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고 공부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게 된다면
대입전략에서 일단 성공할 수 있다.”
얼마 후면 도래할 개학과 함께 대학입학 전략 세미나의 계절이 돌아왔다.
9월 학교가 문을 열면 각 대학 사정관들은 미 전국 고교를 돌면서
‘자신의 학교 세일즈’에 나서고 입시 전략 코치를 하고 있는 대학입학
컨설팅 그룹들도 이들을 초청, 각 커뮤니티마다 학부모와 학생들을
상대로 “이렇게 하면 우리학교에서 받아준다”며 입학요강을 설명하고 있다.
약간 이른 듯 하지만 아직도 방학인 8월, LA 근교지역의 한 가정에서
중학생에서부터 고교 시니어를 둔 학부모 30여명이 모여 대학입학 컨설팅
그룹인 아이비드림 대표 이정석 박사(하버드, 물리학)를 초청, 학생들이
목표하는 대학에 가려면 어떤 과정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들어봤다.
■‘가정 세미나’ 이정석 박사의 조언
AP과목의 B가 일반과목 A보다 높게 평가
수학·과학 잘하는 학생은 ACT 보면 유리
대학입학 전략 세미나는 들을 때마다 엇비슷하면서도 또 다르다. 초청강사의 약력에 따라 그 색깔이 다르고 청중의 목표 대학에 따라 그 전략 또한 달라진다. 대학입학 컨설팅 그룹과 신문사나 커뮤니티 교육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큰 행사들은 대부분 초청강사가 명문대학 입학 사정관을 역임하고 있거나 재임했던 사람들이지만 요즘은 학원 원장이나 컨설팅 그룹대표 등을 학부모들이나 지역 한인학부모회 등에서 소규모로 초청, 가정에서 열리는 세미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만큼 학부모들이 이런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소규모 대입전략 세미나는 대형 세미나에서 다뤄지는 일반적인 룰에서 좀 더 내 아이에 맞는 맞춤형 질문을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강사마다 약간의 견해 차이들이 있는데 이는 일반론과 맞춤형의 차이에서 올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결론은 대학입학 전략에서 공식이나 정답은 없지만 그 룰은 있으며 그 룰을 어떻게 우리 아이와 나에게 적용시킬 것인가는 학부모와 학생 개인의 몫이다.
지난 7일 오전 10시∼12시까지 한 개인 가정에서 열린 대학 진학세미나의 내용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동기부여가 제일 중요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표의식이 없는 학생이 공부를 잘 하기란 쉽지 않다. 목표의식이 없었던 학생이라고 해도 동기부여만 제때 그리고 제대로 되면 눈에 보이게 달라진다. 부모나 멘토 또는 스승 아니면 컨설팅 그룹 관계자 등 누구든 상관없이 일단 학생에게 동기부여(motivation) 주입이 필요하다. 동기란 자동차의 개솔린과 같은 구실을 한다. 개스 없는 자동차가 잘 굴러가는 것 보았는가 ?
동기란 집 근처가 아닌 멀리 떨어진 대학에 가는 것, 도심지역 대학에 가는 것, 스포츠팀이 센 학교에 가는 것, 전공과목을 잘 가르치는 대학에 가는 것, 탑 10 대학에 가는 것 등 학생과 각 가정마다 다를 수 있다.
■방법과 방향제시가 바로 되어야
스스로 공부하고 스케줄 관리에 익숙한 학생들은 비교적 학비가 저렴한 주립대학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과외공부에 의존하고 스스로 찾기보다는 보다 섬세한 가이드가 필요한 학생은 소규모 사립대학에 맞을 수 있다. 사립대학 학비가 염려되겠지만 주립대학에서 제때에 졸업 못 하고 시간 끌어 학비 낭비하고 돈 못 벌어 손해 보는 것 계산하면 소규모 사립대학의 비싼 학비가 제 구실을 할 경우도 있다. 물론 스스로 공부하고 리더십도 있고 활동적이라면 전국 탑 25를 넘볼 수 있다.
전공과목을 명시하지 않아도 입학에는 지장 없는데 그 학교 인기학과를 목표로 한다면 지원서에서부터 전공과목을 명시하는 것이 입학률을 낮추더라도 유리하다.
■대학입학 시 고려되는 중요한 요소들
1. 학교 성적과 클래스 스케줄
GPA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9학년 때 수학은 무슨 과목을 들으면서 출발했는지, 영어는 어떤 수준에서 출발했는지 고려하기도 한다. 어려운 과목을 택해서 이런 GPA가 나왔는지 쉬운 과목만 택해서 학점만 높였는지도 평가된다. 여름학기에는 아너 클래스가 없어서 여름 클래스를 택하면 GPA가 내려갈 공산이 크지만 그래도 수강해야 한다. 왜냐하면 연중 무엇을 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는가가 사정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높은 GPA를 가지고도 같은 대학에서 떨어지고 낮은 GPA를 가지고도 합격통지서를 받게 되는 사례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아너와 AP클래스에서의 B가 일반 클래스의 A보다 높게 간주된다. 학생이 도전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클래스에서의 서열도 중요하며 전년도 학생과도 비교한다. 물론 쿼타가 있지만 올해의 탑 랭킹 학생이 전년도 그 학교 학생과 비교, 턱없이 수준이 떨어지면 안 뽑을 수도 있다.
2. 시험점수
SAT II보다는 SAT I 비중이 더 높다. ACT 점수는 다시 SAT점수로 환산된다. ACT는 수학과 과학이 강점인 학생에게 유리하며 동부나 중부지역 학생들은 많이 보지만 캘리포니아 학생은 대부분 SAT를 보고 있다. ACT와 SAT, 두 개 다 본 다음 더 높은 점수를 대학 측에 보내면 되지만 대부분 점수가 비슷하게 나오며 학생들에게 두개의 시험에 대비하는 것이 부담되므로 대부분 한 개만 권한다. SAT II는 과목별로 5월에 AP과목이 끝난 후 6월에 보면 유리하다. 과목은 많이 볼수록 좋다.
SAT I은 3번까지 보는 것은 괜찮다. 더 이상 보면 시험점수에만 중점을 두는 학생으로 보여 불리하다. UC는 제일 높은 점수를 가산해 주고 사립대학들은 과목별로 제일 높은 점수를 가산해 준다. 시험을 치르는 시기는 대수 2와 프리미적분 끝냈을 때 보는 것이 점수가 제일 높게 나온다. 9학년이나 10학년 때 보면 아무래도 읽어야 할 고전 등이 덜 끝나 점수가 덜 나올 확률이 많다.
3.과외활동
특별한 재능과 소질로만 대학에 입학하려면 그 분야에서 전국 100위안에 들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이 범주 안에 들지 못하므로 여러 개의 작은 활동으로(well-rounded people) 지원서를 빛내보는 것이다. 명문대학들은 꼭 리더십이 있는 학생을 원한다. 4년간 클럽활동을 했는데 어떤 직위도 얻지 못했다면 능력이 없던지 아니면 농땡이 친 것으로 간주한다. 클럽활동은 꼭 리더의 포지션을 얻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큰 클럽보다는 소규모 클럽을 만들든지,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 멤버가 5∼6명인 클럽도 괜찮다. 활동내역과 이념만 좋으면 된다.
스포츠와 음악도 남들 다하는 것보다는 희귀한 운동, 악기연주자가 더 유리하다. 명문 사립고교들이 공립학교에 없는 조정경기, 카누경기 등의 스포츠 종목을 소개하고 있는 것도 이의 한 맥이다. 풋볼, 농구 등 미 전국 몇 십만명의 학생이 하고 있는 운동종목 보다는 라크로스, 서핑 등 특이한 것이 좋다.
고교생활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관리해왔나를 보기 때문에 특출하지 못하면 다방면에서 활동적인 학생을 선호한다. 올A 학생보다는 B가 몇 개 섞여 있더라도 활동적인 학생이 대학에 와서도 같은 스타일로 생활을 엮어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선택될 확률이 높다.
활동의 깊이와 정도도 중요하다.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여러 개를 잠깐씩 거쳐가는 것보다는 한 두개를 집중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한 활동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여태까지 아무 클럽활동을 하지 않은 학생이 11학년이 됐다면 혹은 12학년이 됐다면 지금이라도 만들거나 가입하기 바란다.
4.지원서와 에세이
성적으로 알 수 없는 학생의 라이프 스타일과 성품을 파악하기 위해 각 대학마다 2∼3개 정도의 에세이를 요구하고 있고 특히 사립대학의 경우는 비중이 높다.
지원서에 전공과목을 명시하지 않는 것이 입학여부와는 상관없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전공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전공을 못 정한 것인지는 에세이를 보면 대충 나타난다. 각 대학마다 인기학과를 들어가려면 처음부터 전공을 정하는 것이 물론 합격률은 낮추지만 그래도 낫다. 왜냐면 입학 후 그 과로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국랭킹 13위(US NEWS & WORLD REPORT 2006)인 코넬의 경우 전체 합격률은 24.7%이지만 만약 이 학교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려면 합격률은 절반으로 내려갈 수 있다. 미 전국 서열이 역시 13위인 존스 합킨스 대학도 조기지원자의 경우 합격률이 51%이지만 만약 이 대학에서 프리메드인 생물공학을 전공하려면 합격률은 뚝 떨어진다.
▲조기 지원이 유리하다.
얼리 액션은 합격해도 다른 대학에 갈 수 있지만 얼리 디시전은 일단 합격통지서가 오면 그 대학에 가야만 한다. 그런데도 최근 조기지원자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일반 지원보다 합격률이 높고 결과가 빨리 나오기 때문이다. 재정보조를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비재원이 마련되어 있는 학생들은 유리하다. 예를 들면 하버드 대학의 경우 일반 지원자의 합격률은 2006년 6.4%였지만 조기 지원자의 합격률은 21%로 월등히 높았다.
만약 조기지원에서 밀려 일반 지원으로 밀렸다면 그리고 여기에서 또 웨이팅리스트로 밀렸다면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십중팔구 떨어진다. 한 단계씩 밀릴수록 전화도 하고 전자 메일도 넣고 에세이도 다시 써서 보내고 추천서도 한 장쯤 더 받아서 넣고 상 탄 것 있으면 다시 보내는 등 관심을 받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한다.
웨이팅리스트에 올라있는 대학은 들어가도 졸업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지 말라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오산이다. 단 명문대의 경우에 한한다. 명문대일수록 졸업률이 높다. 예를 들면 하버드 대학은 98%, 스탠포드 95%, MIT 92%, UCLA 87%, USC 82%등으로 학업수준이 높은 대학일 수록 졸업률도 높으므로 웨이팅리스트에 올라 있어도 꼭 가고 싶다면 여러 방법을 동원, 일단 발을 디뎌볼 필요가 있다. 대신 미 전국 대학 평균 졸업률은 50%이며 칼스테이트 노스리지는 36%임을 참고하기 바란다.
5.추천서
고교 카운슬러로부터 1개, 학교 교사로부터 2개 정도가 필요하다. 부모의 눈에는 천재지만 이들의 눈에는 둔재로 보일 수 있다. 여러 학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쓰는 추천서에서 소극적(passive), 비활동적 (inactive)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게 조심하라.
입학 사정관이 한 개인 지원서에 할애하는 시간은 단 몇 분을 넘지 않는다. 두 단어 중 한 단어만 나와도 지원서는 곧장 쓰레기처리 된다. 고교생들은 카운슬러를 정기적으로 찾아가고 담당 과목 교사에게 잘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 절대로 손해 볼 일 아니다. 때로는 뇌물 아닌 선물도 필요하고 감사편지도 필요하다.
6.기타 요소들
▲인터뷰 : 80%의 학생들은 인터뷰에서 얻을 것이 없다. 특별히 인터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흡인력이 강하지 않는 이상 그게 그거다.
▲자원봉사 : 공부만 했나, 다른 활동도 했나가 중요하지 꼭 자원봉사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공부에 손해 보면서까지 자원봉사 란에 한 줄 써넣기 위해 하는 자원봉사란 빛이 약하다. 하면 좋지만 그 스케줄을 꼭 꽉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 경험 : 전공하고 싶은 것과 관련 있는 일이거나 생계를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면 호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칸 메우기 식의 도서관 일, 병원 일, 빵집 일 등은 별로 점수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이것도 지원서 별로 다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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