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문화의 자존심’ 게티센터에서는 여름철을 맞아 어린이들을 상대로 미술전문가들의 소장 미술품들을 설명해 주는 ‘패밀리 아트 스톱’(Family Art Stop) 등 특별 행사가 열리고 있다.
개학 앞둔 자녀와 함께 게티서 ‘나이스 주말’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등과 함께 미국의 5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게티센터는 ‘LA 문화의 자존심’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게티센터에는 폴 게티 박물관을 비롯해 게티 예술사 인문학 연구소, 미술교육 연구소, 예술정보센터 등 부대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높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웨스트 LA 스카이라인과 태평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날씨가 맑은 날이면 멀리 카탈리나 아일랜드까지 눈에 들어온다. 언덕 위까지 올라가는 트램과 화려한 장미정원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유럽 회화, 조각, 고서적, 장식미술, 미국 사진예술 분야에서 질적으로나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게티센터는 일년 내내 언제든 방문해도 좋지만 특히 여름철에는 수많은 패밀리 프로그램들이 매일 열리고 있어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찾기 좋은 곳이다. 어린이들을 상대로 미술전문가들의 소장 미술품들을 설명해 주는 ‘패밀리 아트 스톱’(Family Art Stop)을 비롯해 센터 정원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가든 투어’(Garden Tour)가 여름철을 맞아 열리고 있다. 이밖에도 벨기에의 거장 루벤과 브뤼겔의 특별전(Rubens and Brueghel Exhibition Tour)이 서머 특별 프로그램으로 열리고 있다. 백 투 스쿨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자녀들과 함께 올 여름 마지막 이벤트를 게티센터에서 만들어 보자.
게티센터 가든 투어 프로그램. 로버트 어윈이 디자인한 중앙 정원은 열린 공간에 마련된 또 다른 예술작품이다.
오랜만에 방문하는 게티센터, 주차료가 최근에 5달러에서 7달러로 올랐다. 하지만 입장료가 없으니 전혀 부담이 안 된다. 가족과 함께 참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과 투어도 무료로 제공된다. 평일인데도 유난히 패밀리 방문객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덕 위 전시관으로 향하는 트램 탑승객의 3분의1이 어린이들이다. 아이들은 발 아래로 펼쳐지는 세펄베다 패스와 LA의 시내 경관을 둘러보기에 바쁘다. 같이 온 부모들도 오늘 게티센터에서 접할 그 풍부한 문화적 체험에 마음이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LA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게티 카페.
110에이커 대지에 들어선 전시관 건물의 위용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지난 76년 사망한 석유 부호 진 폴 게티가 남긴 7억달러와 그의 아들 존 폴 게티(2003년 사망)가 평생 모은 미술품들을 바탕으로 설립된 게티센터. ‘미국 서부의 루브르’란 별명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인류 문화의 보고가 장르와 시대별로 동서남북 4개의 전시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대리석 조각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사진작가들이 예술품 등 어디를 먼저 방문할 것인지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일단 여름철을 맞아 실시되고 있는 ‘패밀리 아트 스톱’ 프로그램 명단에 이름을 기입했다. 5세 이상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한 30분짜리 가이드 투어이다. 어린이들의 참여를 유도해 재미있다.
예술 작품 감상에서 작품 제작 웍샵까지
5세자녀-부모위한 ‘패밀리 아트 스톱’
하루 2차례, 미술전문가와 토론 발표
가든돌며 작품감상-주말 야외콘서트
오후 1시30분부터 입구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사인을 받는다. 프로그램은 오후 2시와 오후 2시30분 2회에 걸쳐 뮤지엄 갤러리에서 실시된다.
아이들을 포함한 30여명 그룹이 노스 갤러리에 있는 이탈리아 티티안의 명작 ‘비너스와 아도니스’(Venus and Adonis)로 안내된다.
어른과 아이들 모두 철썩 바닥에 주저앉아 미술전문가로부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나면 어른과 아이들은 같이 팀을 이뤄 작품에 대한 평을 하고 간단한 토론과 발표회도 갖는다. 아이들이 갑자기 자신이 문화 평론가가 된 기분으로 우쭐해진다.
질적으로나 규모면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컬렉션을 갖추고 있는 게티센터.
여름철을 맞아 실시되고 있는 ‘작품 만들기 웍샵’(Family Creation Station)도 인기가 높다. 뮤지엄 중앙 광장 패밀리 룸 패티오(Family Room Patio)와 게티 연구기관 잔디밭에서 실시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이 공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갖가지 재료를 놓고 스태프들이 옆에서 작업을 도와준다.
중국풍의 모자 만들기 테이블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모자를 동양풍의 이미지로 장식하거나 누런 봉투에 동양의 전통적 이미지를 붙여 멋진 모자를 만들기도 한다. 부채 만들기 테이블에서는 동양 또는 서양풍의 그림으로 장식된 접는 부채를 직접 만들어 본다. 유럽의 부채들은 16세기 상인, 선교사, 뱃사람들이 중국이나 일본에서 돌아올 때 가져온 그림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다.
게티센터 패밀리 룸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 웍샵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
액자 만들기 테이블도 있다. 컬러풀한 패턴 종이로 사진 액자를 장식한다. 엽서 크기의 그림을 꽂을 수 있는 작고 예쁜 액자가 만들어진다. 엽서 만들기 스테이션도 있다. 페인트 브러시 펜과 스탬프를 이용해 게티센터 방문을 기념하는 엽서를 만들게 된다.
오는 9월3일까지 열리는 ‘작품 만들기 웍샵’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실시된다.
여름철 맞아 주말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야외 콘서트도 열린다. 힙합, 블루스, 락,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이 연주된다. 이번 주말(19~20일 오후 4~6시) 박물관 가든 특설무대에서는 시카고 출신 어린이 음악 연주가인 랄프 코버트의 무대가 막을 연다.
디즈니 영화의 여러 주제곡 작곡에 참여한 바 있는 코버트는 이번 콘서트에서 시리얼(cereal) 박스 등으로 만든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면서 옛날 이야기도 들려준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 방문객의 부쩍 늘어난 게티센터.
26~27일에는 ‘Charity and the JAMband’ 앙상블이 한여름 저녁 힘찬 에너지를 뿜어내는 댄스뮤직을 연주한다.
최근 시작된 가든 투어(Garden Tour)도 재미있다. 투어는 매일 오전 11시30분, 오후 12시30분, 2시30분, 3시30분 4차례 실시된다. 로버트 어윈이 디자인한 중앙 정원(Central Garden)은 열린 공간에 마련된 또 다른 예술작품으로 투어를 하면서 가든을 돌아보게 된다.
빨강, 노랑, 보라, 분홍, 오색의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조화롭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동그란 동선 모양의 산책로를 여러 겹으로 만들어놓아 한바퀴 돌고 나면 45분 투어지만 간단한 운동도 된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서 한글안내문 받아
방문 가이드
매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미리 그 날 열리는 프로그램 정보와 시간을 알고 센터를 방문하는 것 좋다. 일단 센터에 도착하면 메인 입구(main entrance)에 있는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각종 행사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 참가신청도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받는다. 프로그램 정보 외에도 각 전시관에 대한 정보를 지도와 함께 얻을 수 있는데 한글 안내문도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받아볼 수 있다.
센터에서 가장 사람이 붐비는 곳은 유럽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웨스트 갤러리(West Gallery). 빈센트 반 고흐의 ‘아이리스’, 폴 세잔느의 정물화, 모네의 일출, 피에르 오귀스뜨 르느와르의 프로머나드 등 값을 메길 수 없는 명작들이 이 곳에 모여 있다. 주말의 경우 웨스트 갤러리는 줄을 서서 입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교적 적은 오전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동그란 동선을 여러 겹 만들어놓아 한바퀴 돌면서 자연스럽게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게티 가든.
주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특별전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벨기에의 거장 루벤스와 브뤼겔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 특별전은 오는 9월24일까지 계속된다.
게티센터 카페는 AOL가 전국 10대 박물관 레스토랑으로 선정할 만큼 서브되는 음식의 수준 높고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여느 유흥지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메뉴도 준비하고 있다. 게티센터는 음식을 가지고 입장이 가능한 곳이다. 집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카페 패티오로 가져온다. 내려다보이는 LA 베이슨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입장료 없이 주차료 7달러…
9월24일까지 벨기에 거장 루벤스-브뤼겔 특별전
운전메모
LA 한인타운에서 10번 W→405 N.→Getty Center Dr. 출구에서 내려 우회전해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나온다. 입장료는 별도로 없고 차 한대 당 주차비는 7달러. 한때 게티센터는 주말의 경우 예약 없이는 입장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예약이 필요 없으며 예약 자체도 받지 않는다. 가끔 주말의 경우 주차 스페이스가 모두 동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일찍 오는 순서대로 입장할 수 있으니 주말는 서두르는 것이 안전하다. 센터 인근에서의 스트릿 파킹은 제한되어 있다. 버스를 이용해도 되는데 761번 버스가 메인 게이트까지 들어온다. 버스에 대한 문의는 전화 (800)266-6883로 하면 된다.
게티센터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장 시간이 연장된다.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주소 및 문의: 1200 Getty Center Dr. Los Angeles, CA 90049, (310)440-7300. www.getty.edu.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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