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을 ‘한 몸’으로 보기에 하는 말이다. 미사일을 한꺼번에 7기나 발사하여 지구촌의 비판과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나서는 북한의 거동은 아무리 보아도 예사롭지 않다. 후견인이요, 유일한 맹방 중국이 등 돌리도록 내 팽개치면서까지 미사일 발사에 매달린 것을 보면 더욱 더 그렇다. 북한의 외교가 “벼랑 끝 전술”로 악명이 높기에 “핵 보유 선언’과 맞 물린 미사일 발사는 뭣인가 더 큰 것을 노리는 행보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핵 보유국 선언’이 될 핵 실험이나 대포동 3호 발사일 수도 있다. 6자회담에 복귀한 후에 선(先) 4자(한 •미 •북 •중)회담이나 북 •미 양자회담을 요구하려는 기세싸움일 수도 있다. 그렇다해도 이해할 수 없음이 한 둘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월 15일, 대북 결의문을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의결 •채택 했다. 미국과 일본의 힘이 만천하에 드날린다. 북한 미사일 발사 10일 만에 당긴 불씨다. 불참 •기권 한 표없는 “한 목소리”다. 중국과 러시아 마저도 손을 들어 주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문제가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얼마나 공고히 다저 주었고, 한반도가 얼마나 천하의 빈축을 사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잘 먹고, 잘 살어라”하며 못 본척 할 수없는 노릇이다. 100년전, 1905년에도 미국과 일본은 한 통속이 되어 한반도의 명운을 자기들 입맛대로 제단한 적이 있음을 생각한다면, 오늘의 북한이 한반도에 대한 선제공격의 빌미를 찾고 있는 미 •일 전쟁세력의 덫에 걸렸음이 얼마나 엄중한 일인지 알고나 있으면 좋으련만…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체계가 핵 •화학 •생물학 탄두의 운반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앞 세우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 유엔 회원국들에게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감시하는 한편, 미사일 혹은 미사일 관련 물품, 재료, 제품, 기술을 북한에서 구매 하지않도록 요구한다.
비록 “유엔 헌장 7장에 따라”라는 부분을 삭제한 결의안이라 해도 이것만으로도 북한은 유엔 회원국 모두의 감시와 규제를 받게 되었으니 실로 견딜 수 없는 노릇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안보리 대북 결의후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이는 북한 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대 모든 나라의 문제다”라고 한 말이 뭣을 뜻하는지 곱 씹어 볼 필요가 있다. 핵과 미사일을 버리지 않는 한 이제 북한은 “혼자”요, 유엔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호랑이라는 말이다. 미국이야 그렇다 치고, 저 길길이 날뛰며 기세등등한 일본의 꼴은 또 어찌 볼 것인가.
안보리 대북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빛을 보게 되자 일본 정부는 물론 온 나라 전체가 들썩 거린다. “역사적 진전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며 반긴다. “유엔가입 50년만에 처음으로 (일본이) 주도권을 발휘”한 ”일본 외교의 쾌거”라고 손뼉을 친다. 일본 공산당까지도 “결의안은 유효하며 사리에 맞다”고 한 다리 걸치고 나온다. 일본의 뒤를 지켜주고 있는 미국의 힘을 본 탓 일 것이다.
일본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북 결의안 강행을 앞 두고 부시 대통령은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게 “(일본)고이즈미 총리를 어렵게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결의안 채택이 거의 확정된 15일 새벽, 스티분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강경 대북제재를 주도한)아베 신조 관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 외교의 위대한 성과이자 승리”라고 치겨세우며 유엔헌장 7장이 빠진 비난결의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고, 이에 아베장관은 “결의안에 구속력이있음을 화인 하고 싶다”면서 이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한반도를 두고 또 한번 입맛을 다신다고나 할까?
여기서 주저 앉을 북한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승인만 받으면 미사일을 쏘든 핵시험을 하든 묵인 되고”, ”지나온 역사와 오늘의 현실은 오직 자기의 강력한 힘이 있어야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독립을 지킬 수있다”는 북한 외무성의 말, 다 옳은 말이다.그러나 그것이 냉엄한 지구촌의 현실임을 아는 것도 나라의독립과 번영을 지키는 또 하나의 지혜임을 알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눈에는 “개꿈”으로 보일지 몰라도 9.11테러 이후 세상은 엄청 변했다. 더구나 이제 힘과 명분을 충분히 축적한 미국과 일본이다. 더 이상 일본에게 ‘선제공격’과 ‘재 무장의 빌미’를 줄 수는 없다. 그 무엇보다 한반도를 하나로 지키는 일이 먼저이다. 그렇기에 북한이 ‘한 숨’ 쉬어가는 지혜를 보일 때가 바로 지금일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과 그 팀들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와 번영을 함께 지켜 나가야 할 남한과 먼저 손잡은 연후에, 단호하고 의연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는 정말 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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