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김미현도 정상 도전...장정은 타이틀 방어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 ‘미셸,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
지난해 10월 1천만 달러라는 엄청난 거액의 스폰서 계약을 맺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위성미(17.나이키골프)에게 쏟아지고 있는 주문이다.
미셸 위는 타고난 장타력에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는 아이언샷, 그리고 점차 향상되고 있는 그린 플레이 등은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프로 첫해인 올해 치른 6개 대회에서 한번도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고 70만 달러에 이르는 상금을 획득했다.
70만달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회원이 아닌 탓에 공식 상금랭킹에는 빠져 있지만 10위에 해당하는 금액.
더구나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15차례 안팎의 경기에 출전한 반면 위성미는 고작 6개 대회에만 출전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위성미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이 같은 성과도 우승컵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빛이 바랬다.
특히 지난달 30일 끝난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 2타차 선두를 달리다가 카리 웹(호주)에게 역전패를 당한 것은 위성미가 운이 없어 우승을 놓친 것이 아니라 결국 실력이 모자라는 반증이라는 비판을 샀다.
이런 위성미가 필승의 각오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사표를 냈다.
올해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선수 150명이 출전한 가운데 영국 랭카셔주 블랙풀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앤스골프장(파72. 6천463야드)에서 3일 오후 막을 올린다.
대회가 열리는 이 골프장은 남자 브리티시오픈을 10차례나 개최했고 라이더컵대회도 2차례나 유치한 명문 코스이다.
아일랜드해(海)를 끼고 있는 전형적인 링크스코스로 강한 바닷바람과 200개가 넘는 항아리 벙커, 그리고 길고 거친 러프로 무장하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바람에 강한 탄도 낮은 펀치샷 연마에 공을 들인 미셸 위는 롱아이언으로 승부한 타이거 우즈(미국)를 벤치 마킹한다면 생애 첫 우승을 거두기에 적당한 무대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위성미의 첫 우승도 기대되지만 더 주목받는 선수는 ‘부활한 골프여왕’ 박세리(29.CJ)이다.
박세리는 지난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LPGA 투어 메이저대회가 된 첫해 우승컵을 안았고 2003년에는 로열 리덤&세인트앤스골프장에서 1타차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어 코스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하다.
길고 깊었던 슬럼프를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짜릿한 우승으로 탈출한 박세리는 이후 에비앙마스터스까지 4개 대회 연속 ‘톱10’에 오르면서 과거 ‘골프여왕’의 위세를 되찾아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박세리보다 상승세가 더 가파른 김미현(29.KTF)도 첫 메이저 왕관을 벼르고 있다.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컵이 없다는 사실이 항상 가슴 아픈 김미현은 2001년 박세리가 우승할 때 2타차 준우승을 했기에 의욕이 남다르다.
이와 함께 작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왕관으로 장식했던 장정(26.기업은행)은 난생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박세리, 김미현, 장정, 그리고 위성미 등은 그러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빅3’를 넘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03년 로열 리덤&세인트앤스골프장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소렌스탐은 코스에 대한 자신감에서는 으뜸이다. 또 에비앙마스터스 우승으로 사기가 올라 있는 웹은 이미 3차례나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에 올라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웹에 밀려 상금랭킹 1위를 내준 오초아 역시 반격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다만 오초아는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없어 소렌스탐이나 웹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처진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인 또는 한국 선수가 무려 22명이나 출전하며 ‘남반구의 위성미’로 불리는 양희영(17)도 에비앙마스터스에 이어 두번째 LPGA 투어 무대에 나선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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