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제시 잭슨 목사가 UCLA를 방문해 Ackerman센터 계단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You are not responsible for being down, but you are responsible for getting up” 이라고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마흔이 넘어서 학부과정을 하고 있던 필자와 30대 후반의 동창 베로니카는 20년은 족히 젊은 학생들 틈에 섞여서 잭슨 목사의 강연을 듣고 있었다. 베로니카는 그때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UCLA로 transfer해서 생물심리학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유방암 재발로 가슴절제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아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기르고 있었다.
필자의 상담실 벽에는 “당신이 지금 열악한 위치에 있는 것은 당신 책임이 아니지만, 그러나 일어나서 걸어 나오는 것은 당신 책임”이라는 잭슨 목사의 이 글귀와, 한 개인이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의 폭과 경제능력은 학력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한 장 부쳐놓고 “being down”된 환경 속의 학생들에게 이 글귀의 의미를 물어보고 설명을 듣고 그래프를 복사해서 전해주면서 교육의 가치관을 심어주고 동기부여를 하고자 한다.
지난주에는 9학년의 브리아나와 엄마가 와서는 필자에게 “proud”한 일이 있다고 했다. 브리아나는 아빠가 가정폭력과 자녀 학대로 처벌을 받아 엄마 혼자서 7살 때부터 키웠는데 6, 7학년부터는 교실에서 급우들과 잘 다투어 “반항적 행동장애” 라는 진단을 받고 지난 2월 이후 필자와 매주 만나고 있었다. 엄마의 “proud”라는 말에 브리아나의 얼굴이 빨개졌다. 학기 중에 수학과 과학이 어렵다고 걱정을 했는데 막상 성적표를 받고 보니 두 과목 모두 B를 받고 나머지는 다 A를 받은 것이다. 이럴 때 필자는 그 기분에 공감해주고, 어떤 점이 힘들었고 어떤 점은 수월했는지, 힘들었던 부분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자신의 문제해결 방법을 스스로 설명하도록 귀 기울여서 들어준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대화는 거의 매주 반복해서 이루어진다.
북가주의 한 대학원으로 진학하여서 40대 후반에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오클랜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로니카는 인간이 역경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getting up”하는 “resiliency”의 품성을 부모가 자녀에게 키워줄 수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왔었다.
(1) 기분에 귀 기울이기. 가령 친구들의 pool party에 초대받지 못해 시무룩해 있다면 “애가 뭘 그런 걸 가지고?” 또는 “Cheer up!” 하여서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시도하지 말고 아이의 기분을 물어보아서 이를 진중하게 경청해주고 그 기분을 공감해준다.
(2) 집안, 학교, 사회생활의 책임행동과 사회기여의 기회 마련해 주기. 집안의 작은 허드렛일을 맡기고, 학교선생님과 연락할 일은 아이가 직접 전달하도록 하고, 커뮤니티 안의 교회나 장애인 돕기와 같은 봉사활동에 참가하도록 하여서 자신이 가정, 학교,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기여하고 있음을 체험하도록 해 준다.
(3) 문제해결능력 키우기. 가령 친구들과 불편한 인간관계로 초대받지 못하였거나, 힘들어하는 교과목이 있으면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대화를 이끌어낸다.
(4) 잘못된 행동을 배움의 기회로 활용하기. 선생님께 대꾸하여서 벌을 받고 온 브리아나에게는 “Why did you do that?”과 같은 질책, 추궁보다는 “What happened?”로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도록 하고, 말대꾸와 같은 부정적인 언행 대신에 올바르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배움의 기회로 만든다.
베로니카는 부모가 이렇게 몸으로 실천하는 조건 없는 관심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정 “structure”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매우 어려운 역경이 다가와도 이를 스스로 해결하는 창의력, 미지세계의 도전정신, 그리고 독립심이 생겨난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어린 시절에 익힌 이러한 능력이 어른이 되어서도 힘든 도전과 시련 앞에서 일어나도록 만들어 준다고 한다.
(818)360-4987
리차드 손
<심리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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