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진에 뽑힌 이하늬(23)양.
훤칠한 키(173cm)에 ‘34-24-36’의 몸매,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인 학력, 국가정보원 2차장인 이상업씨와 가야금 인간문화재인 문재숙 이화여대 교수를 아버지와 어머니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문희상 전 의장을 외삼촌으로 두고 있는 집안 환경, 노래와 춤 등에 능통한 끼만으로는 이하늬의 진면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만드는 데 인생을 걸고 싶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는 이하늬를 직격인터뷰했다.
- 아버지가 국정원 고위간부이고 외삼촌이 집권당의 실세라서 대회 전부터 미스코리아 진이 될 거라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본인 생각은?
“아버지가 국정원 고위간부라는 이유로 덕을 본 사실이 없다. 남들은 내가 화려하게 자랐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다. 외삼촌도 야당 시절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덕을 볼 틈이 없었다. 철이 들 만한 중고등학교 시절을 너무 어렵게 보냈기 때문에 겉모습의 화려함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 남자친구는 진에 당선되자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또 당선 인터뷰에서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
“자기 일처럼 좋아해줘서 고마웠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사람들도 있지만 있는데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 성형수술 논란으로 인터넷이 시끄러운데.
“성형수술은 하지 않았다. 어렸을 적 사진을 공개할 의향도 있다. 자기관리를 하지 않았을 때의 나의 상태는 참혹할 정도였다. 겨울에는 15kg씩 살이 찌고 여름에 15kg씩 빠질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운동을 시작했다. 겨울과 여름의 몸매가 너무 달라 피오나(애니메이션 ‘슈렉’의 여주인공)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 ‘탈의실 셀카’ 논란으로 인터넷에 악플이 잇따랐는데.
“제 불찰이다. 미스코리아 합숙 때 세 시간에 걸쳐 사진 100여장을 한꺼번에 올리는 과정에서 친구가 찍은 사진의 내용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반성하고 있다.”
- 서울대 동문인 탤런트 김태희와 친하다고 하던데.
“서울대에 다닐 때 스키부 활동을 했는데, 여자 스키부 주장을 맡았던 태희 언니와 매우 친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한 것도 태희 언니의 영향이 컸다. 태희 언니가 ‘다 하기 나름이다. 네 주관이 뚜렷하고 확실한 중심이 잡혀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비뚤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줘서 큰 힘이 됐다.”
- 서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학교 이름에 먹칠은 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출신학교가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되는 데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갖는 가장 큰 편견은 무엇인가.
“내가 곱게 자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아직도 전셋집에 살고 있다. 아버지는 항상 ‘너는 선비의 딸이다’라는 점을 강조하신다. 나는 아직도 젊은 사람들이 자신이 번 돈이 아니라 부모님 덕으로 구입한 외제차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는 어떻게 출전하게 됐는가.
“큰이모가 서울대음대 졸업 후 교사 생활을 하다 노래교실 강사로 스타가 된 문인숙씨다. 처음에는 절대 나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큰이모와 어머니의 권유로 결심했다. 기왕이면 물론 좋은 결과를 내라고 격려까지 해주신 아버지에게 감사를 드린다.”
- 당선 후 어떻게 지냈나.
“노느라 잠을 거의 못 잤다. 미스코리아 해외동포상을 수상한 황하나(18·LA 진)양이 우리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데, 하나양에게 한국 구경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3일 동안 대회 참가자들과 매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당선 후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 온 국민이 주목하는 ‘신데렐라’가 됐다는 것을 실감하는가.
“축하전화를 많이 받았을 뿐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 당선 후 집에 가서 어머니와 반신욕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스월드 대회를 위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떤 식으로든 국위선양에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라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지 않았는가.
“워낙 성격이 털털하기 때문에 꾸미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채 길거리를 걷다가 쟤가 미스코리아 진이야?라는 말까지 듣기도 했다.”
-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채식주의자여서 특별히 먹고 싶었던 것은 없었다. 하지만 합숙이 끝나고 카페에서 한 조각의 케익과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 건 큰 기쁨이었다.”
- 본선대회 당일 부모님이나 외삼촌은 오셨는가.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참석하셨다. 주위에서 아버지에게 참석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권유를 많이 했다는데, 내가 꼭 와 달라고 부탁드렸다. 하지만 외삼촌은 페루와 브라질을 방문중이라 오시지 못했다. 외삼촌에게 당선 사실을 알려드렸더니 “흐흐흐” 하고 웃으시면서 너무 좋아하셨다. 위트가 있고 귀여운 분이시다.”
- 집안 분위기는 어떤 편인가.
“우리 집안은 ‘이렇게 놓아 길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말 자유스럽다. 큰 울타리를 쳐 두되 그 안에서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하는 게 부모님의 신조다. 부모님이 자신의 삶에 대해 너무 열정적이시기 때문에 두 분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비뚤어지지 않고 자랄 수 있었던 것 같다.”
- 방송계에 진출할 의향은 있는가.
“한국적인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 국악이 ‘블루오션’이라는 점을 확신하기 때문에 전공인 국악을 계속 하고 싶다. 최근 미스 재팬 선발대회를 보고 전통의 잠재력에 대한 가치를 새삼 절감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장 세련되고 보편적인 언어로 만들고 싶은 게 나의 욕심이다. 뮤지컬도 좋고 노래도 좋다. 전통이라는 내용물만 있다면 그것을 담는 그릇에는 상관하지 않겠다. 궁극적인 그림은 40대 정도는 돼야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특별한 몸매관리 비결이 있나.
“스키, 에어로빅, 태권도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운동을 너무 좋아한다. 미스코리아 대회를 준비하느라 두 달 동안 거의 운동을 하지 못해 몸매가 오히려 안 좋아졌다. 운동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했다.”
-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가.
“태희 언니를 아주 좋아한다. 조금이나마 연기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학점이 잘 나오지 않는 심리학까지 배우는 모습에서 진정한 연기자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 자신의 몸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보조개다. 너무 깊게 패여 흉터처럼 보인다며 성형수술로 메꿀 생각이 없느냐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의 트레이드마크였기 때문에 내 보조개를 사랑한다.”
- 존경하는 인물이 있는가.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장기려 박사를 존경한다. 부산복음병원 원장으로 간호대 학장으로 근무했지만 자기 집 한 칸, 죽을 후 묻힐 땅 한 평 없이 병원 옥상의 사택에서 거주했을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사신 분이다.”
- 이름에 담긴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하늬바람에서 이름을 따왔다. 하늬바람은 ‘봄에 서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으로 어부들에게 고기를 몰아주는 고마운 바람이다. 사람들에게 이로움과 평안을 가져다주라는 의미에서 아버지가 지어주셨다.”
-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타이틀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가.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나 미스코리아 타이틀을 획득해 나의 위상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나로 인해 미스코리아 위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설명 = 2006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양이 7일 한국아이닷컴과의 인터뷰 중 보조개는 흉이 아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아이닷컴 양소천기자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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