격”까지 주장했던 일본정계에서 국가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고이즈미 아이들”(고이즈미총리가 발탁했거나 길러낸 젊은 정치인 집단)의황태자인 “아베신조 (51세)”가 국민들의 박수와 ‘나가소네, 고이즈미’로 이어온 “일본 혼”을 외면하고, 한국과 중국의 눈치를 볼리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미국의 힘까지 등에 엎고 있는 ‘아베’이다.
일본국정치세력의 앞날이 저렇다면 우리는 언제 까지 분노로 날을 지 세워야 하는가. 한국과 중국을 두 번 능멸하는 언행과 동북아의 평화를 덮치겠다고 꿈틀거리는 군국주의 망상과 그 조짐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야스쿠니 신사참배 말고도 역사 교과서 문제, 독도문제, 일본군위안부문제, 동해주변 배타적 경제수역(EEZ)문제 등으로도 시달려야하는데…
노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일본이 과거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독도, 역사교과서, 신사참배,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실질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냥 말로 끝났을 뿐이다.
이제 말만으로는 안 된다. 앞으로 5년이 한•일관계의 가장엄중한고비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힘을 길러야한다. 남북관계를 “협력•공조관계”로 발전시켜, 한반도 안보환경을 더욱 튼튼히 하여야한다.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가 17.1%로 북한30.9%보다 13.8% 포인트 낮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를 “힘”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이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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