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괜찮아’ 미현 성격 실제 나와 비슷해… 양동근·류승범과 호흡 맞추고파
시한부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쾌활한 그녀. 남들에게 이기적으로 보일 지라도 마지막 남은 생애를 사랑으로 불태우기 위해 과감히 한 남자에게 손을 내미는 그녀. 영화 ‘사랑하니까, 괜찮아’(감독 곽지균, 제작 유비다임씨앤필름)의 여주인공 한미현 역을 연기한 임정은(24)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청순 가련형의 외모에 닭똥 같은 눈물 한 줄기로 표현되던 기존 시한부 인생과는 달리 밝고 쾌활하고 자기 욕망을 솔직히 표현할 줄 아는 새로운 형식의 시한부 캐릭터 한미현은 임정은 본인의 성품과도 일견 닮아 있는 듯 했다.
- 극중 미현이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매우 밝은 인물로 표현됐다. 실제 성격도 비슷한가
▲저를 처음 만나는 분들은 ‘청순 가련형이다. 여려 보인다’라고 하시는데 대화를 나누고 나면 다들 놀란다. 심지어 ‘목소리가 왜 이러냐, 목소리가 특이하다’는 소리도 여러 번 들었다. 실제로도 굉장히 밝고 명랑한 성격이다. 미현이의 엉뚱하고 장난스럽고 솔직한 면은 거의 내 모습이다. 눈물 많고 여리게만 표현됐던 기존의 시한부 캐릭터를 깨고 싶었다.
- 언론 등을 통해 지현우와의 키스신이 집중 부각됐다. 영화에서는 생각보다 키스신이 많지 않던데
▲영화를 위한 키스신 촬영도 있었지만 예고편과 포스터를 위한 키스신 촬영도 있었다. 총 5회 정도 촬영한 것 같은데 한 번 찍을 때마다 4∼5시간씩 촬영했다. 이번 영화에서 평생 할 키스를 다 한 것 같다. 너무 익숙해서 기억이 잘 안날 만큼 많이 했다. 현우와 찍은 키스신이 연기하면서 처음 한 것이다. 저도 여배우인데 왜 떨리지 않았겠나. 처음에는 촬영 전에 사탕도 먹고 가글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럴 시간도 없고 해서 현우와 합의 하에 눈짓으로 신호를 주고 받은 뒤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하하.
- 시한부 삶을 사는 미현이 민혁(지현우)을 버리고 떠났다가 다시 찾아와 사랑 고백을 하는 장면은 사실 잘 이해가 안 된다. 임정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용기를 낸 것이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사랑할 것 같다. 남들이 이기적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놔주나. 마지막 인생을 사랑하며 살 거다. 원래 나는 사랑을 할 때 오랜 기간 불타는 사랑을 하는 편이다. 사랑하는 감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간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밖에 안 보이는 스타일이다.
- 영화에서 지현우가 사랑스러운 이벤트를 많이 벌여준다. 실제로 애인에게 이런 이벤트를 받아 본 적 있나
▲사실 현우가 병원에서 ‘사랑하는 내 미현아∼’하며 노래를 불러주고 장미꽃을 입에 물고 바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영화 속 내용이긴 했지만. 예전에 남친이 내 생일에 식당을 통째로 빌려 풍선을 가득 채우고 이벤트를 열어 준 적이 있다. 그 때도 감동받아 펑펑 울었다. 안타깝게도 그 남자 친구와는 헤어진 지 꽤 됐다.
- ‘일단 뛰어’의 송승헌, 권상우, ‘사랑하니까…’의 지현우 등 상대역의 장·단점은?
▲’일단 뛰어’ 때는 워낙 신인이었으니까 내 연기하기도 바빴다. 하지만 워낙 상대 배우 복은 뛰어난 편이다. 우연히 권상우씨와 마주치면 ‘작품 잘 봤다 열심히 하라’며 응원해 주곤 한다.
현우는 두 살이나 어린 동생인데 워낙 편하게 대해줬다. 사실 촬영할 때 내가 연상이라는 사실 때문에 현우보다 나이 들어 보이면 어쩌나 걱정도 많았다. 그런데 현우가 의외로 남자답고 멋있더라. 귀여운 면도 있고. 감정신에서의 집중력도 놀랍다.
-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양동근씨나 류승범씨와 연기해보고 싶다. 연기력을 떠나서 배우 그 자체만으로 존재감이 느껴지는 배우들이다. 특히 양동근씨는 어떤 역할을 해도 자기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점이 놀랍다.
- 그런데 정말 심은하를 닮긴 닮았다(임정은은 데뷔 때부터 ‘제2의 심은하’로 주목 받았다)
▲인터뷰하면서 심은하씨 얘기가 안 나온 적이 없다. 거의 데뷔 때부터 ‘제2의 심은하’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이미지가 분명히 플러스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미지 때문에 CF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왜 심은하를 따라 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하다. 심은하씨의 연기와 외모 모든 것을 좋아하지만 따라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배우라면 누구라도 자기 색깔을 가지려 한다. 배우 임정은으로 인정받는 것이 앞으로 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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