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 ‘슈퍼 땅콩’ 김미현(29.KTF)이 연장 접전 끝에 통쾌한 역전 우승으로 시즌 두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김미현은 17일(한국시간)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메도우스골프장(파71. 6천40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코닝 클래식 최종일 나탈리 걸비스(미국)를 연장 세번째 홀 버디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슈퍼 땅콩’ 김미현(29.KTF)이 연장 접전 끝에통쾌한 역전 우승으로 시즌 두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걸비스와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미현은 한때 4타까지 뒤졌으나 후반 들어 1타도 줄이지 못한 걸비스를 따라 잡아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세번째 홀에서 5m가 넘는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환호했다.
지난 5월1일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을 제패하며 부활을 알렸던 김미현은 이로써 2002년에 이어 한 시즌 2차례 우승을 달성하는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 젖혔다.
통산 7승째를 올린 김미현은 우승 상금으로 18만 달러를 받아 상금랭킹을 4위(101만4천724달러)로 끌어 올렸고 2002년에 이뤘던 생애 시즌 최고 상금 104만9천993달러 경신도 가능해졌다.
김미현이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작년까지 4차례 연장전에서 1승3패로 약했던 김미현은 뒷심까지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한국 선수가 시즌 2승을 올린 것은 2004년 박지은(27.나이키골프)의 2승 이후 2년만이다.
또 김미현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가 올해 LPGA 투어에서 따낸 승수는 9승으로 늘어나 지금까지 시즌 최다승이었던 2002년과 타이를 이뤘고 한번도 넘어서지 못한 시즌 두자리수 승수를 눈앞에 두게 됐다.
공동선두 김미현, 걸비스에 1타차 3위 박세리의 챔피언조에서 먼저 기선을 잡은 선수는 걸비스.
LPGA 투어에서 가장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비스는 3번홀부터 7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몰아쳐 4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그러나 김미현도 물러서지 않았다. 8번홀(파3)과 9번홀(파4), 10번홀(파4)에서 3개의 줄 버디를 솎아내 2타차까지 좁혀 들어간 것.
전반에 3타를 줄이며 버티던 박세리는 10번홀(파4)에서 1타를 잃는 결정적인 타격으로 우승 경쟁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후 경기 양상은 김미현과 걸비스의 힘겨루기로 진행됐고 김미현은 리드를 지키기 위해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한 걸비스를 결국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10번홀 버디 이후 파행진을 벌이던 걸비스는 16번홀(파4)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김미현에게 턱밑까지 쫓겼다.
김미현은 17번홀(파5)에서도 세번째샷을 홀 1.2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이 홀에서 겨우 파를 지킨 걸비스와 공동선두에 올라섰다.
18번홀(파5)에서 다같이 2m 안팎의 버디 기회를 놓친 김미현과 걸비스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많은 갤러리가 따라다니면서 걸비스를 일방적으로 응원했지만 프로에 데뷔한 지 4년이 넘도록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걸비스에 비해 7년 동안 6승을 올린 김미현이 승산이 높았던 것은 사실.
18번홀에서 치른 연장 첫번째홀과 17번홀에서 펼친 연장 두번째홀 모두 두 선수는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해 연장전은 다시 18번홀로 넘겨졌다.
나란히 러프에서 두번째샷을 쳐야 했지만 무난하게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둘 가운데 세번째샷은 걸비스가 김미현보다 좋았다.
먼저 친 김미현의 세번째샷은 홀보다 왼쪽으로 치우쳐 5m 거리에 떨어졌지만 걸비스의 어프로치는 버디 확률이 높은 홀 옆 2.7m 거리.
그렇지만 4라운드와 연장 첫홀에서 잇따라 3m 안팎의 버디 찬스를 놓쳤던 김미현은 기어코 회심의 버디 퍼트를 떨궜다.
퍼트를 성공해야 승부를 계속할 수 있는 처지에 몰린 걸비스의 버디 퍼트를 홀을 외면했고 김미현은 극적인 역전 연장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미현은 대부분 갤러리들이 걸비스를 응원했지만 내 이름을 외치는 팬들도 있었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우승을 해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걸비스는 기회가 있었는데 살려내지 못했다면서 난 언제나 웃는 모습이지만 오늘은 좀 그렇다고 침통한 표정이었다.
김미현에 이어 재기에 성공했던 박세리(29.CJ)는 10번홀 보기 이후 3개의 버디를 보태며 5언더파 66타를 때려 추격에 안간힘을 썼으나 2타가 모자란 16언더파 268타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네 차례 우승을 비롯해 7차례 ‘톱 10’에 입상했던 박세리는 아홉 번째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톱 10’에 이름을 올려 끈질긴 인연을 과시했다.
또 박세리는 3년만에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샷이 완전히 되살아났음을 알렸다.
초반부터 선두권을 달렸던 임성아(22.농협한삼인)는 1타밖에 줄이지 못했으나 10언더파 274타의 좋은 성적으로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되살아난 퍼팅 난조에 발목이 잡혀 최종 라운드에서 70타에 그쳐 8위(9언더파 275타)에 만족해야 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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